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부의 의미와 중요성(박태규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KBS강태원복지재단200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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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부의 의미와 중요성1)

(박태규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우리 사회에서 민간 기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기부문화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있지는 못하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기부를 통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많은 공공재적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려는 노력은 사회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시민들은 그 동안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이런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은 정부가 맡아 하는 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전부 정부가 할 수는 없을 뿐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욕구를 효율적으로 충족시키지도 못한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민간기부의 역할을 인식하고 이를 정착시키기 위한 민간 스스로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도 이런 노력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20세기 후반부터는 세계적으로 시민사회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시민 스스로 위축되었던 사회적 역할을 되찾으려는 움직임과 더불어 민간기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많은 부분을 이미 비영리를 추구하는 민간단체들이 채워주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교육, 사회복지, 의료-보건 등의 서비스제공뿐 아니라 환경보호, 인권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발전을 위해 주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의 기부활동은 이런 민간 비영리단체들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

 


  민간 기부문화가 가장 발전된 미국에서는 기부에 참가한 비율과 기부금의 금액도 크지만 민간기부중에서 개인기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도에 전 가구의  89%가 자선적 기부행위에 참가했고, 총 2500억 달러에 이르는 금액이 자선활동을 위해 기부되었고, 비영리단체의 70-80%가 이런 민간기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   그리고 전체 기부금의 76% 이상을 개인이 하고 있으며 상속재산 중 이뤄진 기부까지 합치면 개인 기부는 전체 민간기부의 83%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기업기부의 비중은 5% 남짓한 정도이다. 그리고 이런 민간기부에 의해 전체 70-80% 정도의 비영리 조직들이 그들의 비영리 활동을 위해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인 기부에 의해 활성화 된 민간 기부는 바로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을 수행하는 비영리 조직들을 지원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재원조달의 수단이 되고 있다. 기부에 대한 국내의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2004년 한 해 동안 응답자의 54.6%가 기부에 참가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3) 1998년에 실시된 기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와 비교해 볼 때 기부에 참여한 개인들의 비율과 평균금액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4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1조 8천억 원 그리고 개인이 3조 4천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4) 그러나 개인기부의 구성을 보면 거의 대부분인 85% 정도가 개인들이 소속된 종교단체에 기부한 것이기 때문에 소속 종교단체이외의 비영리 단체를 위한 기부금은 불과 4천억 원에 그치고 있어 개인기부보다는 기업기부에의 의존율이 높은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비영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기부 중에서 개인기부보다는 기업기부가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든지 기업이 사회로부터 얻은 이윤의 일부를 사회에 다시 되돌려 주는 기부행위도 민간기부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의 이런 기부활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이윤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목적으로 기부활동을 하더라도, 이윤추구라는 기업의 특성 때문에 기업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서 이뤄질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의 기부보다는 개인기부가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내릴 때 그 사회의 기부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과거와 달리 우리도 개개인들이 널리 동참하는 기부활동이 늘어날 때 기부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다.



우리 사회 개인기부의 현황과 변화


 1998년에 이뤄진 기부활동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종교단체를 위한 기부를 포함한) 개인기부에 참여한 비율이 63%를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 기부금액은 17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5) 그러나, 여기서는 기부가 종교적 목적을 위한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를 포함하고 있으며, 기부금액의 86% 이상이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로 나타났기 때문에 순수한 자선적 목적을 위한 기부는 훨씬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순수한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를 제외하게 되면 순수 자선을 목적으로 한 기부참가율은 50%를 상회하는 정도이며 연간 기부금액은 불과 몇 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2002년에 시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1년 한 해 동안 전 가구의 52.3%가 (종교단체를 위한 기부를 제외한)기부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구당 연간 기부금액은 10.6만원인 것으로 추정되었고,6)  2004년의 경우 기부참가율은 50.6% 평균 기부금액은 19.3만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부자들이 얼마나 정기적으로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부횟수에 대한 결과에서는 2001년의 경우 기부를 년 1-3회 정도 시행하는 기부자가 전체 기부자의 50% 그리고 연 8회 이상 기부에 참여하는 비율이 전체의 30%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개인 기부참여자들이 여전히 특별한 경우에 국한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04년도에도 거의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기부자들의 60% 이상이 기부횟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정기적인 기부자들 보다는 간헐적인 기부자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부의 횟수가 적다는 의미는 우리 사회에서 기부는 여전히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경우에 한해  특별한 경우에 한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 한 번씩 하는 기부는 비록 금액이 다소 많더라도 기부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을 것이다. 따라서 기부활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비록 한 번에 하는 기부금액이 적더라고 기부행위가 매우 정기적으로 여러 번 자주 일어날 때 기부활동이 일반인의 일상적인 활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과제


