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염황공원 개장을 보면서 느끼는 소회...

최용일200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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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역사, 염황2제 조각상...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이번 주 중국에서는 ‘염제(炎帝)·황제(黃帝) 조각상의 일반 공개를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염황공원 개장을 보면서 느끼는 소회...

높이 106m로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두 시조의 조각상을 포함한 ‘염황 2제 조각공원’은 1987년 공사가 착공된 이래 20년만에 완공됐으며, 공사비는 약 1억2000만 위안(약 142억8000만원)이 든 대역사로 알려지고 있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황허(黃河) 풍경명승구에 설치된 공원은 두 皇帝의 조각상 앞에는 동서 300m, 남북 650m, 면적 20만m²의 대규모 ‘염황 광장’이 펼쳐져 있어 대국다운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광장의 규모 뿐 아니라 조각상의 위용도 대단하여 눈 길이 3m, 코 길이가 8m나 되는 2개의 거상의 얼굴 면적만도 무려 1000m²에 달하는 얼큰이가 주변을 압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이 염황공원을 조성하면서 조상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원래 중국의 조상은 황제로서 우리나라에 있어서 단군과 같은 존재로 여겨져왔지만, 중국의 고대사를 기록한 사마천(司馬遷)은 전설이라며 아예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조각상 개방을 앞두고 올해 10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써우후(搜狐)가 누리꾼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52.9%가 “거액을 인민의 복지에 사용하지 않고 쓸데없는 데 사용한다”며 반대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허난성관광협회는 “염황 2제 조각상은 전 세계 화교들의 문화 표지이자 마음속의 기념비”라며 “관광객 유치로 인한 경제적 가치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듯이 중국인의 만만디 정신은 그런 역사적 진실 여부나 당장의 반대에 개의치 않고 필요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역사든 뭐든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인 듯하다.


이러한 중국의 역사 만들기를 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우리나라의 과거부터 지금까지 일부 역사가들이 줄곧 단군을 신화로만 인식하는 태도가 사마천의 역사인식은 마찬가지로 보이는가?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철저한 모화사상이 자리잡고 있음을 어쩔 것인가? 단군을 역사의 실존인물이 아니라 신화로 만들어낸 것도 단군을 역사가 아닌 신화속으로 다시 추방한 것도 사실은 모화사상이었다. 중국인은 자신들을 ‘염황자손(炎黃子孫)’이라고 부르면서 황제 뿐만 아니라 염제도 시조반열에 추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신화속의 황제들을 역사 속으로 편입시켜 가면서 조상으로 승격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 모화주의자들은 그럼 다시 우리도 단군을 역사속으로 편입시키자고 할 것인가?


이제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인들이 염황을 기리는 조각공원까지 만들고 있음을 보면서, 적어도 염황 두 황제보다는 훨씬 더 역사성이 있는 단군조차 신화 속에 매장시켜 놓은 무심한 실증사학자들의 정치한 역사의식을 역겹게 느껴야 하고 단군상마저 우상이라 하여 목을 뎅겅뎅겅 날려대는 무자비한 신앙심을 무서워해야 하는 우리 신세가 서러울 따름이다. 그렇게 조상마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인 사람들은 과연 더 신화적 존재일 수 있는 자기들의 성씨 시조에 대해서도 과학적 칼을 들이댈까? 단군상이 우상이라고 목을 칠 수 있는 건강한(?) 사고체계를 가졌으면서 왜 예수상이나 마리아상을 우상이라 하는 유태교를 믿지 않고 기독교를 믿는가?

중국의 염황공원 개장을 보면서 느끼는 소회...

최근에 더 무서운 일이 중국에서 자행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염제에 이어 치우천황까지 조상으로 추가시켜 ‘염황치(炎黃蚩)의 자손’이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중국의 3대종족인 화하족, 동이족, 묘만족의 각각의 시조로서 黃帝, 염제, 치우를 내세워 중국땅의 3대종족을 하나로 통합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치우는 동이족 계열이 아닌 묘만족의 시조로 만듦으로써 아예 역사이전의 신화단계에서부터 역사를 날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염제가 시조가 된 것은 그나마 동이족의 시조로서 동이족이 중국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할 것이니 조상을 공유하자는 선에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치우는 아예 동이족의 역사에서 빼내어 저 남쪽의 묘만족의 시조로 둔갑시켜 버린 것이다. 그나마 이번 조각공원에 치우를 넣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동북공정의 시작은 바로 염제와 치우에서 발원하는 것임을 자각하지 못한 채 실증사학이니 우상숭배니 하는 요상한 논리로 일관하는 우리의 지식인들의 무지몽매한 역사의식을 어찌 볼 것인가? 그렇게 별로 과학적이지 않은 인간들의 과학철학과 별로 신앙심도 없는 인간들의 신학철학의 상상적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는 과연 찬란할까? 다민족 국가인 중국의 역사적 정통성 확대 노력이 곧장 우리에게는 치욕이 되고 있음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중국의 염황조각공원의 개장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의 단군상을 한번만 더 크로즈업 시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