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장에 처음 글을 올려봅니다. - - ; 5년전에 꾸워놓은 시디들이 하나둘씩 부식되서 백업을 생각하고 정리하던 중에이상한 텍스트 파일이 여러개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자료들을 스크랩하는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긁어다가 모아놓는습관이 있어서 이것도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 고등학교 2학년때 제가 쓴 글이었습니다. 그것도 다 쓴것도 아니고 미완으로 남겨둔 글.. 참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보여드리고 싶네요. ㅡ_ㅡ;; --------------------------------------------------------------------------------------고등학교 1학년.학교 입학하던 날.. 다 똑같이 교복 맞춰입고. 물론 나는 교복 맞춰입을 돈이 없어서 학교에는 다 하나 있을법한 '교복 물려입기'에서 슬쩍해왔고. "몇년 졸업생이냐?""작년에요.""동생이 이번에 여기로 온다구?""예." 쨌든. 급식을 시작할때까지는 도시락 먹는 애들은 도시락 먹고, 매점가서 사먹을 애들은 사먹고. 지갑에 들어있는 돈은 달랑 천원. 이돈으로 매점에 가서 라면 사먹고, 삼백원으로는 재직 증명서 떼야 한다. 그러나. "왜 잔돈이 이백오십원이지.. 어, 왜 250원이예요? 50원은?"웬지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는 느낌이지만.씹는다. "50원은 물값이야" 제길. 중학교때는 물값 안받았는데.뭐라고 궁시렁볼려다가 1학년이 나댄다고 할것 같아서 관뒀다. 1학년-4반. 뺑뺑이를 돌려도 무슨 개 양아치들만 때려맞춰졌는지 볼성 사나운 놈들만 우글댔다. 쉬는시간에 담배빨다가 걸려서 맞고, 종례시간에는 담임한테두드려 맞는 놈들이 있었다. 그래도 친해졌다. 중학교 3년간 그놈들이나, 여기 그놈들이나, 다를것 없었다. 하루,이틀,일주일,한달이 지나면서,나는 '꿋꿋이 살아가는'놈으로 찍혀졌다. 아무래도, 예전에 있었던 종례시간에 선생님이 '가정형편이어려운 사람은 개인적으로 찾아오도록 할것'이라고 말했을때. 가난은 벼슬이라는 신념아래 꿋꿋하게 아빠는 교통사고로세상을 하직하셨고 어머니 혼자서 식당에 나가서 서빙하십니다라고. 어차피, 쪽팔림이란 없다. 떨어질때까지 떨어졌다면 두려운것도 없다. 내가 세상에게이용당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이용해 먹는것이다. 덕분에, 나는 무료 급식과, 등록금 면제라는 혜택을 받았다.중학교때는 급식도 안했고, 공부를 잘했어도 학교에서의 후원도 없어 맨날 비실거렸지만. 이제는 돈도 굳고,이천팔백칼로리의 고열랑 고단백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일단, 학교생활은 편해졌다.가난이 벼슬이고 공부 잘하면 오케이였다. 나는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는 반면에, 우리 엄마는 나이가 4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몸무게는 내 반도 안된다.키도 나보다 30센티나 작으면서 맨날 뼈빠지게 일하고 있다. 그리고 또 울기 시작한다.내가 뭘 잘못했다고. "또 왜 울어요" 내가 이렇게 물어보면 우는지 웃는지도 모르게 애매한 표정을짓고 날 바라본다. 그것 뿐. 11시까지의 자율학습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보면.벌써 엄마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쓰러져 죽은듯이 자고 있다. 홀딱 벗긴 다음 파자마를 입혀드릴까...하다가 양말만벗기고. 앞의 단추만 몇개 끌렀다. 밥상에는 웬 신문지가 놓여있어 걷어보면, 저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상관없다. 