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_ 1

장진욱200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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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방안은 아직 어두운 상태였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열었다. 핸드폰 안의

 시간은 A.M 4:00 이었다. 항상 그렇다. 그 날 이후

 항상 이 시간에 눈을 뜨게 된다.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이라도 당하 듯 이 시간에 눈을 뜨게 되고 역

 시나 항상 그렇듯이 볼 위론 알 수 없는 뜨거운 물이

 흐르곤 한다. 마치 이 세계의 존재하는 모든 것이

 사라진 듯한 고요함과 함께.

 방문을 여니 어느덧 어둠에 익숙해져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항상 이렇다. A.M 4:00 에 느꼈던 그 고요함도

 어느덧 익숙해져 생활의 일부라도 된 마냥 무반응하게

 넘기게 된다. 밖은 어두웠지만 모든 것이 보였다.

 하늘엔 귀가 길고 크며, 윗입술이 갈라져 있고

 긴 수염을 달고 있는 짐승이 날 보기 위해 빛을 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마치 그 눈으로 그 때 그 날의 잊고

 싶었던 감추고 싶었던 그 아픔까지 보는 듯 했다.

 그 날의 아픔을 바라보는 그것을 뒤로하고 나는 더

 높이 올라갔다. 계단 하나하나를 오를 때마다 더욱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가는 듯 한 기운을 느꼈지만

 그 기운 마저도 어느덧 익숙해져 버렸다.

 집 위로 올라 온 나는 무릎정도 밖에 오지 않는 난간

 위로 올라가 아래를 바라 보았다.

 '똑같잖아'

 무언가를 바랬던걸까? 무심코 나는 실망하고 말았다.

 조금 더 높이 있으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사라졌던

 모든 것들이 이 고요함을 뚫고 나의 오감에 느껴 질

 것이라고 생각 했던걸까? 허나 새는 빛마저 없었던

 나의 방과 매한가지였다. 실망감에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린 나는 그 좁은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서커스의 단원 마냥 그대로 누워 버렸다.

 '바람이 너무 차'

 그 날 보았던 그녀의 마지막 말처럼 바람이 너무 냉랭했다.

 자연을 거부할 수 없는 인간처럼 나 역시도 그녀와의

 마지막을 거부할 권리도 거부할 힘도 없었다.

 그런 나의 무기력함을 느끼자 마치 기다렸 듯이 눈가를

 따라 뜨거운 물이 흘러 내린다.

 바람을 그녀라 생각하며 거부하지도 거역하지도 않고

 그것에게 몸을 맡기자 그녀의 품처럼 점차 포근해지며

 그녀의 마음처럼 따뜻해졌다. 그 따뜻함을 느끼고

 몸의 긴장을 풀자 눈이 살며시 감기며 그녀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