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만났다. 자주 만나긴 했지만 오늘은 마치

이인영200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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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만났다.

자주 만나긴 했지만 오늘은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30분밖에 안걸린다고 빨리 나오라고 닥달을 하고선 정작 내가 10분을 늦어버렸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계단을 올라가며 계단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그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5년 전 우리가 항상 만났던 그 길 같았다. 난 항상 조금씩 늦고, 그는 담배를 피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가 나를 보며 인상을 찌뿌리면 난 애교를 부리고 우린 서로 웃음을 터뜨리곤 했었다.

 

떡볶이는 그와 만날때 우리가 가장 많이 먹었던 저렴한 음식(?)이었다. 사실  그날은 고기를 먹으려고 만난 것이었으나 그와 나 둘 다 떡볶이로 마음을 바꾸었다. 천호동 가장 맛있는 포장마차 떡볶이 집에서 그와 함께 떡볶이와 오뎅, 순대를 먹고 있으니 다시 5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의 대화는 일명 똘끼 대화다. 거의 내가 주도를 하긴 하지만 내 장난을 정말 그렇게 잘 받아주는 사람은 그밖에 없다. 맞지도 않는 말로 우기고 장난을 걸면 그는 그만의 재치로 받아친다. 그날 똘끼 대화를 하며 우린 남의 눈 아랑곳 않고 무지하게 웃어댔다. 그를 만나면 항상 그렇게 웃는다.

 

우린 사귀기 전에도 친했고 지금도 여전히 친하다. 그는 내 모든 것을 알고 내게 맞춰줄 줄 안다. 내가 어떤 생뚱맞은 말을 해도 다 알아듣고 대답하고 내가 어떤 오기를 부려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안다. 또 내가 어떤 못된 말을 해도 기분 안나쁘게 충고할 줄 알고 내가 어떤 못된 성격을 부려도 다 받아줄 줄 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다들 그럼 왜 헤어진거냐고 묻는다.

그가 질리고 싫어져서 헤어졌던 건 정말 아니었다. 그는 싫어질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저 서로가 너무 바빴고 서로의 원하는 점을 채워주기가 힘들어져서였다. 그 이유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헤어졌다고 어색해지는 사이가 될 수 없다.

우린 그렇다.. 항상 그래왔다..

 

그는 날 여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사랑하고, 나 역시 그를 한 사람으로서 사랑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6년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 곧 7년 째..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와 나 역시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나 우린 현재 우리의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 비록 모르는 사람들은 욕을 하더라도..

 

우리는 정말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