고등학교는 교과서만으로 수업하지 않는다.문제집값도 만만찮게 들어가는 것이다. 과목은 11과목을 배운다. 이중에서 교과서 수업인 4과목을 뺀 나머지 과목은 모두 교재지만, 교무실 가서 나 가난하니까 하나만 달라고 하면 안주는 선생님은 없다. 어쩌다가 담임이 이것저것 물리며 화학이며 사탐 과탐 문제집을 너댓권 모아 나를 불러서 주기도 한다. 열심히 공부하라면서. 이걸 가지고 집에 가서 풀고 있자니 엄마가 그걸 보고는묻는다. "엄마가 한가지 물어봐도 되니..?""네?""너 이 문제집 다 어디서 났니..?" 나는 은근슬쩍 장난을 쳐보고 싶어서. "전부다 쌔빈건데요." "쌔벼..?""에. 우리집 돈 없잖아요? 엄마가 적금붓는 십만원하고이것저것 세금 빼면 남는거 없는데, 좀 비싸요? 문제집값이.그래서 쌔볐죠. 뭐, 칼로 이름 쓴데만 긁어내면 되니까." 엄마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내 몸띵이를 사정없이 후려치기 시작한다. 그 근육도 없는 가느다란 팔로 맞아봤자 아프지도 않아서 계속 맞고있었다. "아! 엄마! 앗, 그게 아니라! 앗!"이게 아니지 싶어 뭐라고 말해도 막무가내다.한참을 때리고 난 후에 힘이 다했는지 내 앞에주저앉아 맥이 빠진듯, "왜 그러니... 대체 왜 그러니..." 이말만을 되풀이 하면서 급기야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울기 시작한다. 아니, 장난도 장난같지 않게 치다니. 할게 따로 있지.'부모를 욕보인 천하에 급살맞을 놈'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치자나는 얼른 울고 있는 엄마 앞에 다가갔다. 훌쩍훌쩍. 어깨를 가만가만 흔들어봤다. 요지부동.훌쩍훌쩍. 참다못한 나는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을 활딱 내린 후에 그 밑으로 '새롬 해커 고전문학' 귀퉁이에 '교사용'이라는 스티커가 보이도록 엄마 앞으로 내밀었다. "봐요! 교.사.용. 선생님이 나 공부 잘하라고 준건데,내가 장난친거예요." "...""아니,.. 아까 제가 장난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계속 때리는 바람에..." "..." "엄마?" "..." 정적이 흘렀다. 고개를 들어 나를 본 엄마의 얼굴에는수치심과 부끄러움과 기쁨과 하여튼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있는표정이었다. 정확히 십분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엄마.. 놀려서.. 기분 좋니?""아니, 이건, 엄마, 사람이 힘들때면 엔돌핀을 발산,아니, 방출해서 기분좋게... 아하하하하하하""얼마나..너를 믿고 있는데 .. 이런 장난만 엄마한테 치니..?" 미치겠다. "... 그러니까 사랑한다니까요. 나 엄마 안 사랑하면 이런짓도 안해." 그러자 엄마의 얼굴이 색상 235 채도 229 명도113로 귀뿌리까지 물들어버렸다. 어느 날은 엄마가 침울해있었다. 내가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어봐도 묻지도 않고, 그저 나를 피할 뿐이었다. 그냥 신경쓰지 말고 밥 챙겨다 먹고 도서관이나 가서 공부나 하란다. 아니, 이 엄마가 바람났나... 안그래도 키가 작아서 남자들이안으면 한팔에 들어온다고 귀엽다고 좋아할판인데. 아들네미내쫓고 뭐하시려고. 일요일날 학교 안가고 집에서 뒹굴고 있으니 귀찮다 그건가. 나도 힝하니 말씀대로 밥 챙겨먹고 도서관에 가려고 준비하고오늘이 몇일인가 달력을 보던차에, 동글동글한 엄마글씨로 오늘 날짜에 '월급받는 날'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 그런건가.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찔러보기로 했다. "월급을 못받은거예요, 아니면 잃어버린거예요?" 그 말을 듣자 방 구석에서 두팔로 몸을 감싸고 웅크리고 있던 엄마의 어깨가 들썩한다. 그리고 나온 이외의 말. "..못..받은거야." 