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존경해마지않던 허영만 화백님의 뉴질랜드 여행기를 읽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힘들게 일정을 쪼개어 와이프와 단둘이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고 아이들 때문에 또 잦은 야근 때문에, 와이프와 같이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몇일간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같이 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였다.
그러나 워낙에 급히 일정을 잡느라 문제는 항공권. 대한항공 직항은 당연히 표가 없었고, 1회경유하는 것 밖에 없었다. 나리타공항을 거쳐가는 뉴질랜드 항공편으로 정했다. 가격은 일인당 약 120만원(세금포함). 다녀온 뒤에 생각해보니, 비록 환승으로 몸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무난한 선택이었던 같다. 생각보다 뉴질랜드 항공의 승무원들이 친절하고 좌석도 편하고, 제공하는 영화도 좋았던 데다 무엇보다 뉴질랜드 관광정보를 VOD로 다양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여행일정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여권문제. 와이프의 여권 유효기간이 두달 밖에 남지 않아 갱신을 해야했으나, 구청에서는 최소 보름이 걸린다고 답변해서 어쩔 수 없이 종로구청 옆의 여행사에 급행료(약 15만원)를 주고 출발전날 밤에야 받게 되었다.
우리 부부가 여행을 위해 준비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음식재료로 쌀, 김치(1킬로), 포장김, 마늘짱아찌, 장조림, 깻잎, 고추참치, 3분요리제품들.(혹시 터지거나 냄새가 날까 걱정이 되어 전부 진공포장용으로 구입했으나, 결국 마늘짱아찌가 터져 오클랜드 공항 전체를 냄새로 도배하는 불상사가..)
다음으로 우산(어찌된 일인지 여행기간 내내 아침마다 비가 왔다.), 선글라스(필수), 세면도구, 수건(캠퍼밴에 비치되어 있긴 하나 찝찝하기도 하거니와 차량여행의 특성상 많이 필요하다.), 후레쉬(요긴하게 사용됨), 낚시도구(낚시대는 가방에 들어가지 않아 포기하고 현지에서 구입), 디카, 캠코더, 수저(캠퍼밴에는 젓가락이 없음), 운전면허증, 국제면허증 등등.
속옷과 양말은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홀리데이파크에서 빨래할 수도 있지만 유료인 곳도 많았고, 빨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건조가 잘 안되므로..
미리 여행기를 많이 읽어두고 상세한 일정을 잡고 가기를 강력히 권한다. 우리의 경우는 시간이 없어 허영만 선생의 여행기만 읽고 대강의 여정만 정하고 갔는데, 온갖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고, 또 밤마다 다음날 일정을 연구하는데 시간을 뺏기는 바람에 아침마다 늦잠을 자기 일쑤였다. 뉴질랜드의 관련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꼼꼼하게 일정과 비용등을 미리미리 챙겨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우리는 총 5박 6일을 캠퍼밴에서 생활하기로 하였고, 출발당일 비행기에서 하루, 마지막날은 호텔에서 숙박했으니 총 7박8일을 보낸 샘이다. 5박6일로는 남섬을 여행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고, 또 뒷날 제대로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할때는 남섬을 갈 요량으로 이번에는 북섬에서 경험을 쌓기로 했다.
가기전에 정한 일정은 오클랜드-왕가레이-베이오브아일랜드-케이프레잉가-오포노니-오클랜드-로투루아-타우포-오클랜드 순이였다. 캐이프 레잉가를 제외하고는 무사히 일정대로 다녀왔는데, 사실 이것도 좀 무리였다 싶다.
2.출발에서 도착까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몰리는 요일이나 시간대가 아니었음에도 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예전에는 한시간 전에 도착해도 넉넉한 편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한시간 반은 기본으로 걸리는 것 같다.
아시아나 항공으로 나리타에 도착해서 약 5시간을 환승대기하게 되었다. 나리타 공항에 쇼핑할 곳도 많고, 또 샤워나 간단히 눈 붙일 곳도 있긴 했으나, 우리 부부는 나리타 시내를 관광하기로 하였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물어보면 어떻게 밖에 나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데 그에 따라 허가를 받아 이미그레이션을 하고 나갈 수 있다. 공항 지하철을 타고 2정거장째가 나리타역이다. 역을 나가서 지도를 따라 조금 가면 상가들이 즐비한 번화가(?)가 있는데 마침 그날이 무슨 축제기간이었는지 사람들이 무진장 많았다. 덕분에 사람구경도 하고 무슨 공연구경도 하였다. 공연구경중에는 스탭이 다가와서 설문지 답변을 해달라고 하길래 일본말도 모르면서 대충 한자를 보고 성실히 답변해주었더니 기념으로 볼펜 한 자루 받았다.
