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다 2

김은정2007.01.12
조회21

< 그 남자 >

 

 

아 됐고, 시끄럽고

넌 이제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돼.

오늘 일 만회할 만큼 정말 괜찮은 여자를 소개해 줄래?

아니면 나한테 맞을래?

 

뭐? 그 여자가 괜찮아?

야,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나도 좀 알자.

도대체 어디가 괜찮아? 어디가?

 

성격? 성격 하나는 끝내 줘?

야, 너 말 잘했다. 성격 진짜 끝내 주더라.

끝내 주게 이상하더라.

 

아니,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지.

그렇게까지 실망스런 표정을 지어야 하냐?

하도 떨떠름해하기에 내가 물어 봤다?

"제가 마음에 안 드시나 봐요."

 

그랬더니 뭐랬는지 알아?

"전 현경이가

제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를 좀 했거든요."

 

그러면서 자기 이상형 이야기를 하는데

뭐? 에릭 더하기 원빈 더하기 김제동?

 

아이고, 그 세 먕 잘 섞어 놓으면 멋있기도 하겠다.

그거 한마디로 압축하면

김제동이 막 춤추면서 "내가 팼어 내가 팼어~"

그러다가 갑자기 이 악물고

"내가 너무 많이 팼지? 많이 다쳤어? 치료비 얼마면 돼?"

 

그게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거지!

세 명 섞으라며!

 

아 어쨌든 됐고

야, 빨리 말해, 너 어쩔 거야?

이번 주 내로 오늘 일 만회할래, 아니면 맞을래?

 

 

 

< 그 여자 >

 

 

야, 넌 내가 싫지?

아니야 아니야, 넌 날 싫어해.

그게 아니면 왜 그런 남자를 소개해 줬겠어?

말해 봐! 말해 봐! 응?

 

뭐? 그 남자가 어땠기에 내가 이러냐고?

일단 내가 아무리 성격 좋은 남자를 찾았다고는 하지만

그 사람은 외모가 너무! 응? 너무! 응?

야, 너무하잖아~

 

거기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빈정거리는 그 말투!

아우 불쾌해!

 

너, 그 사람 이상형이 뭔지 아니?

낮에는 신사임당 밤에는 어우동이래!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그랬지.

"어머, 나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나 봐요.

두 분 나이 더하면 얼추 천 살은 될 텐데.."

 

아니 내가 그렇게 말을 하면

'아, 지금 이 여자가 내가 분수도 모른다고 비꼬는 거구나.'

딱 알아야 하잖아?

 

근데 오히려 나를 딱하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는 거야.

뭐? 청순한 섹시미에 소탈한 성격?

거기다 한 번씩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대단한 마력?

 

하이구~

그러면 위에는 섹시한 탱크톱 입고 밑에는 소탈한 몸빼 입고

그러곤 막 청순하게 호호거리면서

채찍 휘두르면 되겠네~ 철썩철썩!

 

하여튼 애인 없는 인간들은 다 이유가 있다니까?

분수를 알아야지 분수를!

 

뭐? 나도 똑같다구?

어머, 그건 아니지~

난 애인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안 만드는 거야~ 진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