어래, 뭐라고 아니라고 말할줄 알았는데. 이외로 여자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게 있는 모양이다.엄마도 예외는 아니었고. 쨌든. "오늘이 월급받는 날이라서... 맛있는거 해주려고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말을 못잇고 다시 눈물을 보인다. 뭡니까. "그렇다고 울고 있어요." 그랬더니, 월급주는날은 원래 그제였지만, 식당에 돈이 없어서월급을 제대로 주지도 못했단다. 그래서 오늘 월급을 다 줬는데,먼저 식당에 들어와서 일한 순서대로 주다보니 맨 나중에 들어온엄마는 월급을 못받았단다. 나는 영웅은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식당으로 쳐들어가 당장엄마 월급 내놓으라고 하고 싶지만.. 그저 상처받은 엄마를 꼭끌어안아주는 정도밖에는 할수 없었다. "... 미안..""뭐가요. 전혀. 엄마가 다른 사람들처럼 악에 받혀서 조금 더 세상을 빡세게 살아갔다면 좋았을텐데. 무리겠지요.뭐."".. 다음에는 잘해줄께.." 그런 엄마가 또 아침일찍 그 저주받을 놈의 식당에 나가고,또 예외없이 돈 천원과 쪽지 한장을 남겨두고 나갔다. "화이팅!"밑에 쓰여져있는 ps.'엄마가 오늘 꼭 월급타올께. 오늘은 천원만이야.' ... 한달전에도 천원이었는데.글쎄, 필요없다니까..; 집에 와보니 '옷도 갈아입지 않고 주무셔야 할' 엄마가깨어 있었다. 그리고 웬 고기 굽는 냄새. 부엌으로 가보니 엄마가 앞치마를 두르고는 삼겹살을구워내고 있는 것이었다. "응,왔어?" "왔는데요. 오늘 뉘 집에 제사지냈습니까?" "으으응,아니. 엄마가 사왔어.." ...월급은 받아왔다는 것을 추론할수 있었다. 보통 이런일은 소설이나, 드라마나,등등에서 잘 나오는 시나리오니까. 그렇게 해서 밥을 먹는데, 엄마의 목덜미에 빨간 줄이 그어져있는것을 보았다. 나는 숟가락을 놓고 엄마를 자세히 살피기시작했다.. 예상하고 있던 또 하나의 시나리오가 제발 틀리기를 바라면서. "엄마.. 목, 왜 그래요?" "아..이거? 넘어졌어.""넘어지면 코가 깨져야지 왜 목이 깨져요.""이상한데에서 넘어져서 그래." 긴 머리카락으로 목덜미를 감추면서 억지미소를 짓는다."무슨 애들도 아니고.." 나는 다가가서 머리칼로 가린 목덜미를 제껴보니, 선명하게네개의 손자국과 더불어 빨간 줄들이 셀수없이 그어져 있었다. "... 누가 이랬어요.엄마한테.""..." 나는 엄마를 윽박지르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사실을 듣고,다 때려부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나를 위해서 엄마가 한 전부라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엄마를 더 이상 상처입히지않는다. 대신에. "월급 받고 짤린거예요?" 정곡을 찔렸는지 엄마는 다시 색상 235 채도 229 명도113로 귀뿌리까지 물들었다. "... 야. 대단하다. 역시 바깥세상은 착한 사람들은 제대로살지도 못하게 하는군. 괜찮은거예요?" 엄마는 말도 못하고 고개 끄덕끄덕. "...괜찮으니 다행이네... 후시딘 발라야지요. 따끔거려서어떻게 하려나." 밥먹다말고 책상서랍 한구석에서 후시딘을 찾아서 엄마가아프지 않게 펴바르고 있을때, 똑,똑,하고 장판에 무엇인가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보니 눈물이었다. "... 아니, 어떻게 된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마다 눈물을 짤수 있습니까. 나같으면 돈주고 하라고 해도 못할짓을. ... 그만좀 울어요. 그만좀 울어.아들네미 하나 있으면 됐지" "... 미안..엄마가 엄마노릇도 제대로 못해..." "원래 엄마들은 엄마역할 제대로 못하는게 맞는데 왜 그래요. 새삼스레." "..." -------------------------------------------------------------------------------------- -_)y=*~ 1
나는 엄마를 좋아했다. 그래서 난...
