소신 엄마의 ★난 교육 | 소설가 김정애 씨의
자연교육
자연은 놀라운 미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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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학교를 거부한다. 웬만한 소신 없이는 학원에 안 보내기가
어려운 세상에 학원도 아닌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소설가 김정애 씨는 초등학교 3학년 초, 돌연 학교에 다니기
싫다는 채림이를 학교 대신 자연에 맡겼다. 최근 교육의 화두가 되고 있는 논술도 그리고 미술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그녀의 교육
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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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대신 선택한 자연
채림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
가길 거부했다. 달래보고 협박도 했지만 학교 자체가 싫은 아이에게 대안학교조차 대안이 되지 못했다. 엄마가 내린 처방은 학교대신 자연에 아이를
맡기는 것. 그리고 잃어버린 학교 친구 대신 엄마가 충실히 친구 역할을 해주는 것. 그래서 채림이는 집에선 책을 읽고 집밖에선 자연을 관찰하는
것으로 학교 공부를 대신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엄마와 함께 여행하고 미술관과 고궁을 돌아다니며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아이는 자신이 보고 느낀 자연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감을 얻어갔다. 그때 학교를 거부했던
채림이는 지금 중학생이 됐다. 자기가 그린 집을 짓고 싶어 건축가를 꿈꾼다는 채림이에게 세상은 온통 그림의 재료가 된다. 채림이가 이렇게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으로 자신감을 갖기까지는 엄마의 느긋함이 한몫했다. 물론 채림이가 무사히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 학교의 배려도
무시할 수 없지만. “아이가 갑자기 이럴 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요. 아이들은 또 언제 변할지 모르니까요. 아이의 생각이 바뀔 때를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두어야 할 것 같아요. 남들보다 몇 년 늦을 수도 있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여유를 가져야 되겠더라고요.” 그런데
아이에게 여유를 갖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에 대해 김씨는 “엄마가 꿈을 가지면 된다”고 말한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꿈의
자리는 어느 샌가 아이로 바뀐다. 그때부터는 아이가 엄마의 꿈이 되니까 자꾸만 아이에게 올인하려 들고, 아이에게 여유를 가질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김씨에겐 다행히 꿈이 있었다. 10년 넘게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어렸을 적부터의 꿈이었던 소설가가 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그녀는
단편 로 허난설헌 문학상을 수상하고 소설 를 펴냈다. 엄마가 현재진행형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이에게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는 여유를 준 셈이다. 엄마의 여유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딸아이의 돌출행동을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을 수 있는 여백을 줬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고, 엄마는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었다. 어른들은 대충 보아 넘기는 것을 조금은 색다른 방향에서 보는 아이만의 시각을 엄마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자연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고 자연을 통해 아이가 세상을 끌어안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그보다는 느긋하게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엄마의
힘이 아이를 변화시킨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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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기, 관찰의 힘
채림이는 자연 관찰을 통해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자연을 자세히 보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미술과 글쓰기를 배웠다고 한다. 어떻게 자연에서 글쓰기와 자연을 배운다는 걸까? 요약하면 ‘건성건성 보지 말고 자세히
들여다보기. 그리고 대화하기’다. “대충 보면 묘사할 수가 없어요. 나뭇잎 하나를 보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거기서 방사선처럼 뻗어나가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과정은 글쓰기의 기초가 되고, 자연의 작은 부분을 관찰하며 그린 그림은 미술의 모티브가 되죠.” 시골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밭이랑, 가늘고 굵은 수많은 선으로 이루어진 나뭇가지, 그리고 창문만 열면 바라보이는 아파트빌딩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선을 따라 그려보면서 미술의 가장 기본인 선긋기를 할 수 있다. 동물원에선 동물의 걷는 모습, 먹이 먹는 모습, 관절의 움직임, 잠자는 모습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각각의 특징을 잡아 그림을 그려보게 한다. 자연은 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색으로 이뤄져있다. 자연의 색을 보고,
느끼고, 표현해보는 것 또한 미술공부다. 아이와 함께 천연염료로 자연의 색감을 만들어본다. 무늬 없는 하얀 면 티셔츠에 포도껍질이나 양파,
장미꽃 등 주변에 있는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이용해 물을 들이면 된다. 포도껍질을 모아 물을 넣고 한시간정도 끓인 뒤 껍질은 걸러내 버리고 그
물에 셔츠를 30분정도 담가둔다. 매염제대신 구하기 쉬운 식초를 넣어도 좋다. 이렇게 자연에서 얻은 선과 면, 색은 자연을 꼭 닮은 미술이
되고 그 과정을 거치며 세상에 널려있는 작은 사물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는 관찰하는 자세가 습관이 된다. 이 습관은 아이를 사색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창의력도 결국은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가 도통 사물이나 자연에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엄마가 옆에서 거들어준다. ‘오늘 하늘은 어제 하늘색과 다른 걸?’ ‘저 하늘의 구름은 무슨 모양이지?’ 하는
식으로 아이가 사물을 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연과 세상에 관심을 가진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눈을 만들고 표현해나갈
테니까. 강현정 리포터
자연은 놀라운 미술 선생님
<STYLE type=text/css> 학교대신 선택한 자연
그때 학교를 거부했던 채림이는 지금 중학생이 됐다. 자기가 그린 집을 짓고 싶어 건축가를 꿈꾼다는 채림이에게 세상은 온통 그림의 재료가 된다. 채림이가 이렇게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으로 자신감을 갖기까지는 엄마의 느긋함이 한몫했다. 물론 채림이가 무사히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 학교의 배려도 무시할 수 없지만.
