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임선영200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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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를 본 이후로, 영화관 갈 짬을 만들지 못했는데, 저녁먹을 준비할 시간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화 보러가자고. 미녀는 괴로워와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인기있는 영화였는데, 친구가 이미 다 보고 난 후였고, 나는 오래된 정원이 보고 싶었고, 친구는 언니가 간다가 보고 싶었는데, 불행히도 두 작품다 막을 내리고 난 뒤였다. 그래서 우리는 허브를 보기로 했다. 지난 봄에 '도마뱀' 보고 나는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봐주지 않아서 별로 평가도 받지 못한 영화였기에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평이 어떨지 궁금하다.

 

음,

 

'허브'를 좋아하는 일곱살 지능의 스무 살 아가씨로 나오는 강혜정과 

해맑고 깜찍한 강혜정의 미소에 완전 꽂혀버린 정경호(이름 맞나?)

아이는 아직 혼자 설 준비가 안되었는데, 하늘이 먼저 데려가버리려고 하는 강한 엄마, 배종옥

이렇게 세 사람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얼마전, 야심만만에서

칠공주에서 연하남으로 나왔던 '박해진'이 첫사랑을 얘기하면서, 그애를 봤을 때, 오로라가 보였다. 다른 여자들도 만나봤지만, 그애가 유일하게 오로라가 보인 아이였다. 뭐 이렇게 자신의 첫사랑에게 필이 꽂힌 이야기를 했었다.

 

여기, 허브에서는 강혜정이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순간에, 그런 강혜정을 보고, 필이 꽂힌 정경호도 아마 강혜정 주변에서 오로라를 보지는 않았을지? 강혜정도 정경호를 처음 봤을 때, 상황이 아주 우스운 상태였는데도, 왕자님으로 보였으니까, 둘은 진짜 콩깍지가 씌인게 분명하다.

 

음, 하지만, 일곱살 짜리와, 스물 몇 살 짜리가 연애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속된 표현, "가지고 놀다 버린다" 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 진심이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심이란, 가슴이 알아차릴 수 있을 때까지, 정성들여 지켜봐야 하는것이기 때문에, 여기 주인공들의 진심도 시간이 좀 걸린다.

 

아픈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날까봐, 아이는 엄마를 데리고 거대한 허브 밭으로 가려고 한다.

가긴 갔다.

둘이 가긴 갔는데, ... 아무튼 그 밭.

그리고, 진짜 하늘길 가시는 엄마.

그리고 그 밭을 접어서 직딩으로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순간에 세상에 펴보이는 아이.

 

 

같이 간 친구는 자제하려고 상당히 노력했음에도 많이 울었는데,

나는, 몇 년 전에, 평생 흘릴 눈물 다 흘릴 일을 겪고 난 뒤로부터, 눈물이 잘 안나오는 관계로,

마음으로만 울었다.

(어떤 땐 시원스레 울 수 없어서 힘들 때가 있다. 잘 운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스톱에서 나오는 흑싸리.. 요거의 용도가 이 영화에서는 참 특별하다.

 

얼마전, 하나와 앨리스 라는 영화를 DVD로 봤었는데, 거기서는 트럼프에서 하트카드가 특별히 등장했었는데, 허브에서는 흑싸리가 그렇다. 앞으로 흑싸리를 보면, 웃음이 나올것 같아.

 

강혜정의 깜찍하고도 사실적인 연기가 이게 연기인가 사실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또, 중간에 고민할 때 등장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설공주, 장화 홍련, 인어공주로 분한 강혜정의 변신이 아주 재밌었다.

 

허브,

슬프지만,

극한의 슬픔이라기보다는 허브향같이,

코에 들어올 때보다 나설때 더 싱그럽고 기억에 남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허브는, 강혜정의 캐릭터를 상징하고 있다고도 여겨진다.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가슴에 안기면 오래오래 떠나지 않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