역 근처의 식당에서 기름기 가득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주변을 산책하였는데, 참 조용하고 깔끔한 것이 제대로 일본의 작은 도시를 느낀 것 같아 나오길 잘 했다는 말을 서로 계속 나누었다.
공항으로 돌아와서 뉴질랜드 항공편을 타고, 오클랜드까지 가는 길은 장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짐싸느라 잠을 못자서였는지, 3분의 2이상을 자면서 보내느라 별로 지루한지 몰랐다. 참고로 뉴질랜드 항공 담요는 타 항공사에 비해서 비교적 두껍고 따뜻해서 좋으니 몰래 가져 나오는 것이 좋다. 여행기간 내내 잘 쓸 수 있다.
비행기는 먼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손님 일부를 내려주고 오클랜드로 간다. 그때 실내청소 하느라 그런지 우선은 다 내려야 함. 참고로 뉴질랜드의 공항에는 흡연실이 없어 담배 피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오클랜드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뉴질랜드는 정말 아름답다. 해변과 산, 호수, 간간히 보이는 눈, 농장 모두가 정말 아름다워 연신 카메라로 찍어댔다.
3.첫째날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해서 식품검사를 받았다. 비록 전부 진공포장이긴 해도 가급적 신고하고 검사받는게 속편하다. 공항을 나와서 렌트카 셔틀버스 서는 곳에서 조금 기다리면 공항과 렌트카 업체들, 그리고 공항근처의 호텔을 왕복하는 무료셔틀버스가 있다. 기사에게 어느 렌트카업체인지를 꼭 알려줘야 그곳에 내려준다. 우리는 마우이를 예약했었는데, 브리츠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다. 참고로 셔틀버스 타고갈 때 길을 잘 봐둬야 한다. 나중에 차량 반납할 때 길을 헤맬 수 있으니 꼭 주의깊게 봐두기를..
렌트카업체에 도착해서 리셉션에서 필요한 서류를 쓰고, 차량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한번 좌절하였다. 평소 영어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우선은 마우리족이 대부분이었던 데다 영국식 발음이라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계약조건이나 차량설명은 정확히 확인해둬야 한다. 대충 알아듣고 출발했다가는 나중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보험은 가급적 제일 비싼걸로 하는 것이 좋다. 우리도 마지막 날에 차량옆면을 주욱 긁어먹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으니...
캠퍼밴과 관련해서 몇가지. 가스레인지가 자동으로 점화되지 않고 꼭 라이터로 불을 붙여야 한다. 또 홀리데이파크에서 전원연결하지 않으면 전자렌지와 콘센트전원이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운전하다가 길가에서 점심해먹을때 전자렌지를 쓰거나, 디카 충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유의하기 바람. 그런데 사실 이 두가지는 우리가 뭘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닌지 지금도 의문이 들긴하다. 다음으로 렌트할 때 의자와 테이블을 옵션으로 렌트할 수 있는데 꼭 필요한 것 같다. 의자는 경치좋은 곳에서 앉아서 구경하는데 필요하고, 테이블은 차량내에서 식사할 때 필요하다.(다니다보면 뒷자리를 침대에서 소파로 바꾸는 것이 무지 귀찮아 그냥 침대로 하고 다니게 되니까 말이다.)
다음으로 급수와 하수처리, 화장실 오물통 처리는 꼭 매일매일 해야 한다. 급수는 금방 떨어지기 일쑤고, 하수와 오물도 금방 차게 돼서 넘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홀리데이파크에서는 하수와 화장실 오물 버리는 곳이 따로 되어 있다는 점도 유의하기 바람.
여하튼 차량을 받아서 감격적인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차량이 무지 큰데다가 방향이 반대라 처음에는 무지 진땀 뺏다. 렌트할 때 부근지도를 한 장 주는데, 반드시 미리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옆에 조수석에서 정확히 코치해줘야 한다. 우리는 결국 모터웨이를 반대방향으로 한참을 가면서도 제대로 가고 있는줄 착각하기까지 하였다. 렌트카 담당자 말이 처음 차량을 받아서 한시간내에 가장 많은 사고를 낸다고 하니, 바짝 긴장하시길.
