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인 일도 하지 않으면서 집에 있는 나는 무슨 일

최은희200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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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일도 하지 않으면서

집에 있는 나는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중학교, 초등학교 송년회가 연이어 있어 얼굴 내밀기도 바쁘다.

머리가 지끈, 밤10시 쯤에 돌아오자

재밌게(?) 놀다 오지 왜 벌써 왔느냐고 한다.

'당신이 보고 싶어 일찍 들어왔노라'고 하니

남편 입에선 염소 소리를 낸다.

 

빈 방을 문을 내어 서재겸 작업실을 만들겠다고 각 방의 책장이며 책들을 한 곳에다 쓸어 넣으니, 처음에는 서재 같았건만

애들 옷가지 넣어두는 철지난 서랍장을 두개나 구석에 자리 잡으니

이건 서재가 아니라 골방이 되었다.

애들 아빤, 자기 작업실로 쓰겠다고 한다.

설상 가상, 빨래 건조대까지 들여놨다.

"창고다, 창고"

남편이 소리친다.

고양이 소리 내며, 웃었다.

 

안방에 내 작업실을 만들었다.

나야 기다란 탁자만 하나 있으면 되니

친구에게 얻어온 기다란 탁자가 얼마나 안성마춤인지..커피도 마시며 글도 쓰고

구상도 하고, 돈계산도 하고.. 등등

 

2미터 짜리 크리스마스 트리를

벌써 15년 넘게 쓰고 있다.

큰아들 애기 때 산것... 계속 본드 붙이며, 떨어진 솔가지에 힘을 실어 준다.   수리 수리 마수리  진짜 나무 되라.  얍!!

 

막내 놈과 방울이란 방울은 죄다 달았다.

총 천연색의 방울이 불빛을 받아 번쩍인다.

아이들의 마음은

다 구부러진 솔가지 보다

반짝거리고 찬란한  빛의 속삭임에 그만 마음이 환해지나 보다.

 

오늘 아침

트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막내 놈 양말이 널어져 있길레, 아무렇게다 휙 던진 것이 그곳에 떨어진 줄 알고 떼려고 가 보니,  그건 집게로 꼭 눌러 걸어 놓은 거였다.  

갑자기 나도 동심의 세계로 가고 싶었다.

작은 양말 속에 들어가면 동산처럼 그 안은 넓어서

선물 더미가 가득한 그 양말 속을 뛰어 다니고 싶어졌다.

 

일상의 아침.

목구멍을 적신 커피가

신경계며, 정신세계를 돌아 다니며 일으켜 세운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그리고 하루를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