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

홍성희2007.01.05
조회58
미녀는 괴로워


 

 

 

성형수술, plastic surgery...를 소재로 다룬 영화라...

 

요즘 내가 이서진 때문에 즐겨보는 '연인'이라는 드라마의

여주인공 미주는 성형외과 의사다.

맞선보는 자리에서 상대방 남성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 부끄럽지 않느냐 했을 때

미주는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성형외과의사가

되었노라고 대답한다.

 

화상환자나 기형환자처럼

성형이 생명만큼이나 소중한 환자의 케이스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성형이 건강한 자아상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생명을 다루는 일만큼이나, 어쩜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랄 수 있겠다. 

 

아니, 그런것도 떠나서..

압구정 같은 동네엔 한건물에 하나씩 성형외과가 들어서있고

주변을 살펴봐도 가볍게 쌍거풀 하나 안 한 사람 찾기가 힘드니

이제 사실 성형은 일상의 하나라 해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또 안다.

마약처럼 성형도 중독이 되고

건강한 자아를 찾게 하기보단

오히려 더욱더 자아를 훼손시키기 쉽다는 걸..

 

그래~서!

'청소년들이여,

얼굴이나 몸을 뜯어 고친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얼굴만 이쁘다고 여자냐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진실하고 고운 마음씩! 그게 중요하다.'

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감독이나 제작자나 말을 한다면....

그 놈들은 빤한 거짓말을 하는 놈들이다.

 

훌륭한 분장술로 성형 전후를 극명하게 대비해줌으로써

성형 후 김아중의 매끈한 몸매가 극대화 되어서

영화중반부터 관객들의 맘은 이미 성형외과로 달려가 있다.

엔딩장면이 사람들로 북적대는 성형외과에서

김아중의 친구가 "몸전체"를 성형하겠다고 하는 장면이니

노골적이어도 너무 노골적이랄까? 

어쩌면 성형외과의사협회에서 돈대고 만든 영화일지도 모른다.

 

어설픈 교묘함을 가장하여 전면에는 다른 메시지를 내세우면서도

노골적으로 외모의 아름다움을 지상과제로 내세우는

이런 영화를 우리는 한마디로 '나쁜 영화!'라고 말한다. 

 

김아중이 콘서트에서 울면서 성형을 고백하고

영화 속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한마디로 '어이없어 죽겠음'이다.

 

지인이가 과외로 가르치는 여고생이 이영화를 '재밌다'고 했다니

참... 오호! 통제라!!!

 

외모지상주의의 메시지도 역겨운데

유아스런 여주인공 캐릭터에 강한 남자주인공 캐릭터라니

정말 기절하겠다!

 

뚱뚱하고 못났을 때도, 날씬하고 이쁠때도

김아중은 말투에서부터 행동까지 딱 10살짜리 여자아이다.

수백명의 관객을 앞에 놓고 울면서 노랠 안하겠다는 무책임한

여자아이 김아중.

언제 어디서나 그 여자의 무책임함과 미숙함을 덮어주는

멋진 남자 어른 주진모.

쯧쯧쯧쯧... 정말 어쩔라그러니...

(그에 비하면 드라마 '황진이'는 엄청나게 진보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쓰레기 속에서도 잘 찾아보면 건질 보물이 하나 있었으니

김아중의 아빠로 나오는 임현식의 캐릭터와 대사다!

 

노래를 너무나 하고 싶은, 그래서 진짜 가수가 되고 싶은,

그러나 사실 완전 음치인 (게다가 성질도 나쁜) 슬픈 캐릭터 아미가

임현식에게 진짜 노래가 하고 싶다고 하자

현식아저씨 왈,

"세상에서 하고 싶은걸 다 하는 건 하느님 뿐인데... 그냥 잘 할 수 있는 걸 해!"

으~흠!!

 

김아중의 아빠가 살짝 맛이 가서 정신병원에 있는 설정도 꽤 독특하다. 많은 영화들에서 정신병원은 뭔가 신비하고 어쩌면 진실과 더 가까운 세상으로 그려지곤 한다. 

 

세상을 살기 위해 쓰고 다녀야 하는 가면들, 지어야 하는 거짓웃음들이 없는 곳. 인간에게 주어진 무한한 상상이 펼쳐지는 곳. 거기에 대해 공상이니 망상이니 부적응이니 하는 갖은 핀잔이나 핍박이 무색한 곳.

사회에선 미친 사람들이라 손가락질 받지만 어쩌면 그사람들은 진정한 자유와 행복 속에 사는 지도 모른다고... 소위 멀쩡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부러워하는 정신병자들이 사는 곳.

 

영화속 정신병원도 굉장히 환상적인 장소여서

김아중과 아빠가 껴안고 춤을 추는 장소는 전면이 유리로 되어

달빛과 햇빛이 들어 오는 양이 약간 신비스런 분위기가 난다.

 

딸을 아내로 착각하는 정신병자 아빠 임현식은 그래서

영화 속에서 김아중의 외모와 상관없이 김아중을 사랑하는

즉 진실을 진실로 보는 유일한 캐릭터다.

그래서 그의 대사가 마치 현자의 말인듯이 더 가슴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다보니 이런 부분을 더 부각시켜 영화를 만들었음

명품 영화가 됐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얼핏 드나....

어쩌랴...난 그냥 관객의 하나일뿐인것을...쩝!)

 

건 그렇고,

김아중이 노래를 진짜 잘하더군.

몸매도 착하고, TV에서 사회도 곧잘 보고,

CF에서 춤도 꽤 추는것 같더니 노래까지 잘하다니

고얀 것!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