우리는 차량을 받아서 부근의 마트에서 장을 봤다. 여기 찾아가는 것은 비교적 쉬우니, 꼭 들러서 필요한 음식도 장만하고, 한번 심호흡을 하기 바란다. 우리는 여기서 채소, 과일, 와인, 고기(닭, 양), 휴지, 지도(키위맵) 등을 구입했다. 렌트카업체에서주는 할인쿠폰(원카드?)를 사용하면 할인이 되는데 우리는 모르고 안씀.
첫째날은 장시간 비행과 운전미숙으로 힘들테니 근처에서 쉬는 것이 좋다. 우리는 부근 탑텐홀리데이파크 중 하나로 갈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 오클랜드를 지나 오레와까지 가게 되었다. 와중에 도착한 레드비치는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접한 자연으로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홀리데이파크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 그냥 여기서 숙박하려고 하였으나 겁도 나고 해서 깜깜한 길을 다시 달려 어찌어찌 이름 모를 파크에 들어가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컵라면 하나씩 먹고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서 보니 여기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물 빠진 갯벌을 구경하고, 점심나절에 다시 출발.
4.둘째날
이제 운전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부지런히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왕가레이. 해변근처에 차를 세우고 밥을 해먹고, 시내를 구경한 다음, 다시 베이오브아일랜드로 향했다. 미리 지도를 보고 찍어두었던 파크에 도착해서 낚시대와 미끼를 구입한 다음, 부근의 낚시 포인트로 이동. 야심차게 낚시대를 드리웠으나 뭐가 잘 못된 것인지 한시간 동안 입질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이미 날이 어두워져 돌아올 때는 산길을 손전등을 비추며 힘들게 와야 했다.
늦게 일어나다보니 오늘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아 아쉽긴 했으나, 밤에 파크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5.셋째날
오늘은 일찍 출발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으나, 결국 또 늦잠에 빨래와 식사, 설거지 등으로 오전 시간을 다보내고 11시경에야 겨우 출발하게 되었다. 일정이 자꾸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케이프 레잉가는 아쉽게 포기. 사실 지금생각해도 왕복 4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싶긴 하다.
대신에 차를 달려 간 곳은 오포노니.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싶다. 고요함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다. 오포노니에서 기름넣고 조금 더 가면 길 오른쪽에 전망 좋은 곳이 있으니 꼭 들르길 권한다. 너무나 멋진 곳이다. 그곳 벤치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흔적을 남겨놓았는데, 우리말이 없기에 우리 부부 이름을 새겨놓았다. ^^
다시 길을 재촉해 간 곳은 카우리 나무 구경하는 곳. 지도를 보면 여러 루트가 있는데, 제일 첫 번째 주차하는 곳에서 제일 큰 나무를 볼 수 있고, 두 번째 주차하는 곳에서는 그보다는 못하지만 산책길이 굉장히 좋으니 그곳도 들러보기를 권한다. 실제로 보면 이게 나무인지 콘크리트 기둥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크다. 사진이 한번에 안찍힐 정도이니..
그날 숙박한 곳은 오클랜드 지나서 있는 마뉴카우 부근의 홀리데이탑텐 중의 하나였는데 지금 이름이 기억안남...
6.넷째날
점점 아침에 출발하는 시간이 당겨지고 있다. 오늘은 무려 10시에 출발하게 되다! 오늘은 장시간을 운전해서 로투루아에 도착했다. 로투루아 시내에 가기 전에 있는 양목장이 있는데 이곳은 단체관광객들의 필수코스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이름이 기억안남. 거기서 오랜만에 점심을 사먹고 2시반에 있는 쑈를 보게 되었는데, 한국사람이 한 3분의 2는 되었던 것 같다. 여하튼 재미있었던 것 같다. 양들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온천에서 나오는 유황냄새와 김이 가득했다. 시내의 인포메이션센타에서 원주민 공연을 예약했다. 가격은 일인당 90불정도였던 것 같다. 시간이 좀 남아서 파크에 주차한 다음 호수구경을 하고, 픽업차량을 타고 원주민 마을로 갔는데, 예상과는 달리 우리를 제외하고는 백여명이 전부 서양사람들 뿐이라 이거 좀 불편하긴 했다. 더군다나 자리도 같이 해야해서 말도 잘 안통하고.. 여하튼 우리는 호주 노부부랑 같이 했는데,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라 재미있게 보내긴 했다. 그리고 여기서 주는 왕이(?)인가 하는 전통식사도 꽤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마우리족 특유의 혀내고 눈 부릅뜨는 공연도 제법 볼만했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또 식사후 야간산행은 춥긴 했으나, 신선한 공기와 나무, 밤하늘, 반딧불, 온천 등을 밤에 구경하는 것도 운치가 있었다.
