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형수의 독방에서의 고백

이기홍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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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조차 샐 곳 없는 철저한 외로움이라도

  난 행복했다. -

온갖 서글픔에 목이 메이도록 소리를 질러보지만

수족이 단단히 묶인 채  밀폐된

조그만 독방안에서의 처참한 나의 절규 따윈

아무도 듣는 이 없이 철저히 무시되고,

어둠 속에선 벌써 억겁의 시간이 흐른 양

개념없는 시간의 흐름은 이미 의미를 잃어

날 점점 무거운 나락으로 디밀곤 한다.

습기로 가득찬 수없이 많은 절망이 배인 이 곳..

거기에 맞물려 비춰지는 ,

그 누구라도 동정 할 슬픈 내 모습..

인간이라면 어떠한 환경속에서도 견딜 수 있다고,

귀동냥으로 얻은 내 지식안에선

도저히 수용하기 힘든 몸부림이 인다.

난 지금 몸부림을 치고 있다.

어두운 곳, 더욱이 아무도 없어

이 세상에서 내가 배운 단어,

모두를 입 밖으로 내뱉어 봐도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나을 듯한 이 분위기가 가슴을 파고든다.

 .

.

이제 몇시간 후면

나의 이 모진 목숨을 지우고 가야 할 시간이, 그 마지막이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목숨을 조건으로,

나 이 세상.. 처절한 몸부림으로 살다가, 끝을 향해 다가섰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그댈 사랑했음을 진심을 다해 고백하고 싶다.

손톱 끝에 배인 핏물의 고통이 누군가의 이름으로 화하여

내게 위안을 주고 평안을 주었다고..

가슴을 쥐어짜서 말리고 말려놔도

그 중심엔 나를 위해 기도하는 눈물 젖은 너의 모습만이 남아,

그래서 나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간다고..

고맙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