“아이가 갑자기 이럴 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요. 아이들은 또 언제 변할지 모르니까요. 아이의 생각이 바뀔 때를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두어야 할 것 같아요. 남들보다 몇 년 늦을 수도 있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여유를 가져야 되겠더라고요.”
그런데 아이에게 여유를 갖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에 대해 김씨는 “엄마가 꿈을 가지면 된다”고 말한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꿈의 자리는 어느 샌가 아이로 바뀐다. 그때부터는 아이가 엄마의 꿈이 되니까 자꾸만 아이에게 올인하려 들고, 아이에게 여유를 가질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김씨에겐 다행히 꿈이 있었다. 10년 넘게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어렸을 적부터의 꿈이었던 소설가가 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그녀는 단편 로 허난설헌 문학상을 수상하고 소설 를 펴냈다. 엄마가 현재진행형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이에게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는 여유를 준 셈이다.
엄마의 여유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딸아이의 돌출행동을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을 수 있는 여백을 줬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고, 엄마는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었다. 어른들은 대충 보아 넘기는 것을 조금은 색다른 방향에서 보는 아이만의 시각을 엄마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자연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고 자연을 통해 아이가 세상을 끌어안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그보다는 느긋하게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엄마의 힘이 아이를 변화시킨 건 아닐까?
<STYLE type=text/css> 자세히 들여다보기, 관찰의 힘 채림이는 자연 관찰을 통해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자연을 자세히 보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미술과 글쓰기를 배웠다고 한다. 어떻게 자연에서 글쓰기와 자연을 배운다는 걸까? 요약하면 ‘건성건성 보지 말고 자세히 들여다보기. 그리고 대화하기’다.
“대충 보면 묘사할 수가 없어요. 나뭇잎 하나를 보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거기서 방사선처럼 뻗어나가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과정은 글쓰기의 기초가 되고, 자연의 작은 부분을 관찰하며 그린 그림은 미술의 모티브가 되죠.”
시골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밭이랑, 가늘고 굵은 수많은 선으로 이루어진 나뭇가지, 그리고 창문만 열면 바라보이는 아파트빌딩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선을 따라 그려보면서 미술의 가장 기본인 선긋기를 할 수 있다. 동물원에선 동물의 걷는 모습, 먹이 먹는 모습, 관절의 움직임, 잠자는 모습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각각의 특징을 잡아 그림을 그려보게 한다.
자연은 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색으로 이뤄져있다. 자연의 색을 보고, 느끼고, 표현해보는 것 또한 미술공부다. 아이와 함께 천연염료로 자연의 색감을 만들어본다. 무늬 없는 하얀 면 티셔츠에 포도껍질이나 양파, 장미꽃 등 주변에 있는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이용해 물을 들이면 된다. 포도껍질을 모아 물을 넣고 한시간정도 끓인 뒤 껍질은 걸러내 버리고 그 물에 셔츠를 30분정도 담가둔다. 매염제대신 구하기 쉬운 식초를 넣어도 좋다.
이렇게 자연에서 얻은 선과 면, 색은 자연을 꼭 닮은 미술이 되고 그 과정을 거치며 세상에 널려있는 작은 사물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는 관찰하는 자세가 습관이 된다. 이 습관은 아이를 사색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창의력도 결국은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가 도통 사물이나 자연에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엄마가 옆에서 거들어준다. ‘오늘 하늘은 어제 하늘색과 다른 걸?’ ‘저 하늘의 구름은 무슨 모양이지?’ 하는 식으로 아이가 사물을 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연과 세상에 관심을 가진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눈을 만들고 표현해나갈 테니까.
강현정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