7.다섯째날
오늘은 무려 9시에 출발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먼저 타우포 호수로 가는 길에 있는 와이오타푸에 들렀는데, 10시 15분에 레이디 가이저(간헐천)이 분출하니 꼭 시간을 맞추기를. 우리는 먼저 온천공원을 구경하다가 결국 분출타이밍을 못보게 되고 그냥 분출중인 장면만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예네 들은 표를 사야 간헐천 가는 길을 알려주는데, 미리 말해두자면 주차장 가기전에 왼쪽에 표지판없이 좌회전 하는 샛길이 있으니 그 쪽으로 가기 바란다. 물론 온천공원도 무척 아름답고 사진찍기 좋긴 하니 가급적 표를 사서 둘 다 보시기를.
다음으로 간 곳은 당연히 후카 폭포. 멋지기 이를 때 없으니 꼭 가서 보시압. 주차장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먹고 타우포 시내로 들어갔다. 송어낚시를 하고자 하였으나(2시간 기준 약 210불), 와이프의 반대로 포기. 번지를 하고자 하였으나(99불) 와이프의 반대로 포기. 스카이다이빙을 하고자 하였으나(가격 모름) 겁이 나서 포기. 헬리콥터 관광을 하고자 하였으나 어마어마한 가격(10분에 120불 정도)에 또 포기. 결국 파크에 차를 대고 낮잠을 잤다. 여행기간 내내 액티비티는 하나도 안 했다!
한 시간 단잠으로 피로를 지운 다음에 강을 따라 나있는 산책로를 걸었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맑은 물, 깊은 계곡, 새소리, 바람소리.. 길을 걸으면서 와이프와 다음에 여기 있는 집을 렌트해서 지내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타우포 시내에서 간단한 쇼핑을 마치고, 주변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홍보물을 들고 오면서 여기가 좋겠다 저기가 좋겠다며 잠시 꿈을 꾸어보다.
8.여섯째날
오전에 비가 계속 와서 결국 송어낚시는 최종적으로 포기하고, 열심히 차를 달려 공항을 왔다. 와이프는 어제 밤늦게까지 짐을 싸느라 힘들어서 계속 뒤에서 자고, 나도 졸려 중간에 몇 번을 쉬었다
.
공항 근처 쇼핑몰에서 아이들 선물이랑 책을 몇 개 사고 하느라 2시간 가까이를 소비하는 바람에 5시가 조금 넘어서야 렌트카를 반납하게 되었다.
기름뿐만 아니라 엘피지 가스도 다 채워서 반납해야 한다는 말에 주유소에서 물었으나 온 길을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그냥 포기하고 갔으나, 아무 소리도 안 하더라. 그리고 차 옆면 긁어먹은 것도 찝찝했는데 역시 확인도 안 하고... 디젤세금 내고, 첫날 deposit한 것 돌려받고, 미리 예약해두었던 챈슬럿(?)호텔로 이동. 너무나 피곤했던 터라 그대로 몇시간을 뒹굴뒹굴하다가 다시 최종적으로 짐을 정리했다. 이 호텔은 2층짜리고 1층 객실에서는 바로 창문열고 정원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 아카시아 향기가 너무나 좋았다.
호텔방에서 컵라면과 남은 밥, 반찬으로 저녁을 해결.
9.마지막날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마지막날이 제일 싫다. 짐도 무거워진데다가(쇼핑한 것들로.. 더군다나 이번엔 뉴질랜드 이유식까지!), 몸도 피곤하고..
여하튼 무사히 다시 나리타를 거쳐 서울로 왔다.
사실 캠퍼밴 여행이라는 것이 가기전에는 무지 기대하였지만 생각보다 현실은 힘들었던 점들이 많았다. 운전도 힘든데다 길 찾기도 어렵고, 또 좁은 공간에서 몇일을 산다는 것이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차라리 SUV를 렌트해서 모텔이나 파크에서 자는 것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여하튼 한번은 경험해볼 만한 일이었고,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와서 감사하고, 또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운전하면서 쉼없이 짜증내던 남편의 나쁜 성격을 잘 받아주고 정성어린 음식을 만들어준 와이프에게 감사한다.
