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

김철휘200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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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감<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독 : 발레리 파리스, 조나단 데이톤<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연 : 그렉 키니어, 토니 콜레트, 스티브 카렐, 폴 다노  개봉일 : 2006.12.21 / 15세 이상 <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 시놉시스 | 스틸컷 | 예고편


아침에 집을 나선다. 뭔가 불편하다. 신경이 쓰인다. 남의 눈 때문인가? 아니면 해결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세상을 맞닥 드리게 된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비즈니스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되는 순간이다. 이 곳은 판단의 세계이기도 하여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루저 Loser" 라고 부른다.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루저가 아님을 끊임없이 증명하며 살아가야 한다. 마치 "Beauty Contest" 에 참가한 후보들처럼 말이다.

 

 

<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

 


가족이라는 이름의 삶의 무게

 

< 미스 리틀 션사인 Little Miss Sunshine>은 우연히 아이들의 미인대회에 참가하게 된 올리브 가족의 1박 2일 여정을 담고 있는 로드무비다. 영화는 우선 올리브가족 개개인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근데 이 가족 범상치가 않다. 어린 올리브는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아이치고는 너무 통통하고, 헤로인 상습복용자인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에게 섹스가 인생 유일의 목적이라  설교를 늘어놓는다. 여기에 실연과 실패의 아픔으로 자살을 기도한 게이 삼촌 프랭크 와 전투기 조종사가 되겠다며 9개월이 넘게 벙어리처럼 대화를 끊어버린 오빠 드웨인도 정말이지 보통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상한 캐릭터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문제적 인간은 아버지 리차드다. ‘성공의 9단계’ 이론가인 그는 밖에서나 집안에서 끊임없이 자신이 구축한 삶의 모델을 모두에게 적용시키려 혈안이다. 하지만 성공을 부르짖는 그 조차도 파산직전에 있으니 그 누가 그의 이론을 인정하려 들겠는가? 인생에는 성공과 실패만 있다는 그의 생각을 따르자면 그 또한 인생의 실패자다.

 

물론 가족 중에는 어머니 쉐릴처럼 말짱해 보이는 구성원도 있다. 자녀들에 대한 사랑도 크고 서로를 이해시키려고 많이도 노력하는 그녀다. 하지만 저녁식사로 일주일째 인스턴트 닭튀김을 내놓는 그의 태도에도 어딘가 모르게 문제가 있어 보인다. 모두를 사랑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마음 속에는 못 마땅한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담배를 쥔 그녀의 손끝은 언제나 가늘게 떨리곤 한다.

 

이렇게 삶의 안식처이자 버팀목이어야 할 가족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가족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가족 때문에 실망하고 가족 때문에 힘들어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된다. 마치 그들이 캘리포니아까지 타고 가는 낡은 고물버스처럼 그들의 여정도 언제 멈춰버릴지 모를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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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과 고난이 있다하여 포기할 수만은 없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 했던가...업친데 덮친격으로 콩가루집안이 되어가는 '길위의 가족'에게 안좋은 일들만 연발한다. 리처드는 가산을 탕진하면서까지 진행했던 책출판이 무산되고, 프랭크는 우연히 만난 옛 연인앞에서 창피만 당한다. 자신이 색맹임을 뒤늦게 알게된 드웨인은 공군에 들어가려던 목표를 포기하고, 언제나 생기발랄했던 올리브조차도 성공주의자인 아빠(리처드)의 기대에 못 미칠까봐 의기소침해한다. 가족 모두가 이렇게 사랑에 실패하고 일때문에 좌절해 할 때, 공교롭게도 그들이 타고가던 고물버스도 고장이 난다. 완전 그로기 상태에 빠진 가족들...정말이지 모든 여행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 순간, 여행내내 불평만 해대던 할아버지가 실패 앞에 두려워하는 리처드와 올리브에게 "진짜 낙오자는 이기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시도조차 안 해보고 이기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 이라며 용기를 북돋아준다. 더불어 힘들어하는 드웨인과 쉐릴을 아무말 없이 감싸안아주는 올리브의 모습과 고장난 버스를 다같이 밀어 달리게 하는 가족의 모습은 서로를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손길을 내밀어 줄 존재가 또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일깨워준다.

 

 

<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

 


인생은 미인대회의 연속...

 

결국 우여곡절끝에 '리틀 미스 션사인' 행사장에 도착한 올리브가족...하지만 지극히 사무적인 기성가치의 뻣뻣함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4분 정도도 못 기다려주는 선발대회 진행요원들과 아이들의 잔치도 어른들의 잣대로 포장하고 평가하는 행태가 그것이다. 이런 식의 가치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은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은 미인대회의 연속'이라는 드웨인의 말처럼 사회가 정해놓은 프로그램, 메뉴얼대로 살아가는 것 뿐인 것이다.

 

때문에 쉐릴은 자신의 딸이 무대위에서 초라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올리브는 올리브'라며 딸이 원하는 바대로 내버려둔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 다른 사람이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데로 살지 않는 것...그리고 가족이야말로 내가 그렇게 할 때, 말없이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마지막 존재라는 사실을 올리브 가족은 작은 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몸짓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고물차를 함께 밀고 떠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남은 여정이 그렇게 힘겹지만은 않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게된다.

 

<미스 리틀 션사인>2007년, 가족을 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