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는 것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가치있다

임초롱200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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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春문예 당선자는 '辛春고아'] 글써서 밥벌이? "소설같은 얘기"

 

이 신문기사를 읽고 잠시 흥분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됐고요. 현실은 정말이지 너무나 불공평한 것들 투성입니다. 예술은 더이상 상품이 아니면 값어치가 없는건지, 그리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건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제 블로그에는 이미지나 동영상보다 Text들이 월등하게 많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제가 쓴 글을 끝까지 읽지 않겠지요. 왜냐하면 길고 재미없는 내용도 많으니까요. 물론 전 작가도 아니고 뭣도 아닌 그냥 블로그 유저일 뿐이기 때문에 제 글을 안읽는다고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책을 읽고 Text를 읽는데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서점에 가는 것과 책을 읽는 것을 즐겨했으면 좋겠습니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고 삶 자체니까요.

 

 

 

글을 읽는 것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가치있다

 

Text는 점점 이 시대에 불필요한 것처럼, 마치 애초에 없어도 됐던 것처럼 도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선사시대의 우리 조상들은 동굴의 벽에 그림을 그렸지만 문자가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자신의 의견을 글로써 표현했다. 삶의 지혜와 선인들의 명언, 그리고 인류의 역사와 모든 삶 자체가 문자로 남겨졌다.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과학 기술은 발전했으며 더욱이 컴퓨터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이제 카메라 앞에 서서 글로 표현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를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원한다. 수용자 역시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고 싶어 하고 길고 긴 몇 장이나 되는 글 보다는 (설령 그 글이 아무리 감동적이라 하더라도) 한 번에 그 감동을 압축시켜 놓은 이미지 한 장에 더욱 열광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사람들은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글을 쓰기를 좋아한다. 몇 줄의 문장에 감동을 받아 인생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고, 중학교에 다닐 때는 두꺼운 원고지를 들고 다니며 시를 쓰기도 했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고 드라마에 열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을 싫어하진 않는다. 두 매체는 엄연히 비교 대상이 아니고 서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글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내가 어디서든 글로 먹고 살겠다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한다. Text의 가치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든 걸 빨리빨리 하기를 원하는 대중이 이미지나 동영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더 많은 노력을 요하는 글 읽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들게 쓰인 글이 그에 맞는 대접은커녕 읽혀지기도 전에 소외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생 자체가 유지가 힘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엄청난 노력과 시간과 재능을 필요로 하는 문학 (그리고 많은 장르의 Text) 창작을 아무런 댓가도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작가는 더 이상 직업이 될 수 없는 걸까.