뉴질랜드 캠퍼벤 여행기
1. 출발전
평소 존경해마지않던 허영만 화백님의 뉴질랜드 여행기를 읽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힘들게 일정을 쪼개어 와이프와 단둘이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고 아이들 때문에 또 잦은 야근 때문에, 와이프와 같이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몇일간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같이 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였다.
그러나 워낙에 급히 일정을 잡느라 문제는 항공권. 대한항공 직항은 당연히 표가 없었고, 1회경유하는 것 밖에 없었다. 나리타공항을 거쳐가는 뉴질랜드 항공편으로 정했다. 가격은 일인당 약 120만원(세금포함). 다녀온 뒤에 생각해보니, 비록 환승으로 몸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무난한 선택이었던 같다. 생각보다 뉴질랜드 항공의 승무원들이 친절하고 좌석도 편하고, 제공하는 영화도 좋았던 데다 무엇보다 뉴질랜드 관광정보를 VOD로 다양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여행일정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여권문제. 와이프의 여권 유효기간이 두달 밖에 남지 않아 갱신을 해야했으나, 구청에서는 최소 보름이 걸린다고 답변해서 어쩔 수 없이 종로구청 옆의 여행사에 급행료(약 15만원)를 주고 출발전날 밤에야 받게 되었다.
우리 부부가 여행을 위해 준비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음식재료로 쌀, 김치(1킬로), 포장김, 마늘짱아찌, 장조림, 깻잎, 고추참치, 3분요리제품들.(혹시 터지거나 냄새가 날까 걱정이 되어 전부 진공포장용으로 구입했으나, 결국 마늘짱아찌가 터져 오클랜드 공항 전체를 냄새로 도배하는 불상사가..)
다음으로 우산(어찌된 일인지 여행기간 내내 아침마다 비가 왔다.), 선글라스(필수), 세면도구, 수건(캠퍼밴에 비치되어 있긴 하나 찝찝하기도 하거니와 차량여행의 특성상 많이 필요하다.), 후레쉬(요긴하게 사용됨), 낚시도구(낚시대는 가방에 들어가지 않아 포기하고 현지에서 구입), 디카, 캠코더, 수저(캠퍼밴에는 젓가락이 없음), 운전면허증, 국제면허증 등등.
속옷과 양말은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홀리데이파크에서 빨래할 수도 있지만 유료인 곳도 많았고, 빨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건조가 잘 안되므로..
미리 여행기를 많이 읽어두고 상세한 일정을 잡고 가기를 강력히 권한다. 우리의 경우는 시간이 없어 허영만 선생의 여행기만 읽고 대강의 여정만 정하고 갔는데, 온갖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고, 또 밤마다 다음날 일정을 연구하는데 시간을 뺏기는 바람에 아침마다 늦잠을 자기 일쑤였다. 뉴질랜드의 관련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꼼꼼하게 일정과 비용등을 미리미리 챙겨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우리는 총 5박 6일을 캠퍼밴에서 생활하기로 하였고, 출발당일 비행기에서 하루, 마지막날은 호텔에서 숙박했으니 총 7박8일을 보낸 샘이다. 5박6일로는 남섬을 여행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고, 또 뒷날 제대로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할때는 남섬을 갈 요량으로 이번에는 북섬에서 경험을 쌓기로 했다.
가기전에 정한 일정은 오클랜드-왕가레이-베이오브아일랜드-케이프레잉가-오포노니-오클랜드-로투루아-타우포-오클랜드 순이였다. 캐이프 레잉가를 제외하고는 무사히 일정대로 다녀왔는데, 사실 이것도 좀 무리였다 싶다.
2.출발에서 도착까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몰리는 요일이나 시간대가 아니었음에도 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예전에는 한시간 전에 도착해도 넉넉한 편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한시간 반은 기본으로 걸리는 것 같다.
아시아나 항공으로 나리타에 도착해서 약 5시간을 환승대기하게 되었다. 나리타 공항에 쇼핑할 곳도 많고, 또 샤워나 간단히 눈 붙일 곳도 있긴 했으나, 우리 부부는 나리타 시내를 관광하기로 하였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물어보면 어떻게 밖에 나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데 그에 따라 허가를 받아 이미그레이션을 하고 나갈 수 있다. 공항 지하철을 타고 2정거장째가 나리타역이다. 역을 나가서 지도를 따라 조금 가면 상가들이 즐비한 번화가(?)가 있는데 마침 그날이 무슨 축제기간이었는지 사람들이 무진장 많았다. 덕분에 사람구경도 하고 무슨 공연구경도 하였다. 공연구경중에는 스탭이 다가와서 설문지 답변을 해달라고 하길래 일본말도 모르면서 대충 한자를 보고 성실히 답변해주었더니 기념으로 볼펜 한 자루 받았다.
