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러시안 32도, 보드카를 베이스로 깔루아를 올드

조현상2007.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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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러시안

 

32도, 보드카를 베이스로 깔루아를 올드 패션스 글라스에 담아 빌드 기법으로 만듭니다. 온스를 사용하지만 3:1 정도라는 느낌으로 조금의 감이 필요합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다른데 있습니다. 얼음의 갯수와 젓는 것에 대한 약간의 정성 정도?

 

단순히 섞는 다는- 쉬워 보이는 쉬운 그런 칵테일이 아닙니다. 보드카와 깔루아는 둘다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젓는 것에 정성이 부족할 때 유독 블랙러시안은 강한 알콜 냄새를 돌출시킵니다. 후각을 마비시키고 첫 잔은 입술을 적실 정도로-

 

얼음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향이 죽습니다. 달콤함과 코를 찌르는 보드카의 열기가 냉기에 희석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더 이상 젓게 된다면 첫 잔은 한 모금-

 

젓는 것은 중요합니다.

보드카와 깔로아는 결코 섞이지 않습니다.

 

올드 패션 글라스는 입구가 넓고 점점 좁아 집니다. 둘 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얼음이 조율합니다. 때로는 얼음 조각이 뭉쳐있는 모양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결국 잔의 모양과 얼음조각이 그 순간 순간 어떠한 모양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경계와 경계를 무너뜨리는-

 

젓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첫 잔은 향기입니다. 두번째 입을 댔을 때는 보드카의 열정입니다. 다음은 얼음의 냉정입니다. 네번째는 비로소 모든 것이 섞여버립니다. 물과 알콜과 커피의 조직들이 가장 좁아진 잔의 둘레를 돌며 서로의 정체성을 잃은 체 조각 조각 납니다. 네번째 마실 때는 꼭 한번 가볍게 저어줘야 합니다.

 

마지막 잔에 남아야 하는 것은 깔로아의 달콤함입니다. 깔루아는 조금 무겁습니다. 네번째 입을 댔을 때 한번 저어줬기 때문에 조금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깔루아가 다시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조금의 절제력과 아주 조금의 조급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잔에서의 얼음은 둘레의 조직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너무 자제력을 발휘하면 깔루아는 금세 물과 섞여 달콤함을 잃어버립니다. 너무 성급하면 입안을 채울 정도의 마지막 한 모금으로는 부족합니다.   

 

레몬은 보드카와 깔루아처럼 섞이지않습니다.

초코시럽 한 방울은 보드카와 깔루아의 명확한 경계에 스며듭니다.

 

블랙러시안-

 

당신때문에 마시게 된 블랙러시안

 

세달 가까이 전 50만원치 정도의 블랙러시안을 마셨습니다. 100잔 정도입니다. 3200도의 알콜이 내 몸 구석구석에 또 심장에 진하게 배어있습니다.

 

이미 난 죽어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아 다시 당신을 곁에 두고 블랙러시안을 마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