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을 거는 법과 북실을 끼우는 법, 작동법, 실이 걸렸을 때는 이렇게 빼내고 바늘은 이렇게 끼우는 거고, 두꺼운 옷감은 이렇게, 이거는 지그재그 바느질, 발은 살짝 올리고 천을 올리고 조금 물려주고..
엄마는 한 참동안 재봉틀 쓰는 법을 알려주었고 나는 엄마 앞에서 발판에 발을 올리고 재봉틀을 돌려도 보았다.
재봉틀 본체에도 서랍이 하나 달려있고 뚜껑에도 서랍이 달려있는데, 엄마가 쓰던 쪽가위, 실, 끌, 재봉틀 바늘, 시침핀 부터 엄마 옛날 코트 단추, 우리가 입던 옷의 단추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건 기계라 한 치도 틀리면 바로 티가 나,
엄마가 청소도 안하고 보냈다. 여기 먼지들 좀 닦으면 더 잘 될꺼야.
엄마와 딸은 그런 사이다. 서로 물건을 보내면서 닦아주지 않고도 그냥 보낼 수 있는 사이.
이사를 하면서 남편이 쓰던 가스렌지를 시댁에 보내겠다고 했을 때 나는 바짝 긴장하며 새벽 내내 4시간동안 가스렌지를 닦고 닦고 또 닦았다. 그게,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이듯이.
고등어를 구워 밥상을 차린 나에게 아줌마 다 되었다고 하며 밥상을 받아먹는 엄마앞에, 내가 언제 엄마 밥상을 차려주었던가 싶었다. 아마,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드린 것은 오늘이 처음인 듯. 나는 아이를 낳고도 엄마가 와서 아기를 좀 봐주고 내가 편하게 먹기를 바랬지 엄마 밥상을 차려줄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 사이 아이는 훌쩍 커버려 걸음마를 연습하고 있다.
엄마가 20년을 쓰면서 나와 동생의 원피스와 운동복과 코트까지 만들던, 그리고 손주의 턱받이까지 만들던 재봉틀이 이제 나에게 왔다. 나는 엄마의 코트 단추들과 함께 엄마의 재봉틀에 담긴 역사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그 사이사이에 끼인 먼지까지.
어쩌면 엄마는 이제 하나 둘, 당신의 역사를 나에게 물려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엄마라는 자리와, 당신의 인생까지도 모두 하나씩 하나씩.
그 재봉틀로 나는 아이의 배겟잎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면서 재봉틀에 담겨있는 단추 하나 하나, 먼지들을 닦아내며 나와 함께 한 엄마의 세월을 느낄 것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담을 것은 닦아가며, 그렇게 벌써부터 추억들을 정리하는 것만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엄마의 세월
재봉틀 하나 살려고 한다는 나의 말에 엄마는 엄마가 쓰던 재봉틀을 가져가라고 했다.
이제 재봉질 하기도 귀찮고 지겹다면서.
새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남편이 친정에 가서 재봉틀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설치를 하고 오늘에서야 엄마가 시간을 내어 집에 들르셨다.
실을 거는 법과 북실을 끼우는 법, 작동법, 실이 걸렸을 때는 이렇게 빼내고 바늘은 이렇게 끼우는 거고, 두꺼운 옷감은 이렇게, 이거는 지그재그 바느질, 발은 살짝 올리고 천을 올리고 조금 물려주고..
엄마는 한 참동안 재봉틀 쓰는 법을 알려주었고 나는 엄마 앞에서 발판에 발을 올리고 재봉틀을 돌려도 보았다.
재봉틀 본체에도 서랍이 하나 달려있고 뚜껑에도 서랍이 달려있는데, 엄마가 쓰던 쪽가위, 실, 끌, 재봉틀 바늘, 시침핀 부터 엄마 옛날 코트 단추, 우리가 입던 옷의 단추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건 기계라 한 치도 틀리면 바로 티가 나,
엄마가 청소도 안하고 보냈다. 여기 먼지들 좀 닦으면 더 잘 될꺼야.
엄마와 딸은 그런 사이다. 서로 물건을 보내면서 닦아주지 않고도 그냥 보낼 수 있는 사이.
이사를 하면서 남편이 쓰던 가스렌지를 시댁에 보내겠다고 했을 때 나는 바짝 긴장하며 새벽 내내 4시간동안 가스렌지를 닦고 닦고 또 닦았다. 그게,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이듯이.
고등어를 구워 밥상을 차린 나에게 아줌마 다 되었다고 하며 밥상을 받아먹는 엄마앞에, 내가 언제 엄마 밥상을 차려주었던가 싶었다. 아마,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드린 것은 오늘이 처음인 듯. 나는 아이를 낳고도 엄마가 와서 아기를 좀 봐주고 내가 편하게 먹기를 바랬지 엄마 밥상을 차려줄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 사이 아이는 훌쩍 커버려 걸음마를 연습하고 있다.
엄마가 20년을 쓰면서 나와 동생의 원피스와 운동복과 코트까지 만들던, 그리고 손주의 턱받이까지 만들던 재봉틀이 이제 나에게 왔다. 나는 엄마의 코트 단추들과 함께 엄마의 재봉틀에 담긴 역사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그 사이사이에 끼인 먼지까지.
어쩌면 엄마는 이제 하나 둘, 당신의 역사를 나에게 물려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엄마라는 자리와, 당신의 인생까지도 모두 하나씩 하나씩.
그 재봉틀로 나는 아이의 배겟잎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면서 재봉틀에 담겨있는 단추 하나 하나, 먼지들을 닦아내며 나와 함께 한 엄마의 세월을 느낄 것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담을 것은 닦아가며, 그렇게 벌써부터 추억들을 정리하는 것만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2006.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