역 근처의 식당에서 기름기 가득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주변을 산책하였는데, 참 조용하고 깔끔한 것이 제대로 일본의 작은 도시를 느낀 것 같아 나오길 잘 했다는 말을 서로 계속 나누었다.
공항으로 돌아와서 뉴질랜드 항공편을 타고, 오클랜드까지 가는 길은 장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짐싸느라 잠을 못자서였는지, 3분의 2이상을 자면서 보내느라 별로 지루한지 몰랐다. 참고로 뉴질랜드 항공 담요는 타 항공사에 비해서 비교적 두껍고 따뜻해서 좋으니 몰래 가져 나오는 것이 좋다. 여행기간 내내 잘 쓸 수 있다.
비행기는 먼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손님 일부를 내려주고 오클랜드로 간다. 그때 실내청소 하느라 그런지 우선은 다 내려야 함. 참고로 뉴질랜드의 공항에는 흡연실이 없어 담배 피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오클랜드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뉴질랜드는 정말 아름답다. 해변과 산, 호수, 간간히 보이는 눈, 농장 모두가 정말 아름다워 연신 카메라로 찍어댔다.
3.첫째날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해서 식품검사를 받았다. 비록 전부 진공포장이긴 해도 가급적 신고하고 검사받는게 속편하다. 공항을 나와서 렌트카 셔틀버스 서는 곳에서 조금 기다리면 공항과 렌트카 업체들, 그리고 공항근처의 호텔을 왕복하는 무료셔틀버스가 있다. 기사에게 어느 렌트카업체인지를 꼭 알려줘야 그곳에 내려준다. 우리는 마우이를 예약했었는데, 브리츠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다. 참고로 셔틀버스 타고갈 때 길을 잘 봐둬야 한다. 나중에 차량 반납할 때 길을 헤맬 수 있으니 꼭 주의깊게 봐두기를..
렌트카업체에 도착해서 리셉션에서 필요한 서류를 쓰고, 차량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한번 좌절하였다. 평소 영어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우선은 마우리족이 대부분이었던 데다 영국식 발음이라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계약조건이나 차량설명은 정확히 확인해둬야 한다. 대충 알아듣고 출발했다가는 나중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보험은 가급적 제일 비싼걸로 하는 것이 좋다. 우리도 마지막 날에 차량옆면을 주욱 긁어먹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으니...
캠퍼밴과 관련해서 몇가지. 가스레인지가 자동으로 점화되지 않고 꼭 라이터로 불을 붙여야 한다. 또 홀리데이파크에서 전원연결하지 않으면 전자렌지와 콘센트전원이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운전하다가 길가에서 점심해먹을때 전자렌지를 쓰거나, 디카 충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유의하기 바람. 그런데 사실 이 두가지는 우리가 뭘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닌지 지금도 의문이 들긴하다. 다음으로 렌트할 때 의자와 테이블을 옵션으로 렌트할 수 있는데 꼭 필요한 것 같다. 의자는 경치좋은 곳에서 앉아서 구경하는데 필요하고, 테이블은 차량내에서 식사할 때 필요하다.(다니다보면 뒷자리를 침대에서 소파로 바꾸는 것이 무지 귀찮아 그냥 침대로 하고 다니게 되니까 말이다.)
다음으로 급수와 하수처리, 화장실 오물통 처리는 꼭 매일매일 해야 한다. 급수는 금방 떨어지기 일쑤고, 하수와 오물도 금방 차게 돼서 넘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홀리데이파크에서는 하수와 화장실 오물 버리는 곳이 따로 되어 있다는 점도 유의하기 바람.
여하튼 차량을 받아서 감격적인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차량이 무지 큰데다가 방향이 반대라 처음에는 무지 진땀 뺏다. 렌트할 때 부근지도를 한 장 주는데, 반드시 미리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옆에 조수석에서 정확히 코치해줘야 한다. 우리는 결국 모터웨이를 반대방향으로 한참을 가면서도 제대로 가고 있는줄 착각하기까지 하였다. 렌트카 담당자 말이 처음 차량을 받아서 한시간내에 가장 많은 사고를 낸다고 하니, 바짝 긴장하시길.
