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헤엄치기

정이숙20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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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헤엄치기

 

세상이 아름답다 말한다고

지구가 더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간판들로 둘러싸인 광장에서 큰 글씨로

꽃과 나무와 더불어 숲을, 숲에 묻혀 사는 낭만을

예쁘게 찬미할 수 없는 나는-

 

밖에서 더 잘 보이게 만들어진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눈을 감고 헤엄치는 나의 언어들은-

요리사 마음대로 요리하기 쉬운, 도마 위에 오른 생선.

솜씨 없이 무딘 칼에도 무방비일지언정

내 시에 향수와 방부제를 뿌리지는 않겠다.

 

자신의 약점을 보이지 않는 시를 나는 믿지 않는다.

 

                                                                          최 영 미 눈 감고 헤엄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