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그레이프> 이후 12년,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걸어온 길

윤상원200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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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그레이프> 이후 12년,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걸어온 길

93년작 는 길 위에서 끝이 난다. 서로를 감싸주고 상처입히며 살아가던 길버트(조니 뎁)와 어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우린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말하며 길을 떠난다. 길은 계속해서 뻗어 있는 것이다.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무한하게 뻗어 있는 길 위에 서서 이정표를 찾는 배우들이었다. 사람들은 두 젊고 재능있는 배우들의 앞날에 새로운 세대의 할리우드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었다.

조니 뎁은 이후 20여편의 작품들에 출연했고, 디카프리오는 1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길을 걸어갈수록 두 사람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조니 뎁은 그림자처럼 은둔하며 비범한 재능들과 손을 잡았다. 그는 팀 버튼의 페르소나가 되었고, 라세 할스트롬과 테리 길리엄의 세계에 속한 알 수 없는 남자가 되었다. 디카프리오는 달랐다. 어린 천재는 재능을 시험해볼 여유도 없이 이라는 거대한 빙산을 만났다. 조니 뎁은 작가영화와 상업영화 사이에서 자유를 즐기며 점점 미국을 벗어나고 있었고, 디카프리오는 재빨리 할리우드 거리에 손도장을 찍고 2천만달러에 자신을 거래하는 미국의 아이돌이 되었다. 두 사람이 교차할 수 있는 지점이란 (공히 데이트를 즐겼던)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밖에 없었다.

2005년. 로부터 12년이 흘러서야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조니 뎁은 (국내개봉 2월25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국내개봉 2월18일)로 동시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가 있다. 한명은 아이처럼 네버랜드의 꿈을 꾸던 의 작가 J. M. 배리로, 다른 한명은 아이처럼 비행의 꿈을 꾸던 거부 하워드 휴스가 되었다. 과거 속의 몽상가들을 연기하면서 두 사람은 또다시 같은 길 위에 서게 된 것이다. 조니 뎁과 디카프리오의 새로운 만남은 쉽게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벌써부터 50년대 비트 제너레이션 작가 잭 케루악과 친구 닐 캐시디에 대한 영화를 함께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과자이며 자유인이었던 닐 캐시디와 수줍음 많은 작가 잭 케루악의 미국 횡단여행은 소설 를 낳았고, 그 자유로운 여행의 시작은 마치 의 마지막 장면에 맞닿아 있는 것만 같다. 길버트와 어니의 새로운 여행은 이렇게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