몇 년 전, 귀여니가 등장하고 인터넷 소설의 가치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치솟았을 때 그것을 가장 많이 비판한 사람 중에 한 명이 나다. 맞춤법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엉터리 Text가 소설이라는 이름을 달고 문학 작품처럼 대접을 받는 것이, 그리고 그 글을 쓴 사람을 작가 취급하는 것이 매우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사람들은 그 글을 읽고 그 와중에 일부는 감동을 받았으며 심지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고 책으로 출판됐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귀여니는 떼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성형수술도 할 수 있었다. 이런 현실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몇 년 동안 하나의 완성된 글을 쓰기 위해 경제적인 부분을 포기하고 (이것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작품에만 매달린 진짜 작가들은 1년에 100만원을 벌기도 힘들고 그 글이 책으로 출판이 될 거라는 보장도 미래도 없는데 고작 몇 달도 아닌 며칠 밤 만에 완성한 그런 글을 쓴 작가들이 대접을 받는다니.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이런 인터넷 소설이라도 계속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Text는 소외되고 있고 서점에는 온통 자기 개발서와 작가가 아닌 사람들이 작가의 도움을 받아 책처럼 만든 책들이 장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나마도 대중에겐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니 거의 확신하고 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왜 책을 읽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읽을 만한 게 없어서라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그 사람은 일 년에 몇 권이나 되는 책을 읽을까? 그렇다. 나는 지금 아주 명백하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길어 보이는 Text에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있는 중이다. 단 한 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자리를 메우고 넘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Text고 문학이다. 요즘 아이들이 (그리고 많은 성인들도)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약하고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글이나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곧 수험생이 되는 이들이나 현재 수험생들이 논술 때문에 몇 백 만원씩 드는 과외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의 논술 실력을 쌓을 수 있다. 책을 읽기가 힘든 건 자신의 뇌로 사고하기를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바로 설명되는 것만 쫓아가다간 일부분에서 당신은 진짜 바보가 될지도 모른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 게시판에 쓰인 말도 안 돼는 글들과 수많은 블로그와 동호회 게시판에 쓰인 게시물들 몇 가지만 보더라도 그 사실은 일부 증명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이 글의 핵심이 책을 많이 읽고 모두가 글을 잘 쓰자는 건 아니다. 각각의 개인이 작가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이미 이 세상엔 정말로 훌륭한 재능을 가진 작가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들이 존재한다. 내가 쓰지 않는다면 그 글들을 읽으면 된다. 슬프지만 모든 것이 산업이 됐기 때문에 출판을 하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은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책을 사는 데 돈을 쓰지 않는 건 다른 매체가 책을 대신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배우나 감독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듯 작가를 먹여 살리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굳이 이 글에서 책이 주는 효과에 대해 언급하진 않겠다. 어차피 그건 당신도 알고 있을 테니까. 만약 모른다면 당신은 정말 진정으로 바보일 테니 설명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늘 영화 산업에 대해서 비판을 할 때 “오직 수익”만을 노리는 제작자나 배급사를 비난하듯 출판계도 각성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출판사도 먹고 살아야 한다. 돈이 되지 않는 책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다가 자멸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고, 현재 출판업계가 얼마나 고난을 겪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책들이 서점에 있도록 해야 하고 작가들이 생계에 쫓겨 자신의 재능을 내팽겨 치지 않도록 text의 가치를 높여줘야 하는 것도 출판계의 역할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이 후 일본 문학이 잘 팔리기 시작하자 서점엔 온통 일본 문학이 판을 치고 조금이라도 유명세를 탄 사람이 등장하면 그 사람의 별 매력도 없는 일대기가 드라마틱하게 포장되어 책으로 나온다. 그 와중에 한국의 작가들은 모두 죽어가고 있다. 비단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동영상이나 이미지들이 세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모든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책들이 되도록 많이 세상에 나오게 하기 위한 방책이 필요하다. 이것을 내가 직접 제시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2007년 1월 1주차 베스트셀러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 중에 한국 문학이 단 한 편도 없다는 걸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해야 납득이 갈지 모르겠다.


나는 문학창작과에 다니고 있다. 그러므로 내 주위에는 정말 많은 예비 작가들이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고 대부분은 이미 좌절을 겪고 있다고 봐야한다. 사람들이 읽지도 않을 글에 몇 년에 걸쳐 매달리는 건 엄청난 에너지 낭비이고 그 자체가 비참한 일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글을 써야 하는가. 나의 만족을 위해서? 물론 글 한 편을 완성한 후의 만족감은 작가로서 그 무엇에도 비교하지 못할 쾌감이다. 하지만 그 글을 비단 나만 좋자고 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 감동을 받거나 영향을 받길 원해서 쓰는 것이다. 내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고 내 인생의 20%가 바뀌었듯이 누군가의 인생에 내 글이 보탬이 된다면 진정 행복한 작가가 아닐까. 그러나 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확률은 그래서 내가 글만 쓰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확률은 0다. 결론은 이렇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꿀 수 있지만 진정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십분 발휘해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 사람뿐이다. 그 평가는 신춘문예 심사위원이 처음 내리지만 결국엔 대중이 마지막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이 세상에 작가란 이름을 가진 수많은 이들은 아직 그 대중의 마침표를 받지 못한 채 작가로써 살지 못하고 세상을 표류하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검증받지 않은 인터넷의 Text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일부는 작가 전체를 욕 먹이고 Text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물론 그런 검증 안 된 글들을 세상에 먼저 내미는 출판업계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긴 하지만.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책만 읽으라는 것도 아니다. 모두 바쁘게 살고 시간에 쫓기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하루에 책 한 두 페이지 읽는 것이 그리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들이 책을 읽어야 더 좋은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자기 개발서나 여행기뿐이라면 지금과 달라질 건 별로 없겠지만 그것이 작가들의 수필이고 문학이라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책을 읽는다고 특별히 변하는 게 있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히 Yes라고 말할 것이다. 책은 당신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좀 더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며 정말 당신에게 잘 맞는 책을 만난다면 당신의 인생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어떤 강력한 것을 얻기 위해 영화관을 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가볍게 책을 읽다보면 그 안에서 엄청난 효과를 건질 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 책을 읽느라 나도 모르게 밤을 훌쩍 새버린 그 시절은 어디로 간 것이며 그런 시간들을 낭비처럼 여기는 사고방식은 어디서 온 것인가. Text의 가치는 지금 이 세상과 현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고 무한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 바램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