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옷_아멜리 노통

정경선2006.12.18
조회27

노통이 좋은건 위선과 가식을 없애버려서야.

내 안에 존재하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너 이런거 있잖아. 왜 없는 척해"

이러면서.

 

멋졌던 구절들

 

#1.

여러 세기를 거쳐오는 동안크고 작은 정치적인 위기도 여러 번 겪으면서 거대한 통계가 확립되었습니다. 각 체제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점이 드러났죠. 우리가 깨달은 것은 권력의 문제를 가장 명료하게 제기하는 방법이 가 아니라 라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늘 생각하던 바로 전적으로 동감. 후후

 

#2.

괴거를 연구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독재가 아닌 척하면 해롭다는 것이죠. 독채라고 떳떳하게 밝히는 것이 가장 성스런 체제라는 겁니다.

...꽤나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역시 진실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3.

미가 선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중략)

잘 생각해보세요. 선은 그 어떤 물질적인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아요. 선행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선행만큼 빨리 잊혀지는 것은 없습니다. 게다가 선행만큼 시야에서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진정한 선은 드러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드러내면 그건 이미 선이 아닙니다. 선전이 되는거죠. 반면 미는 언제나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미는 그 자신의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미 자체도 그렇고 미에 봉사하는 사람들고 그렇습니다. 미와 선은 서로 반대되는 법칙에 따릅니다. 미는 미에 대해서 말할 수록 그만큼 더 아름답고 선은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선하지 않다는 법칙입니다. 결국 선에 헌신하는 사람은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역시 극단적인 면은 있지만 일리가 있다. 흠.

 

#4.

22세기 중반에 인간은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범주의 인간을 희새시킬 것인가? 장애인들? 그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중국인들? 아주 힘이 셌습니다. 너무 추하게 새긴 사람들? 그 기준은 분명하지가 않았습니다. 지식인들? 없애 버리기엔 재밌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뚱뚱한 사람들? 그 사람들을 다 좋아했습니다. 아, 가난한 사람들! 그런 혐오스러운 종족이 있는데 먼제서 찾을 필요가 있습니까? 가난한 사람들, 체! 얼마나 혐오스러운 인간들인지! 왜 사난한 사람들이 미움을 받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까? 그 사람들은 가책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못생긴 여자나 정신병자와 마주칠 때 죄의식을 느끼게 되지는 않습니다. 못생긴 여자는 그냥 못생긴 여자이기 때문이고 정신병자는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과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는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게 또한 논리거든요

...역설적으로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휴.

 

 

아무튼 노통의 글을 읽으면 나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미묘하게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에 매료되게 된다. 시각을 넓히자면 정반대의 시각을 가진 글을 읽는게 더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미묘한 차이의 묘미가 나를 끌어당긴다.

 

한권 내내 (두껍지는 않지만)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도

그녀만의 장점일거야.

 

번뜩이는 천재성.

그것도 멋지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크게 다르지 않은 연배의 천재의 글을 읽는 다는 건 꽤나 짜릿한 구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