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인 프레드 바르가스

나승권20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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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피범벅은 관심 밖…인간 내면이 곧 미스터리” 【2】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 프레드 바르가스
초판만 15만부 찍는 문단의 ‘흥행 보증수표’
역사·고고학 오가는 화려한 ‘지적 유희’매력
추리 본고장 영국서도 賞… 판권 30여국 팔려 파리=김태훈기자 scoop87@chosun.com
입력 : 2007.01.03 23:24 / 수정 : 2007.01.04 03:34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인 프레드 바르가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바르가스는“올 여름 내 소설이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된다”는 말로 새해 인사를 했다/파리=김태훈기자<script language=javascript> 프랑스 파리에서 추리소설가 프레드 바르가스를 만나 그녀만의 독특한 추리소설인 '롬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조선일보 김태훈 기자

―고고학 박사이자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연구원이라는 신분이 집필에 도움을 주는가.

“중세 고고학, 특히 동물 뼈를 전문으로 연구한다. 동물 뼈를 연구하면 중세 사람들이 무엇을 입고 먹고 거래했는지 알 수 있다. 그것들을 수집해 과거를 재구성하는 내 일이 추리 소설 쓰기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지식을 동원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지식이 현학이나 난해함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쓰는 것이다. 나는 소설을 3주간의 여름 휴가 때 쓰는데 처음과 끝만 정하고 가운데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즉흥적 글쓰기를 한다. 대신 직장에 다니는 나머지 1년간 60번쯤 퇴고를 거듭한다.”

―추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상을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로 나가는 관문을 통과한, 의미 있는 수상이라 생각한다. 다만, 시상식 때 ‘격식을 갖춰 치마를 입으라’고 하기에 ‘바지밖에 없다’며 거절했더니 ‘그냥 바지 입으라’고 양보하더라. 내가 좀 짓궂었나.”

―순수문학에 대한 미련은 없는가.

“프랑스도 에밀 졸라처럼 엄격하거나 딱딱해야 문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문학 교과서는 뒤마(‘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쓴 19세기 프랑스 소설가)조차 외면한다. 나는 그러나 프랑스 문학이 경계 밖에 은신처를 마련해 줬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실험할 수 있다.”

―당신의 소설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위안. 사건이 해결되는 것을 본 독자들이 ‘내 인생도 다 잘 풀릴 거야’라고 안도하며 잠자리에 들기를 바란다.”

프레드 바르가스는

본명은 프레데릭 오두엥 루조(Fr?d?rique Audouin-Rouzeau). 1957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역사학자이자 고고학자로 프랑스 국립과학원 연구원이지만 현재 휴직중이다. 그녀의 쌍둥이 여동생인 화가 조엘도 바르가스라는 예명을 쓰고 있다. 1986년 ‘사랑과 죽음의 게임’으로 등단했지만, 그 후 10년 가까이 작품을 내지 못하다가 1994년 ‘죽은 자들의 인사를 받으소서’ 이후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과학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고고학자가 됐지만, 인문학을 전공한 아버지의 피가 나를 작가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영화로도 제작된 ‘빨리 떠나라, 그리고 늦게 돌아오라’를 비롯해 ‘센 강은 흐른다’, ‘해신의 바람 아래’, ‘영원의 숲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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