우리는 차량을 받아서 부근의 마트에서 장을 봤다. 여기 찾아가는 것은 비교적 쉬우니, 꼭 들러서 필요한 음식도 장만하고, 한번 심호흡을 하기 바란다. 우리는 여기서 채소, 과일, 와인, 고기(닭, 양), 휴지, 지도(키위맵) 등을 구입했다. 렌트카업체에서주는 할인쿠폰(원카드?)를 사용하면 할인이 되는데 우리는 모르고 안씀.
첫째날은 장시간 비행과 운전미숙으로 힘들테니 근처에서 쉬는 것이 좋다. 우리는 부근 탑텐홀리데이파크 중 하나로 갈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 오클랜드를 지나 오레와까지 가게 되었다. 와중에 도착한 레드비치는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접한 자연으로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홀리데이파크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 그냥 여기서 숙박하려고 하였으나 겁도 나고 해서 깜깜한 길을 다시 달려 어찌어찌 이름 모를 파크에 들어가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컵라면 하나씩 먹고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서 보니 여기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물 빠진 갯벌을 구경하고, 점심나절에 다시 출발.
4.둘째날
이제 운전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부지런히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왕가레이. 해변근처에 차를 세우고 밥을 해먹고, 시내를 구경한 다음, 다시 베이오브아일랜드로 향했다. 미리 지도를 보고 찍어두었던 파크에 도착해서 낚시대와 미끼를 구입한 다음, 부근의 낚시 포인트로 이동. 야심차게 낚시대를 드리웠으나 뭐가 잘 못된 것인지 한시간 동안 입질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이미 날이 어두워져 돌아올 때는 산길을 손전등을 비추며 힘들게 와야 했다.
늦게 일어나다보니 오늘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아 아쉽긴 했으나, 밤에 파크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5.셋째날
오늘은 일찍 출발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으나, 결국 또 늦잠에 빨래와 식사, 설거지 등으로 오전 시간을 다보내고 11시경에야 겨우 출발하게 되었다. 일정이 자꾸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케이프 레잉가는 아쉽게 포기. 사실 지금생각해도 왕복 4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싶긴 하다.
대신에 차를 달려 간 곳은 오포노니.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싶다. 고요함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다. 오포노니에서 기름넣고 조금 더 가면 길 오른쪽에 전망 좋은 곳이 있으니 꼭 들르길 권한다. 너무나 멋진 곳이다. 그곳 벤치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흔적을 남겨놓았는데, 우리말이 없기에 우리 부부 이름을 새겨놓았다. ^^
다시 길을 재촉해 간 곳은 카우리 나무 구경하는 곳. 지도를 보면 여러 루트가 있는데, 제일 첫 번째 주차하는 곳에서 제일 큰 나무를 볼 수 있고, 두 번째 주차하는 곳에서는 그보다는 못하지만 산책길이 굉장히 좋으니 그곳도 들러보기를 권한다. 실제로 보면 이게 나무인지 콘크리트 기둥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크다. 사진이 한번에 안찍힐 정도이니..
그날 숙박한 곳은 오클랜드 지나서 있는 마뉴카우 부근의 홀리데이탑텐 중의 하나였는데 지금 이름이 기억안남...
6.넷째날
점점 아침에 출발하는 시간이 당겨지고 있다. 오늘은 무려 10시에 출발하게 되다! 오늘은 장시간을 운전해서 로투루아에 도착했다. 로투루아 시내에 가기 전에 있는 양목장이 있는데 이곳은 단체관광객들의 필수코스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이름이 기억안남. 거기서 오랜만에 점심을 사먹고 2시반에 있는 쑈를 보게 되었는데, 한국사람이 한 3분의 2는 되었던 것 같다. 여하튼 재미있었던 것 같다. 양들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온천에서 나오는 유황냄새와 김이 가득했다. 시내의 인포메이션센타에서 원주민 공연을 예약했다. 가격은 일인당 90불정도였던 것 같다. 시간이 좀 남아서 파크에 주차한 다음 호수구경을 하고, 픽업차량을 타고 원주민 마을로 갔는데, 예상과는 달리 우리를 제외하고는 백여명이 전부 서양사람들 뿐이라 이거 좀 불편하긴 했다. 더군다나 자리도 같이 해야해서 말도 잘 안통하고.. 여하튼 우리는 호주 노부부랑 같이 했는데,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라 재미있게 보내긴 했다. 그리고 여기서 주는 왕이(?)인가 하는 전통식사도 꽤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마우리족 특유의 혀내고 눈 부릅뜨는 공연도 제법 볼만했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또 식사후 야간산행은 춥긴 했으나, 신선한 공기와 나무, 밤하늘, 반딧불, 온천 등을 밤에 구경하는 것도 운치가 있었다.
