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네꽁띠 Vs 5대와인

장종문200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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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네꽁띠 Vs 5대와인

오랜만에 파리통신원에 글을 남기네요~

사는게 너무 바빠서...ㅠㅠ

오늘 친구생일선물사러 나갔다가, 구경삼아 큰 백화점의 와인샾을 들렀습니다.

오늘 신기하게도 로마네꽁띠부터 흔히 5대와인이라 불리는 샤또 마고, 무똥호쉴드, 라뚜흐, 오 브리옹, 라피트호쉴드를 한곳에서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파리라도 한곳에서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굉장히 운이 좋은 날입니다.

그래봤자 저에게는 그림의 떡이겠지만 라노스를 타는 제가 모터쇼가서 메르세데스며 아우디며 폼 좀 잡는다고 누가 뭐라 하겠냐는 마음으로 고급와인만 진열된 곳에서 신나게 구경했죠~

제가 도둑놈으로 보였는지, 아니면 너무 부티나게 보였는지(아무래도 전자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점원이 제옆에 은근히 쫓아다녀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정말 즐거운 눈요기였습니다.

 

먼저 로마네꽁띠...

우리 회원이신 이창원님이 쓰신 글에 의하면 SBS드라마 마이걸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주던 와인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1990년 빈티지가 7500유로로 한화로 약 900만원쯤 되겠네요~헉!

손떨려서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하는 와인을 여친선물로 턱하니 줄 수 있다니, 아무리 드라마라도 후~

화를 좀 가라앉히고...재미있는 것은 1967년 빈티지는 4225유로로 오히려 많이 저렴하다는 것이네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같은 와인이라도 그 가치가 빈티지에 따라 다르고, 꼭 오래된 빈티지보다는 먹기 딱 좋을만큼만 오래된 와인이 가치가 있다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물론 1967년산 로마네꽁띠도 한 50년후 제가 증손자돌보면서 생을 마감할 무렵쯤 되면 그 희소가치때문에 더욱 비싼가격으로 팔릴수도 있으므로 뭐랄까요, 와인은 참 골치아프네요~

그런 생각은 해봤습니다.

라비회원중에 누군가 필요하시다면, 한병 가져다 드리고, 수고비조로 딱 한모금만 얻어마시고 싶다는...

그리고는 동네방네 로마네꽁띠가 어떻더라 일장연설을 하고 다니겠죠...ㅋㅋㅋ

 

5대와인중에 사진에 담아온 와인은 샤또 오 브리옹입니다.

3000유로쯤하니까 한 3백6십만원쯤하네요~

이놈이나 저놈이나 사람 기죽게 하는데는 소질이 있네요~

그옆에 샤또 팔머가 한 700유로쯤 되던거 같던데 굉장히 저렴해 보이는 착시효과까지 생길정도니...

이때 판단잘못하면 처자식들이 고생하는 상황이 연출되겠죠?

뭔가 기도 죽으면서 원인모를 화도 나고 해서 든 결론이지만, 아무리 로또에 당첨되도 한끼 식사와 곁들여서 이런 와인을 마시지는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해봤습니다.

다만 이런 꿈 정도는 생각할 수 있겠죠~

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에 가장 소중했던 사람과 함께 터질듯한 설레임으로 한잔 기울이는 그 찰나의 행복이랄까?

꿈이란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니까, 설사 실현되지 않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세로로 세워진 와인은 바타흐 몽트라셰라는 와인인데 5대와인은 아니지만 화이트와인중에서는 드라이한맛의 최고급와인이라고 합니다.

물론 맛보지는 못했고, 점원의 설명이었는데 3리터짜리 큰병이 한 100만원정도 하더군요~

오늘 와인이라는 문화적인 소재를 가지고 너무 가격운운하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만, 너무 충격이 컸던것 같습니다.

사실 와인샾에 들어갈때, 5대와인중에 좀 빈티지최근것들로 저렴한거 있으면 한병가지고 가서 정모때 구경도 시켜드리고, 필받으면 함께 시음도 해서 분위기좀 폭발시켜 봐야겠다 뭐 이런 기대가 있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몽트라셰는 얼마전 '매치포인트'라는 우디알렌의 영화에서 들어본 와인입니다.

테니스강사인 주인공이 영국귀족의 딸과 연애하면서 식당에서 주문한 와인이기는 한데 정확히 같은 종류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것도 몽트라셰였었죠.

상류사회를 동경하는 주인공은 그날 이후 집에 이 와인을 사놓게 되죠~

 

오늘 새삼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참 세상의 좋은 사람들처럼 좋은 와인이 많구나~

이미 고인이 됬지만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장군같은 훌륭한 사람도 소중하지만, 그런 위인들같은 위대한 업적은 없지만 나 개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사람들, 이를테면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들...

그런 가족같은, 친구같은 와인을 만나고 싶다는...

뭔가 이런 종류의 느낌이 확~오는 것이 보람찬 하루였던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을 끌어내준 로마네꽁띠와 5대와인에게도 고마워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