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손과 맨유,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

이희산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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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리그에 있어 1월은 8월부터 시작된 장기리그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다. 이 기간에는 각 리그의 팀들은 겨울 이적 시장(transfer window)을 통해 자신이 부족했던 선수층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된다.

 

라르손의 임대 그리고 화려한 데뷔전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 12월 일찌감치 발빠르게 공격수 헨릭 라르손의 임대영입을 성공했다. 반 니스텔로이가 떠난 상황에서 웨인 루니, 루이 사하, 올레 군나 솔샤르 이 세 명의 선수만을 가지고도 도합 22골(루니와 사하 8골, 솔샤르 6골 – 프리미어 리그 기준)을 이끌어낸 퍼거슨 감독은 ‘4번째 공격 옵션’의 추가 장착을 노린 것이다.

 

17번의 백넘버를 달고 아스톤 빌라와의 FA컵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진 라르손은 결국 선제골을 올드 트래포드에 모인 관중들에 선사하며, 자신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였고, 팬들과 카메라는 라르손을 쫓아 다니며 새로운 맨유의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라르손의 맨유데뷔골 -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07455420070108005815)

 

맨유의 공격력에 날개를 단 라르손 영입

이제는 지난 이야기가 되버렸지만, 지난 여름 많은 사람들은 반 니스텔로이의 방출로 인한 퍼거슨 감독의 독단적인 팀 운영을 지적했다. 여기에 특히나 녹슬지 않은 골 결정력을 지닌 반 니스텔로이는 새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여전한 결정력으로 팀에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퍼거슨에게 처음과 같은 비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루니, 사하, 솔샤르의 공격진은 꾸준하게 상대방 골문을 공략하고 있으며, 호나우두와 긱스의 날카로움이 더해진 맨유의 공격은 맨유가 프리미어리그에서 22게임에 49골을 넣으며 1위를 달리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시즌 맨유의 공격진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두 명의 포워드 뿐만이 아니라, 두 명의 측면 공격수가 골문을 향해 위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지 않고 끊임없이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상대방 수비수들의 빈 공간을 찾아 움직이며 서로의 공격을 돕고 있다. 자신이 공을 갖지 않을 때 역시 다른 선수들이 파고 들어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뛰어난 개인 능력을 가진 공격수에겐 많은 숫자의 수비수가 붙게 마련이다. 그로 인해 생겨나는 빈 공간을 만들어내고, 또 그 공간을 십분 활용하는 맨유의 공격은 누구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리기 어려울 만큼 다이내믹한 모습을 선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라르손의 영입은 루니, 사하, 솔샤르 이 세 명의 선수 중 누구와 대신해 출전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좋은 선택이다. 셀틱 시절에는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지만,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호나우딩요, 에투의 조역으로 활약던 라르손은 조연으로 물러날 그 당시에도 큰 불만 없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팀 플레이어’ 로서의 면모를 과시 했다. 뿐만 아니라, 라르손은 178cm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순발력과 ‘킬러 본능’을 가지고 있어, ‘결정력’ 측면에서도 맨유에게 임대 기간 동안 인상적인 골을 안겨주고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라르손의 경기 중 플레이 모습(2006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http://www.youtube.com/watch?v=UA7l7qOY9v0)은 지금의 맨유 공격진의 계속되는 공간 창출 움직임과의 조화에도 별 무리가 없을 만큼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는 활동력을 보여준다. 퍼거슨 감독의 이러한 뛰어난 안목을 라르손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증명해냈다. 퍼거슨 감독은 바르셀로나 시절 에투, 호나우딩요, 메시 등을 든든하게 받쳐주던 역할을 루니, 호나우두, 긱스에게 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36살의 식지 않은 열정을 젊은 선수들이 배우길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퍼거슨 감독은 아스톤 빌라와의 FA컵 경기가 끝난 후 라르손을 ‘리틀 칸토나’라 칭송하기도 했다.) 라르손, 반 데 사르, 스콜스, 게리 네빌, 긱스, 솔샤르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은 아직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한 루니, 호나우두, 박지성과 같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끝까지 리그 테이블의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단단한 지지대로 작용할 것이다.

 

겨울 이적 시장, 그리고 남은 시즌의 전망

맨유 경영진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을 제한한다고 이미 밝혔다. 아마도 2000만 파운드의 가격표가 붙어진 오웬 하그리브스(바이에른 뮌헨)과의 협상을 제외하고는 big name signing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라르손의 영입으로 상당히 단단해 지기는 했지만, 첼시가 6점차로 뒤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은 언제든 위협이 되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특히 후반기 일정은 맨유에게 불리 할 수 있다. 첼시, 리버풀, 아스날을 상대로 부담스런 원정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보여준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꾸준하게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가 아마도 퍼거슨 감독의 현시점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한다. 박지성의 골 소식은 그런 퍼거슨 감독의 짐을 덜어주는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