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빚더미, 돈놀이 인생을 권하는 사회?

이장연200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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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빚더미, 돈놀이 인생을 권하는 사회?
가계대출, 돈장사에 대한 환상과 만성스트레스


지하철역 앞에서 하나씩 집어들고 출근하는 지하철 무료신문에서 놀라운 광고를 보았다.
과도하게 가슴을 부풀리고 늘씬한 각선미를 뽐내는 검은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가 가죽소파 위에 하이힐을 신은 발을 올리고는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한채 롱스타킹을 걷어올리는데 허벅지 살이 엿보인다. 무슨 페티시즘(이성의 몸의 일부, 옷가지, 소지품 따위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이상 성욕의 하나)을 표현한 듯 보인다. 그 반대편에는 동그라미 4개가 들어간 은색 외제차량이 보인다.


대출, 빚더미, 돈놀이 인생을 권하는 사회?

괜실히 여자의 치부를 드러내 사람들의 눈을 잡아끈다. 하지만 여기에 넘어가면 낚인 것이다. 이미지 캡쳐 : 메트로



이 두가지 장면만 보고서는 왼쪽 여자사진은 무슨 모발일 섹시화보집 광고처럼 오해할 수도 있고, 오른쪽은 외제차량 선전광고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속된 말로 낚이게 된다.

헌데 잘 보면 빨간 체크표시가 되어 있는 부분에 이런 문구가 들어있다.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던 섹시한 여자가 이젠 '나의 애인(愛人)'이 되었다는 것과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던 값비싼 외제차가 '나의 애마(愛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범접못할 여성와 사귀게 되고 외제차를 갔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이 광고가 제시하고 있다.
한 포탈사이트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증권(주식)뿐만 아니라 펀드, 재테크(보험, 대출), 신용, 세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니 제발 이용해 달라고, 검색창에 'ㅇㅎ 금융'이라고 쳐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또한 다른 포탈의 금융서비스보다 자신들을 이용할 경우, 여자든 외제차든 원하는대로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함께 심어주고 있다.

이 포탈사이트의 전면광고가 한 여성을 외제차량과 같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값으로 매기는 등 여성 모독적이며 선정적이고, 물신을 추종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그렇지 다른 포탈사이트에서나 일반적인 신문지에서도 이런 광고나 코너들은 쉽게 볼 수 있다.

대출, 빚더미, 돈놀이 인생을 권하는 사회?

D캐피탈(ㅇ그룹계열)도 대출 금융서비스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지하철 무료신문에 빠짐없이 광고 중이다. 이미지 캡쳐 : 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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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캐피탈의 이 광고도 여성을 모델로 내세워 직장인 대출을 광고하고 있다. 이미지 캡쳐 : 메트로



특히 요즘 금융광고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대출광고인데, 케이블방송을 보다보면 15XX-XXXX란 전화번호를 연신 외치는 여배우들이 나와서는 돈 빌려가라고 아우성을 친다. '20세 성인이면 누구나 무보증, 무담보로 은행금리보다 낮은 이율로 신용 대출을 해주겠다'는 광고는 세상에 넘쳐난다. 집을 사든 빚을 갚든간에 무리해서라도 저축보다는 대출받으면 모든게 해결되고, 대출 받으면 황금돼지의 행운과 성공도 얻을 수 있고 그게 재테크인양 떠벌린다. 가계빚이 넘쳐난다는 경제뉴스에 올라오지만, 가계대출 증가액이 40조9천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값싼 이율에 담보도 없이 신속하게 신용 대출해줄테니 돈 빌려가서 빚더미와 신용불량에 올라 앉으라 한다.

이렇게 넘쳐나는 대출광고들을 보면, 말이 금융서비스지 돈 있는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모든 사회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돈놀이, 돈장사' 공격을 가하는 것과 다름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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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없이 신용대출! 소문난칠공주 미칠이도 돈장사 모델을 하고 있다. 이미지 캡쳐 : 메트로



그리고 이런 돈놀이 공격에 나선 이들은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담당하던 은행과 일부 재벌계열 금융사, 보험사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주요포탈 등 인터넷 기업들도 한몫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출서비스를 이용하게끔 주기적으로 광고성 스팸메일을 보내는 것 주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웹페이지 상의 광고노출도 적극적이다. 포탈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노출 배치를 해놓는다. 또한 대출관련 영업점과 영업관계자의 블로그와 까페들도 무수히 많다.

어쨌든 간에 밝아온 새해에도 돈을 중심으로 회오리처럼 빨려들어가고 있는, 물신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돈에 대한 만성 스트레스와 두통은 쉽게 치유되지 못할 것 같다.

* 개인적으로 치유방법을 주제넘게 제안한다면..저축뿐이라고 성급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싶다.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간에 땀흘려 떳떳하게 번 돈을 적금이든 예금이든 통장에 차곡차곡 저축하는 길 밖에 대출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 싶다. 시간이 오래걸리긴 하겠지만 남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돈 욕심을 버리는 것도 전제되어야 할 듯 싶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어떻게 살아가냐라고 말도 안된다고 하겠지만 가능하다.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순한 양이 아닌 울타리를 벗어난 자유로운 산양이고 싶다면 가능하다. 조금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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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포탈사이트의 금융코너에는 어김없이 대출서비스가 자리하고 있다. 빨간색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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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대출받으라는 스팸메일이 쏟아져 들어온다. 어떻게 메일주소를 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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