  민간의 기부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기부자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조세제도와 기부금품을 모집하는 행위를 규제 또는 장려하는 기부금품모집관련의 제도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몇 년간 정부는 개인기부자에 대한 세 감면의 폭을 넓히는 노력을 통해 개인기부금의 세 공제 한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기업보다는 개인의 기부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세법개정을 추진해왔다.  또한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기부자 세 감면의 지위를 받을 수 있는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세법상의 개선도 부분적으로나마 이뤄지게 되었다. 그리고 기부금품의 모집관련 법을 개정함으로서 기부금품 모집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서 기부금모집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대신 비현실적인 필요경비의 규모를 확대하는 법적, 제도적 보완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법적, 제도적 환경의 개선이 기부문화의 정착을 보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민간 기부문화를 위한 개인기부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과제가 있다.


  

 우선 기부활동에 대한 참가율을 높이고 기부횟수를 증가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부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부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갖는 의미를 꾸준히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개인들에게 자원봉사의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의 경우 자원봉사의 경험이 개인들의 기부참가율, 기부금액, 그리고 기부횟수에 모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기부를 왜 하게 되는지에 대한 동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개인기부가 우리 사회에서 뿌리를 내려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기부에 참여하게 된다면 보다 넓은 자선적 활동을 위한 기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다. 현재 외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자원봉사의 경험을 높이는 길을 찾을 수만 있다면 이는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임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기부문화정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들의 자원봉사기회를 높이는 것은 무엇보다 미래 기부문화의 정착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또한 그간의 경험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에 하게 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기부의 의미, 기부의 방법, 그리고 기부금의 사용 등을 알리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기부금을 통해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일부의 단체들이 투명성과 책임성이 보여 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기부에 참여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기부활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기부금을 받아 공익적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가 기부금과 관련한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통해 기부자들이 기부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면, 기부문화를 정착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진다.  그리고 기부에 대한 권유가 잠재적 기부참가들을 실제로 기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부활동을 통해 지원하게 되는 활동의 영역이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이 스스로 담당해야 하는 새로운 비영리사업의 영역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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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글은 2006년 11월 24일 가톨릭사회복지협의회 30주년 기념심포지움에서 발표한 “풀뿌리 기부문화 의의와 활성화를 위한 과제”의 내용에서 주로 발췌해서 재구성한 것임을 밝혀둠.


2) 특히 민간의 기부행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에는 기업보다 개인(가계)의 기부행위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을 비롯해 한국 등에서는 민간 기부는 주로 개인보다는 기업의 기부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자료는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를 포함한 것으로 Independent Sector 의 자료 참조.


3) (사)볼런티어 21의 조사자료로서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는 제외하고 있음.


4) 이는 재정경제부 법인세과의 자료로서 연말 법인세와 소득세 신고시 기부금처리된 규모임.


5) 1998년도 개인기부는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 “NPO 연구센터”에서 주관한 조사결과에 근거한다.


6) 2001년과 2004년도의 개인기부에 대한 자료는 ‘볼런티어21“에서 주관한 조사결과에 근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