안녕하세요. 광장에 처음 글을 올려봅니다. - - ;
5년전에 꾸워놓은 시디들이 하나둘씩 부식되서 백업을 생각하고 정리하던 중에
이상한 텍스트 파일이 여러개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자료들을
스크랩하는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긁어다가 모아놓는습관이 있어서
이것도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 고등학교 2학년때 제가 쓴 글이었습니다.
그것도 다 쓴것도 아니고 미완으로 남겨둔 글..
참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보여드리고 싶네요.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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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학교 입학하던 날..
다 똑같이 교복 맞춰입고.
물론 나는 교복 맞춰입을 돈이 없어서 학교에는
다 하나 있을법한 '교복 물려입기'에서 슬쩍해왔고.
"몇년 졸업생이냐?"
"작년에요."
"동생이 이번에 여기로 온다구?"
"예."
쨌든.
급식을 시작할때까지는 도시락 먹는 애들은
도시락 먹고, 매점가서 사먹을 애들은 사먹고.
지갑에 들어있는 돈은 달랑 천원.
이돈으로 매점에 가서 라면 사먹고,
삼백원으로는 재직 증명서 떼야 한다.
그러나.
"왜 잔돈이 이백오십원이지.. 어, 왜 250원이예요? 50원은?"
웬지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는 느낌이지만.씹는다.
"50원은 물값이야"
제길. 중학교때는 물값 안받았는데.
뭐라고 궁시렁볼려다가 1학년이 나댄다고 할것 같아서 관뒀다.
1학년-4반.
뺑뺑이를 돌려도 무슨 개 양아치들만 때려맞춰졌는지
볼성 사나운 놈들만 우글댔다.
쉬는시간에 담배빨다가 걸려서 맞고, 종례시간에는 담임한테
두드려 맞는 놈들이 있었다.
그래도 친해졌다.
중학교 3년간 그놈들이나, 여기 그놈들이나, 다를것 없었다.
하루,이틀,일주일,한달이 지나면서,나는 '꿋꿋이 살아가는'
놈으로 찍혀졌다.
아무래도, 예전에 있었던 종례시간에 선생님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개인적으로 찾아오도록 할것'이라고 말했을때.
가난은 벼슬이라는 신념아래 꿋꿋하게 아빠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하직하셨고 어머니 혼자서 식당에 나가서 서빙하십니다
라고.
어차피, 쪽팔림이란 없다.
떨어질때까지 떨어졌다면 두려운것도 없다. 내가 세상에게
이용당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이용해 먹는것이다.
덕분에, 나는 무료 급식과, 등록금 면제라는 혜택을 받았다.
중학교때는 급식도 안했고, 공부를 잘했어도 학교에서의
후원도 없어 맨날 비실거렸지만.
이제는 돈도 굳고,
이천팔백칼로리의 고열랑 고단백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일단, 학교생활은 편해졌다.
가난이 벼슬이고 공부 잘하면 오케이였다.
나는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는 반면에, 우리 엄마는
나이가 4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몸무게는 내 반도 안된다.
키도 나보다 30센티나 작으면서 맨날 뼈빠지게 일하고 있다.
그리고 또 울기 시작한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또 왜 울어요"
내가 이렇게 물어보면 우는지 웃는지도 모르게 애매한 표정을
짓고 날 바라본다. 그것 뿐.
11시까지의 자율학습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보면.
벌써 엄마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쓰러져 죽은듯이
자고 있다.
홀딱 벗긴 다음 파자마를 입혀드릴까...하다가 양말만
벗기고. 앞의 단추만 몇개 끌렀다.
밥상에는 웬 신문지가 놓여있어 걷어보면, 저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상관없다.
고등학교는 교과서만으로 수업하지 않는다.
문제집값도 만만찮게 들어가는 것이다.
과목은 11과목을 배운다. 이중에서 교과서 수업인
4과목을 뺀 나머지 과목은 모두 교재지만,
교무실 가서 나 가난하니까 하나만 달라고 하면
안주는 선생님은 없다.
어쩌다가 담임이 이것저것 물리며 화학이며 사탐 과탐
문제집을 너댓권 모아 나를 불러서 주기도 한다.
