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매달린 여우의 숲 기발한 자살여행에 이어 파실리

김설화200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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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매달린 여우의 숲 기발한 자살여행에 이어 파실리 목 매달린 여우의 숲

기발한 자살여행에 이어 파실리나의 두번째 책.

나는 이 작가가 너무나 맘에 든다.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던 나에게 책읽는 재미를 붙여주는 것 같다.

지루하지 않게 금방 읽어 내려갈 수 있으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메세지는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외국작가의 책들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결국 사람 사는 곳은 그 곳이 어디이든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가슴속에 품고 있는 공통적인 정서는 무시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은 금괴를 훔친 한 좀도둑이 공범들과 이를 나누기 싫어 라플란드 숲으로 도망간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공범자를 피해온 숲에서는 그는 다른 의미의 공범자들을 만나 비밀을 나눠 갖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들과 따뜻한 공존을 이루어낸다.
주인공들은 그 숲을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이라고 명명한다. 좀도둑 오이바와 술주정뱅이 레메스 소령은 나스카 노파의 권유로 수가 급격히 늘어난 여우를 잡기 위해 또는 지루한 시간을 때워줄 심심풀이 놀이용으로 덫을 만든다. 이 덫은 미끼로 놓은 소시지를 잡으면 여우의 목이 매달리게 된다. 그들은 혹시라도 사람이 다칠 것을 우려해 친절히 이렇게 써놓는다. “만일 당신이 사람이라면 이 덫을 조심하십시오. 매우 위험합니다. Very dangerous.” 하지만 어김없이 사람들이 이 덫에 걸리곤 하며 그중 한 명인 살인자 시라는 운 나쁘게도 죽고 만다.
이 풍자적인 비유는 인간에게 물질에 대한 욕심과 탐욕이 어떤 화를 불러일으키는가에 대해 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당신이 사람이라면 이 덫을 조심하라’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번번이 덫에 걸린다는 사실 또한 역설적인 언어의 유희를 보여준다.
또 그의 소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종교, 군대, 관료주의와 비뚤어진 인간 본성의 여러 면들이 곳곳에 등장하는 익살스런 풍자극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휴머니즘, 이것이 바로 파실린나 작품 전반에 걸쳐 발견되는 공통점들이다.
『목 매달린 여우의 숲』에서는 범법자에 알코올 중독자, 창녀 등이 인물로 등장하지만 그의 책에 나오는 모든 주인공들이 그러하듯이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적인 애정을 느끼게 한다. 이런 모순적인 캐릭터와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냄으로써 그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휴머니즘이다.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살이에서 우리가 꼭 찾고 위안받을 것이 있다면 지금은 잃어버린 인간 존재에 대한 사랑일 것이며 작가는 그 점을 독자들에게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