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냥 봉사하게 해 주세요!

한국국제봉사기구200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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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냥 봉사하게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인사동관광안내정보센터와 북인사안내소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통역 및 관광안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국제봉사기구(Korea International Volunteer Organization) 산하의 통역자원봉사단입니다. 안국역 6번출구 쪽 초입의 북인사관광안내소, 쌈지길 건너편의 인사동 관광안내정보센터에서 한 번 쯤 길을 물어보거나 인사동 지도를 받아 가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미 저희와 한 마디를 나누어 보신 것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구면이라니 더욱 반갑습니다 ^^


KVO 통역자원봉사단은 1999년 활동을 시작, 2000년 북인사 관광안내소, 2003년에는 인사동 관광정보안내센터까지 직접 운영하여 왔습니다. 이에 더하여 인사동의 현 상태를 정기적으로 반영한 지도를 제작하고, 2002년에는 "헬로우 곤니치와" 회화 책자를 발간하여 각 상가에 전달하였습니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02년 6월에는 행정자치부장관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글을 드리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지난 2006년 12월 11일 종로구청으로부터 관광안내소를 직접 운영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르면 KVO 통역자원봉사단은 안내소를 연말까지 종로구에 인수인계하여야 하고, 2007년부터는 종로구에서 인사동 안내를 맡게 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열정과 전문성으로 인사동을 안내하여 왔습니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실력, 열정으로 이루어 온 봉사활동을 아무런 이유 없이 하루아침에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관광객,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 한 통역관광안내활동은 외국어 구사능력, 데이터 베이스의 축적 및 지속적인 활동의 관리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경험이 전무한 누군가가 다시 백지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무척 큰 비효율이자 시행착오를 그대로 반복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또한 그 누군가가 다른 민간단체나 자원봉사자가 아닌, 경험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맡는 것이라면 우려는 더욱 커집니다. 관광안내는 안내자의 관광지에 대한 사랑과 진심어린 마음이 우러나지 않으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신이 나서 소개를 하는 가운데 그 열정이 관광객들에게 전해져, 다시 한 번 그곳을 찾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저희가 전국 관광안내소 평가에서 늘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유일하게 민간 운영을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음은 분명합니다. 반면 종로구가 직접 운영한 남인사안내소는 2년여 만에 부적절한 위치선정으로 방문객들이 거의 없어 문을 닫았습니다. 공무원들이 직접 운영하겠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민간단체와 자원봉사자 모집을 통하여 생생한 관광안내를 장려하는 외국 관광안내의 추세와 2006년 시행된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의 취지에도 전면 역행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익단체가 아니며, KVO 통역자원봉사단은 비영리 비종교의 자원봉사단체입니다. 20-30대의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연륜 있는 중견 직장인 및 인사동의 역사와 일본어 등에 능통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까지 전체 봉사자 수는 1999년의 1기부터 올해 10기까지 500여명에 이릅니다. 봉사자 개개인이 일주일에 한 번 4시간씩 흘린 땀과 노력의 결정체가 안내소이자 인사동 관광안내 그 자체인 것입니다. 7년간 저희들의 사랑과 열정으로 안내한 관광객의 수만 50만명이 훨씬 넘습니다.


그간 참 잘 해왔으니 이제 그만하라?!


KVO 통역자원봉사단은 대내외적으로 정부기관이나 인사동 상가 분들, 그리고 관광객 분들로부터 실력과 열정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다면 새로 맡기로 예정된 공무원들과 봉사자들의 자질을 비교하여 종로구로부터 직접 평가받을 의향이 있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하여 종로구로부터 돌아온 것은 우리가 이렇게 하기로 결정한 이상 너희는 따를 수밖에 없다, 왜 우리한테 공개 평가를 하라 마라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 너희한테는 그럴 권한이 없고 단지 우리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종로구의 발전을 위하여 그 결정에 따라달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KVO 통역자원봉사단의 안내소 운영을 중단시키고 공무원들이 직접 운영을 하는 것이 구정 발전을 위한 결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활동이 미미하였거나 잘못한 점이 있다면 응당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나, 그간 참 잘 해 왔으니 이제는 그만두라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여느 분쟁처럼 여러분들에게는 우리의 외침이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은 아닐까, 그냥 종로구만을 상대로 계속 우리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닐까 잠시 걱정도 되더군요. 그렇지만 이내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봉사자들의 밥그릇은 인사동 관광안내에 있지 않으니까요. 밥그릇은 각자 자기의 학교와 직장에 두고 안내소로 달려온 봉사단원들은 ‘고맙습니다, Thank you!’ 라는 방문객의 한 마디에서 나도 누군가를 도와주었다는 기쁨, 민간외교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 인사동에 대한 더 큰 사랑이라는 따뜻한 배움을 가지고 돌아갈 뿐입니다.


봉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저희가 바라는 점은 그저 지금처럼 변함없이 인사동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누가 안내하든 상관할 일 아니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누가 되었든지간에 인사동을 가장 잘 안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이견이 없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KVO 통역자원봉사단이 위와 같은 역할을 하여왔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사동 구석구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안내함으로써 인사동을 지키고 발전시키고 싶은 저희의 작은 바람에 힘이 되어주십시오. 다가오는 연말연시 따뜻하게 보내시고, 내년에도 변함없이 인사동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문의)

한국국제봉사기구 공식 홈페이지: www.kvo.or.kr

한국국제봉사기구 싸이월드 타운: town.cyworld.com/kvo

인사동 관광정보안내센터(02-734-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