열심히 공부하라면서.
이걸 가지고 집에 가서 풀고 있자니 엄마가 그걸 보고는
묻는다.
"엄마가 한가지 물어봐도 되니..?"
"네?"
"너 이 문제집 다 어디서 났니..?"
나는 은근슬쩍 장난을 쳐보고 싶어서.
"전부다 쌔빈건데요."
"쌔벼..?"
"에. 우리집 돈 없잖아요? 엄마가 적금붓는 십만원하고
이것저것 세금 빼면 남는거 없는데, 좀 비싸요? 문제집값이.
그래서 쌔볐죠. 뭐, 칼로 이름 쓴데만 긁어내면 되니까."
엄마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내
몸띵이를 사정없이 후려치기 시작한다. 그 근육도 없는
가느다란 팔로 맞아봤자 아프지도 않아서 계속 맞고
있었다.
"아! 엄마! 앗, 그게 아니라! 앗!"
이게 아니지 싶어 뭐라고 말해도 막무가내다.
한참을 때리고 난 후에 힘이 다했는지 내 앞에
주저앉아 맥이 빠진듯,
"왜 그러니... 대체 왜 그러니..."
이말만을 되풀이 하면서 급기야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기 시작한다.
아니, 장난도 장난같지 않게 치다니. 할게 따로 있지.
'부모를 욕보인 천하에 급살맞을 놈'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나는 얼른 울고 있는 엄마 앞에 다가갔다.
훌쩍훌쩍.
어깨를 가만가만 흔들어봤다. 요지부동.훌쩍훌쩍.
참다못한 나는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을 활딱 내린 후에
그 밑으로 '새롬 해커 고전문학' 귀퉁이에 '교사용'이라는
스티커가 보이도록 엄마 앞으로 내밀었다.
"봐요! 교.사.용. 선생님이 나 공부 잘하라고 준건데,
내가 장난친거예요."
"..."
"아니,.. 아까 제가 장난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계속 때리는 바람에..."
"..."
"엄마?"
"..."
정적이 흘렀다. 고개를 들어 나를 본 엄마의 얼굴에는
수치심과 부끄러움과 기쁨과 하여튼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있는
표정이었다.
정확히 십분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엄마.. 놀려서.. 기분 좋니?"
"아니, 이건, 엄마, 사람이 힘들때면 엔돌핀을 발산,아니,
방출해서 기분좋게... 아하하하하하하"
"얼마나..너를 믿고 있는데 .. 이런 장난만 엄마한테 치니..?"
미치겠다.
"... 그러니까 사랑한다니까요. 나 엄마 안 사랑하면 이런짓도
안해."
그러자 엄마의 얼굴이 색상 235 채도 229
명도113로 귀뿌리까지 물들어버렸다.
어느 날은 엄마가 침울해있었다. 내가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어봐도 묻지도 않고, 그저 나를 피할 뿐이었다.
그냥 신경쓰지 말고 밥 챙겨다 먹고 도서관이나 가서 공부나 하란다.
아니, 이 엄마가 바람났나... 안그래도 키가 작아서 남자들이
안으면 한팔에 들어온다고 귀엽다고 좋아할판인데. 아들네미
내쫓고 뭐하시려고. 일요일날 학교 안가고 집에서 뒹굴고 있
으니 귀찮다 그건가.
나도 힝하니 말씀대로 밥 챙겨먹고 도서관에 가려고 준비하고
오늘이 몇일인가 달력을 보던차에, 동글동글한 엄마글씨로
오늘 날짜에 '월급받는 날'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 그런건가.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찔러보기로 했다.
"월급을 못받은거예요, 아니면 잃어버린거예요?"
그 말을 듣자 방 구석에서 두팔로 몸을 감싸고 웅크리고 있던
엄마의 어깨가 들썩한다. 그리고 나온 이외의 말.
"..못..받은거야."
어래, 뭐라고 아니라고 말할줄 알았는데. 이외로 여자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게 있는 모양이다.
엄마도 예외는 아니었고. 쨌든.
