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의 끝자락에서...

송기봉2007.01.06
조회13
미움의 끝자락에서...

미움의 끝자락 너머

미워죽겠어요.
그러면 미워해라.
소중한 목숨인데 그 때문에 죽어서야 되겠느냐.

미워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미워하지 마라.

그게 잘 안돼요.
그러면 내버려 두라.

그래도 될까요.
미워하는 것도, 미워하지 않는 것도, 그냥 내버려두는 것도
그 모두 네 마음, 네 인생인데
그걸 누가 어쩌겠느냐.

그냥 있는 게 쉽지 않습니다.
미워하면서도 미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고
미워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미워하면서
어찌 한 순간인들 그냥 있을 수 있겠느냐.

누구를 미워하려면 정말 미워해보라.
미워하지 않아야한다는 그 마음을 놓고
온전히 미움 그 자체가 되어 보라.
한번이라도 제대로 미워해보라.
미워하는 그 마음의 끝까지,
미움의 그 끝까지 밀고 나가 보았느냐.
미움의 끝자락 너머에서 보는 것은 무엇이냐.

누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사랑해본 적이 있느냐.
온전히 사랑 그 자체로 있어 본 적이 있느냐.
사랑한다고 했던 것이 사랑하는 체 했던 것 아니냐.
미워한다고 했던 것 또한 미워하는 체 한 것은 아니냐.

두렵습니다.
네가 두려워하는 게 무엇이냐.
태웠던 나무에서 다시 연기가 나는 것은
온전히 제대로 태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네의 사랑이란 어떤 것이었느냐.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고
미워하면서도 두려워하고.
그런 네의 사랑이 그런 네의 인생을 만든다.
한 순간이라도 네 마음에, 자신에 솔직해라.  
두려움 없이 사랑하고
두려움 없이 미워하라.

힘듭니다.
애쓸 것 없다.
애쓰면 숨 쉬는 것조차 오래갈 수 없으니
숨을 절로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그렇게 절로 맡겨두어라.
사랑이 오면 사랑에 맡기고
미움이 오면 미움에 맡겨라.

사랑한다는 마음이 들면 그냥 그 마음을 느끼고
미워한다는 생각이 일면 그냥 그 생각을 느껴라.
흐르는 물이 애쓰지 않아도 절로 바다로 가닿듯
맡겨두면 언젠가 절로 그 바다에 이를 것이다.

이 모두를 다만 바라볼 수 있다면 그 땐 알 것이다.  
네가 일구는 이 生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그 아름다움이 또한 어떻게 눈물겨운지를,
네가 올리는 예배가 왜 네 자신에 대한 예배일 수밖에 없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