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유서(?)

아름다운재단200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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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유서(?)

"당신 어디야"

핸드폰에서 울려 나온 집사람의 다급해 보이는 목소리였다.

"나, 중국이지 낮에 도착했고 방금 전 저녁 잘 먹고.."

간단히 답하고 있는데 집에서 전화하는 안사람의 목소리는 예사롭지 않았다.

 

"아니, 당신 지금 어디냐구?"

울먹이며 재차 묻는다.

 

"중국이지, 오후에 일 잘 보고 저녁도 맛있게 먹어서 일요일에 갈께"

"그럼, 당신 이 편지 뭐야, 혹시 어디 아퍼, 무슨일이 없는거구..?"

 

서울에서의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그제사 난 아름다운 이별학교에서 작성해 집에 보냈던 "가족에게 쓴 편지"가 생각났다.

 

'아 뿔 사'

 

집에선 아침 일찍 여행가방을 들고 중국 출장 간다고 나간 내가 유서를 써 놓고 아주 멀리 떠나려 한 것으로 오해를 했던 것이다 . 하긴 아무일 없이 나가긴 했지만 짐 싸서 나간 내게서 온 유서(?)에 충격을 받은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

“ 그게 아니구 ………” 장황하게 늘어 놓은 나의 설명에 아내는 아주 많이
화를 냈고 그 것 때문에 동내 아주머니들까지도 함께 울고 난리가 아니었다고 한다 .

난 꽤나 오래 살 것 같다 .
함께 전화 내용을 들은 동료들은 내가 성공한 결혼 생활을 한 것이라고
본인들 같았으면 아마 집사람들이 무척 좋아들 했을 거라며 농담을 한다 .

1기생으로 참가한 아름다운 이별학교에는 칠십이 넘으신 어른들도 많이 계셨지만 나보다도 한참 아래인 젊은 분들도 자리를 같이 하고 있었다 . 모든 사람은 다 위대하다는 박원순 상임이사는 밝은 목소리로 젊어서 유언을 하고 자신의 재산 중 아주 작은 것이라도 우리가 살면서 피땀으로 이루어 놓은 재산이 좋은 일에 쓰이는 그 무엇이든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다 .


 

나를 찾게 해준 < 인생수업시간 >

진정 내 자아가 무엇인지 , 내 삶에서 내 의식의 중심인 자아를 찾는 방법을 짧은 시간에 설명해 주신 김분식 선생님의 명 강의가 이제부터라도 내 삶을 재 창조하며 살아 갈 수 있게 이끌고 있었다 .


편견과 선입관을 버리고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 하고 알려고 하는 < 배려 > 하는 마음을 갖고 이웃을 도와 주어야 한다는 작은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두 번째 만남에선 < 이별수업 > 을 받았다 .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가 갖는 것이고 나 역시 그 두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고뇌와 힘든 시간을 지냈었던 것 같다 . 우리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고 사랑을 즐기고 나눠야 할 소명이 있기에 잘 살다 잘 죽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다 .


분명한 것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행복하든 불행한 삶이든 그 누구도 태어난 이상 죽음을 언젠가는 맞이하게 되는 행사 인 것이다 . 그것이 종착역이든 새로운 시작이든 이세상에서 떠나는 것이니 평소에 죽음을 예언하고 ( 분명 죽는 것이니까 ..) 그 죽음을 대비하고 살아 가는 것이야 말로 바른 생활 태도가 아닌가 한다 . 결국 내 주위에 무엇이든지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살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수업이었다 .

그래 오늘도 즐겁게 살자 !
그런데 내가 정말 죽음까지도 사랑 할 수 있을까 ?

사실 3,4 번째 나눔 수업과 유언수업은 내게 큰 의미가 없었던 수업이었다 .
그렇게 남길 유산도 많지 않거니와 내가 죽은 후에 일어날 유산 상속 등의 일들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


하지만 내가 성공적인 삶을 살았더라도 내 시신 앞에서 작은 소동이나 유산 싸움이 일어난다면
분명 불행한 것이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금 최선을 다해 준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라는 것을 마지막 시간이 되어서야 알 수 있었다 .

이제부터라도 좀더 이웃을 위한 삶 , 배려 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
아내를 놀라게 했던 유서도 다시 정리해서 작성해 둬야겠다 .
내 생이 끝난 후에 유산을 기증하는 것도 좋지만 살면서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이지만
함께 나누며 살수 있도록 좀더 봉사와 나눔의 삶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정감 어린 아름다운 수업을 함께 받았던 1기생 여러분 그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많은 준비를 하셨던 아름다운재단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
난 너무 많은 복을 받고 있다 . 넘쳐 없어지기 전에 주위 분들과 함께 나누어야겠다 .

아름다웠던 이 한달이 일년 내내 아니 인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벌써 보고파 진다.

 

이번 주말엔 부모님을 찾아 뵙고 꼬옥 안아 드려야 겠다..

 

 

이별수업을 마치고 그 시간을 다시 되세기며.. 김대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