7.다섯째날
오늘은 무려 9시에 출발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먼저 타우포 호수로 가는 길에 있는 와이오타푸에 들렀는데, 10시 15분에 레이디 가이저(간헐천)이 분출하니 꼭 시간을 맞추기를. 우리는 먼저 온천공원을 구경하다가 결국 분출타이밍을 못보게 되고 그냥 분출중인 장면만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예네 들은 표를 사야 간헐천 가는 길을 알려주는데, 미리 말해두자면 주차장 가기전에 왼쪽에 표지판없이 좌회전 하는 샛길이 있으니 그 쪽으로 가기 바란다. 물론 온천공원도 무척 아름답고 사진찍기 좋긴 하니 가급적 표를 사서 둘 다 보시기를.
다음으로 간 곳은 당연히 후카 폭포. 멋지기 이를 때 없으니 꼭 가서 보시압. 주차장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먹고 타우포 시내로 들어갔다. 송어낚시를 하고자 하였으나(2시간 기준 약 210불), 와이프의 반대로 포기. 번지를 하고자 하였으나(99불) 와이프의 반대로 포기. 스카이다이빙을 하고자 하였으나(가격 모름) 겁이 나서 포기. 헬리콥터 관광을 하고자 하였으나 어마어마한 가격(10분에 120불 정도)에 또 포기. 결국 파크에 차를 대고 낮잠을 잤다. 여행기간 내내 액티비티는 하나도 안 했다!
한 시간 단잠으로 피로를 지운 다음에 강을 따라 나있는 산책로를 걸었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맑은 물, 깊은 계곡, 새소리, 바람소리.. 길을 걸으면서 와이프와 다음에 여기 있는 집을 렌트해서 지내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타우포 시내에서 간단한 쇼핑을 마치고, 주변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홍보물을 들고 오면서 여기가 좋겠다 저기가 좋겠다며 잠시 꿈을 꾸어보다.
8.여섯째날
오전에 비가 계속 와서 결국 송어낚시는 최종적으로 포기하고, 열심히 차를 달려 공항을 왔다. 와이프는 어제 밤늦게까지 짐을 싸느라 힘들어서 계속 뒤에서 자고, 나도 졸려 중간에 몇 번을 쉬었다
.
공항 근처 쇼핑몰에서 아이들 선물이랑 책을 몇 개 사고 하느라 2시간 가까이를 소비하는 바람에 5시가 조금 넘어서야 렌트카를 반납하게 되었다.
기름뿐만 아니라 엘피지 가스도 다 채워서 반납해야 한다는 말에 주유소에서 물었으나 온 길을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그냥 포기하고 갔으나, 아무 소리도 안 하더라. 그리고 차 옆면 긁어먹은 것도 찝찝했는데 역시 확인도 안 하고... 디젤세금 내고, 첫날 deposit한 것 돌려받고, 미리 예약해두었던 챈슬럿(?)호텔로 이동. 너무나 피곤했던 터라 그대로 몇시간을 뒹굴뒹굴하다가 다시 최종적으로 짐을 정리했다. 이 호텔은 2층짜리고 1층 객실에서는 바로 창문열고 정원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 아카시아 향기가 너무나 좋았다.
호텔방에서 컵라면과 남은 밥, 반찬으로 저녁을 해결.
9.마지막날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마지막날이 제일 싫다. 짐도 무거워진데다가(쇼핑한 것들로.. 더군다나 이번엔 뉴질랜드 이유식까지!), 몸도 피곤하고..
여하튼 무사히 다시 나리타를 거쳐 서울로 왔다.
사실 캠퍼밴 여행이라는 것이 가기전에는 무지 기대하였지만 생각보다 현실은 힘들었던 점들이 많았다. 운전도 힘든데다 길 찾기도 어렵고, 또 좁은 공간에서 몇일을 산다는 것이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차라리 SUV를 렌트해서 모텔이나 파크에서 자는 것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여하튼 한번은 경험해볼 만한 일이었고,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와서 감사하고, 또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운전하면서 쉼없이 짜증내던 남편의 나쁜 성격을 잘 받아주고 정성어린 음식을 만들어준 와이프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