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1

성현경200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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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 추적' 소리 내며 내렸습니다. 어제도 내렸고, 오늘도 그냥 내렸습니다. 부엌에선 엄마가 빨래를 하고 계십니다. 내일 입고 갈 교복을 씻으십니다. 윗도리는 하얗게 바지는 고운 쑥색으로 씻으십니다. 그리고는 부엌에 있는 걸대에 걸어 물기가 빠지도록 걸어 두고는 시커멓게 때가 묻은 운동화를 바닥까지 새하얗게 씻으십니다. 물기가 어느정도 가신 교복에 이젠 풀을 먹이십니다. 조금 마른다 싶을때 숯불이 벌겋게 담긴 다리미로 여러 번 다림질하십니다. 하이얀 운동화는 따스한 부뚜막에 엎어서 말리십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이젠 비는 오지 않았지만, 하늘은 찌뿌듯하게 찡그리고 있었습니다. 월요일이면 늘 그랬습니다. 엄마가 정성껏 손질해 준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서면, 기분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꼭 하늘을 날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입니다. 그러니 학교 가는 길이 즐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습니다. 이틀 동안이나 비가 왔기 때문에 우리 동네 좁은 길은 진창으로 변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아무리 조심스럽게 길을 걷는다 해도 바짓가랑이는 젖을 것이고, 튀어 오른 진흙이 묻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쯤 우리집 앞 긴 골목이 넓적한 돌맹이가 박힌 시멘트 길로 바뀌어 신이나 옷을 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대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럴 수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두 사람은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길가에 바짝 마른 연탄재가 하얗게 깔려 있는 것이 아닙니까. 더구나 저, 긴 긴 골목길을...... 뽀송뽀송하고, 바싹 마른, 그런 연탄 길. 연탄 길이 연탄 길이 말입니다. --------------------------------------------------------------- 김용남시집 아름다운이야기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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