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장은 보낸 이의 덕담이 아무리 희망차고 기상이 씩씩해도 그 속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옵니다. 해를 보내는 아쉬움은 해를 맞는 벅참보다 진합니다. 지난 시간 속에는 이미 기쁨이나 아픔으로 변해버린 `과거"가 들어있지만, 미래의 시간 속에는 `내"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하장은 `내일"을 동여맸지만 실상 `어제"가 묶여 있습니다.
인간이 시간을 토막낸 이래 연(年)이란 그 속에 사계절이 들어있는 가장 자연스런 시간단위입니다. 생명붙이가 싹을 틔우고 잎을 떨구는 잉태와 탄생과 번성, 그리고 쇠락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처음과 끝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결국 그 시간을 먹다가 세상을 뜹니다. 세월이란 시간에 밀려난 시간들입니다. 내가 빠져나오자마자 박제가 되는 시간들, 다시 돌아가 피를 돌게 할 수 없는 추억들. 한해의 끝은 그래서 아릿합니다. 우리를 서성거리게 합니다. 아무리 미래가 장밋빛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오늘보다 죽음에 더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만이냐? 용케도 세파를 헤쳐왔구나!". 한 해동안 속상한 일들을 술잔에 담아 털어넣고, 술로 서로를 닦아주던 송년의 밤과 정겨운 얼굴들. 송년모임이란 기실 살아있음의 확인입니다. 또 다시 펼쳐질 새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씻는 것입니다.창조와 소멸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미래인이듯이 우리도 누군가의 미래인입니다. 어둠이 빛이고 빛이 어둠입니다. 우리가 끌고 온 것들을 이제 어둠 속에 묻어야 합니다. 새로운 탄생을 위하여.
과거를 동여맨, 그대 연하장
과거를 동여맨, 그대 연하장
연하장은 보낸 이의 덕담이 아무리 희망차고 기상이 씩씩해도 그 속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옵니다. 해를 보내는 아쉬움은 해를 맞는 벅참보다 진합니다. 지난 시간 속에는 이미 기쁨이나 아픔으로 변해버린 `과거"가 들어있지만, 미래의 시간 속에는 `내"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하장은 `내일"을 동여맸지만 실상 `어제"가 묶여 있습니다.
인간이 시간을 토막낸 이래 연(年)이란 그 속에 사계절이 들어있는 가장 자연스런 시간단위입니다. 생명붙이가 싹을 틔우고 잎을 떨구는 잉태와 탄생과 번성, 그리고 쇠락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처음과 끝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결국 그 시간을 먹다가 세상을 뜹니다. 세월이란 시간에 밀려난 시간들입니다. 내가 빠져나오자마자 박제가 되는 시간들, 다시 돌아가 피를 돌게 할 수 없는 추억들. 한해의 끝은 그래서 아릿합니다. 우리를 서성거리게 합니다. 아무리 미래가 장밋빛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오늘보다 죽음에 더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만이냐? 용케도 세파를 헤쳐왔구나!". 한 해동안 속상한 일들을 술잔에 담아 털어넣고, 술로 서로를 닦아주던 송년의 밤과 정겨운 얼굴들. 송년모임이란 기실 살아있음의 확인입니다. 또 다시 펼쳐질 새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씻는 것입니다.창조와 소멸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미래인이듯이 우리도 누군가의 미래인입니다. 어둠이 빛이고 빛이 어둠입니다. 우리가 끌고 온 것들을 이제 어둠 속에 묻어야 합니다. 새로운 탄생을 위하여.
〈김택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