"오늘이 월급받는 날이라서... 맛있는거 해주려고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말을 못잇고 다시 눈물을 보인다. 뭡니까.
"그렇다고 울고 있어요."
그랬더니, 월급주는날은 원래 그제였지만, 식당에 돈이 없어서
월급을 제대로 주지도 못했단다. 그래서 오늘 월급을 다 줬는데,
먼저 식당에 들어와서 일한 순서대로 주다보니 맨 나중에 들어온
엄마는 월급을 못받았단다.
나는 영웅은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식당으로 쳐들어가 당장
엄마 월급 내놓으라고 하고 싶지만.. 그저 상처받은 엄마를 꼭
끌어안아주는 정도밖에는 할수 없었다.
"... 미안.."
"뭐가요. 전혀. 엄마가 다른 사람들처럼 악에 받혀서 조금 더
세상을 빡세게 살아갔다면 좋았을텐데. 무리겠지요.뭐."
".. 다음에는 잘해줄께.."
그런 엄마가 또 아침일찍 그 저주받을 놈의 식당에 나가고,
또 예외없이 돈 천원과 쪽지 한장을 남겨두고 나갔다.
"화이팅!"
밑에 쓰여져있는 ps.
'엄마가 오늘 꼭 월급타올께. 오늘은 천원만이야.'
... 한달전에도 천원이었는데.
글쎄, 필요없다니까..;
집에 와보니 '옷도 갈아입지 않고 주무셔야 할' 엄마가
깨어 있었다. 그리고 웬 고기 굽는 냄새.
부엌으로 가보니 엄마가 앞치마를 두르고는 삼겹살을
구워내고 있는 것이었다.
"응,왔어?"
"왔는데요. 오늘 뉘 집에 제사지냈습니까?"
"으으응,아니. 엄마가 사왔어.."
...월급은 받아왔다는 것을 추론할수 있었다. 보통 이런
일은 소설이나, 드라마나,등등에서 잘 나오는 시나리오니까.
그렇게 해서 밥을 먹는데, 엄마의 목덜미에 빨간 줄이 그어져
있는것을 보았다. 나는 숟가락을 놓고 엄마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예상하고 있던 또 하나의 시나리오가 제발 틀리기를
바라면서.
"엄마.. 목, 왜 그래요?"
"아..이거? 넘어졌어."
"넘어지면 코가 깨져야지 왜 목이 깨져요."
"이상한데에서 넘어져서 그래."
긴 머리카락으로 목덜미를 감추면서 억지미소를 짓는다.
"무슨 애들도 아니고.."
나는 다가가서 머리칼로 가린 목덜미를 제껴보니, 선명하게
네개의 손자국과 더불어 빨간 줄들이 셀수없이 그어져 있었다.
"... 누가 이랬어요.엄마한테."
"..."
나는 엄마를 윽박지르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사실을 듣고,
다 때려부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나를 위해서 엄마가 한
전부라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엄마를 더 이상 상처입히지
않는다. 대신에.
"월급 받고 짤린거예요?"
정곡을 찔렸는지 엄마는 다시 색상 235 채도 229 명도113로
귀뿌리까지 물들었다.
"... 야. 대단하다. 역시 바깥세상은 착한 사람들은 제대로
살지도 못하게 하는군. 괜찮은거예요?"
엄마는 말도 못하고 고개 끄덕끄덕.
"...괜찮으니 다행이네... 후시딘 발라야지요. 따끔거려서
어떻게 하려나."
밥먹다말고 책상서랍 한구석에서 후시딘을 찾아서 엄마가
아프지 않게 펴바르고 있을때, 똑,똑,하고 장판에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보니 눈물이었다.
"... 아니, 어떻게 된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마다
눈물을 짤수 있습니까. 나같으면 돈주고 하라고 해도 못할짓을.
... 그만좀 울어요. 그만좀 울어.아들네미 하나 있으면 됐지"
"... 미안..엄마가 엄마노릇도 제대로 못해..."
"원래 엄마들은 엄마역할 제대로 못하는게 맞는데 왜 그래요.
새삼스레."
"..."
--------------------------------------------------------------------------------------
-_)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