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 - &q

최정원200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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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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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나 한 잔 할까? 친구?"

남자의 말에 친구라 불리는 여자는 고개를 45도 비틀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으며 되묻습니다.

"술이 필요한거야, 친구가 필요한거야?"

그 말에 남자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둘 다. 왜? 술만 필요하다면 술값만 주고 갈려고?"

여자는 아직 좀 망설이는 눈치. 발끝으로 땅을 톡~톡~ 쳐대며 그럽니다.

"아니, 그 반대야. 나도 술은 마시고 싶은데...

니 친구가 되서 니가 하는 똑같은 이야기 또 듣기는 싫거든..."

말은 마친 여자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보며 살짝 덧붙이길...

"서운해? 내가 이렇게 말해서?"

그 말에 남자는 고개를 좀 심하게 앞뒤로 끄덕댑니다.

"아니야 뭐~ 이해해. 충분히 이해하지... 이때까지 참아준게 고맙지 뭐~

그러면 오늘은 내가 다른 이야기 할테니까,

그냥 서로 모르는 사람인척 하면서 같이 술이나 마실까?"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어둠이 내린 포장마차에 어깨를 나란히 한채 앉아 있습니다.

초록색 병 하나, 투명한 술잔 둘, 하얀색 플라스틱 접시... 그리고, 두 사람...

 

 

두 사람이 더 안주를 시킬 기미가 없자 주인아저씨도 밖으로 나가

담배를 한 대 청하고, 이제 포장마차는 참~ 조용하기도 합니다.

정말 모르는 사람처럼 적막함 속에서 서로 술잔만 채워주던 두 사람...

여자는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술잔을 뱅뱅 돌리다가

몇번이나 입술을 오물거리다가... 한참~만에 이야기를 꺼냅니다.

"있잖아, 너 옛날 여자친구 이야기. 하고싶음 해.

어차피 앉아있는거구, 어차피 귓구멍은 열려있는건데...

까짓거 뭐, 말해! 내가 들어줄께... 좀 지겹지만..."

오랜 망설임 끝에 하는 이야기. 하지만 남자는 그냥 웃고 맙니다.

"됐어, 안할래. 술만 마시면 그 얘기하는 것도 버릇인거 같애.

이제 그만 해야지. 그러지 말고 니 이야기 해 봐.

난 그렇다고치고 넌... 넌 오늘 왜 술마시고 싶었는데?

누구 생겼어? 좋아하는 사람?

그 말에 여자의 대답.

"나도 버릇이 됐나보지.

금요일 밤. 공휴일 전날밤, 비오는 밤, 맨날 너하고 술마시다 보니까

이맘때쯤이면 아~ 오늘은 술마시겠구나. 내 몸도 딱! 아는거 있잖아,?

에휴~ 그니까 니 이야기 해봐.

그 지겨운 얘기 들어주는 것도 버릇이 되서 그런지 안들으니까 허전하네.

최근에 또 너한테 문자메세지 보냈어? 홈페이지에 새소식 있었어?"

 

 

친구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

내가 친구가 되어주면 그대가 좋다하니 나는 어쩔수 없이 오늘밤도 친구가 됩니다.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