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사랑한다고

허미영2006.12.31
조회35

 

제게는 입으로 말하면 입이 아프고

종이게 쓰면 종이가 아까운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농구장가면 내가 응원하는 반대편 응원하고

밥먹으러 가자하면 막창집 데려가고

새 옷입고 나가면 촌스럽다 그러고

선물 사주면 절대 반가운척 안하고

사랑한다하면 내 얼굴만 멍청히 바라보는 녀석

 

근데 그 녀석이 얼마전 군대를 갔습니다

 

그래도 내 딴에는 남자친구라고 훈련소까지 따라갔더니

글쎄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편지보낸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씩씩하게 뒤돌아 갔습니다

 

저는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결심했습니다

녀석이 군대에 있는 동안 시집을 가버리겠다고.

그러곤 화장실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몇일 후 주소없는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모양없는 하얀 봉투에 깨알처럼 박힌 까만점을

너무 익숙해져 버린 그 녀석의 글씨였습니다

 

힘들다고

사랑한다고

 

녀석이 슬린 눈물에 꼬깃해져 버린 편지에

나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내 여자도 못 지키는데 나라는 지켜서 뭐하니 너무 보고싶다”

 

나라보다는 널 더 사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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