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이 키운 외과의사2

김영준200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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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이 키운 외과의사2

13세기 유럽 최고의 의과대학이라 불리었던, ‘파리의과대학’ 이 대학에서 외과과목 수업을 폐지하면서 시작된 외과의와 내과의 사이의 갈등! 그러나 칼자루는 내과의사들이 쥐고 있었다.


“그러니까 머리가 깨진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한다?”

“빨간약을 발라줍니다!”

“고름이 잡힌 환자는?”

“빨간약을 발라줍니다!”

“배가 아픈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한다?”

“빨간약을 발라줍니다!”

“좋습니다. 이제 당신들은 외과의사가 됐습니다.”

 

이렇게 속성으로 외과의사가 된 이발외과의들은 사회에 퍼져나가게 된다.

문제는 이때부터인데, 정규의대과정을 거친 외과의들과 속성반 출신의 이발외과의들의 구별법이었다.

정규과정을 마친 외과의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지만, 내과의들의 비호를 받던 이발외과의들은 자신감이 있었다.

더구나 그들도 그들 나름의 조직을 구축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묘하게 꼬이게 된다.

“정규과정 거친 놈들만 청백적 간판다는데…이거 좀 불공평 하지 않냐? 우리도 외과 과정 마쳤잖아! 우리도 간판 달 자격 있지 않냐?”

“당근이지! 누구는 의사고, 누구는 이발사냐? 우리는 새로운 세기에 걸맞는 퓨전 하이브리드 직업인 아니냐? 우리도 이거 달자!”

 

청백적 간판이라 함은

청색은 [정맥]      백색은 [신경]      적색은 [동맥]

표현한 것으로 외과의사를 의미하는 간판이다. 정규외과 과정을 거친 의사들이 개원했을 때 이를 간판으로 내걸었다

 

이리하여 외과 속성과정을 거친 이발사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외과의의 상징인 청백적 간판을 내걸게 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게 나선표시로 변형되었다는 것일 뿐…

오늘날 이발소 앞에 걸려있는 청백적 간판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환자들은 어디가 정규과정을 거친 의사의 병원인지, 어디가 속성반을 거친 이발외과의사의 병원인지를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순 돌팔이들 아냐?”

“그러게…외과에 가면 허구한 날 빨간약만 발라줘” 

 

내과의들이 원했던 여론이 형성되게 된 것이다.

이제 환자들은 외과의사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고, 진짜 의사는 내과의사라는 여론이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