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가..

김미현200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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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화 내몸이여 설고도 분한지고 이설음 어이하리

인간만사 설은중에 이내설음 갓틀손가

설은말 하자하니 부끄럽기 칙량없고

분한말 하자하니 가슴답답 그뉘알리

남모르는 이런설음 천지간에 또있는가

밥이없어 설어할가 옷이없어 설어할가 이설음 어이풀리

부모님도 야속하고 친척들도 무정하다

내본시 둘째딸로 쓸대없다 하려니와

내나흘 헤여보니 오십줄에 들었고나

몬저는 우리형님 십구세에 시집가고

세째 아우년은 이십에 서방맛어 태평으로 지내는데

불쌍한 이내몸은 어찌그리 이러한고

어느덧 늘거지고 츠릉군이 되겠고나

시집이 어떠한지 쓴지단지 내몰라라

 

내비록 병신이나 남과가치 못할소냐

내얼골 얽다마소 얼근굼긔 슬기들고

내얼골 검다마소 분칠하면 아니흴가

한편눈이 멀었으나 한편눈은 발가있네

바늘귀를 능히꿰니 버선볼을 못받으며

귀먹다 나무라나 크게하면 알아듣고 천둥소래 능히듣네

오른손으로 밥먹으니 왼손하여 무엇할고

왼편다리 병신이나 뒷간출입 능히하네

콧구멍이 맥맥하나 내음새 일수맡네

입시울 푸르기는 연지빛을 발라보세

엉덩뼈가 너르기는 해산 잘 할 장본이오

가슴이 뒤앗기는 진일잘할 기골일세

턱아래 검은혹은 추어보면 귀격이오

목이비록 옴쳤으나 만져보면 없을손가

내얼골 볼작시면 곱든비록 아니하나

일동수모 불러다가 헌거롭게 단장하면

남다 ㅁㅏㅈ는서방 낸들설마 못맞을가

얼골모양 그만두고 시속행실 으뜸이니

내본시 총명키로 무슨노릇 못할소냐

기역자 나냐자를 십년만에 깨쳐내니

효행록 렬녀전을 무수히 숙독하매

모를행실 바이없고 구고봉양 못할손가

중인이 모인곳에 방구뀌여 본일없고

밥주걱 엎어놓고 이를 죽여 본일없네

양치대를 집어내여 추목하여 본일없네

이내행실 이만하면 어대가서 못살손가 ------- (이하 생략...)

#. 조선 시대 가사 중 노쳐녀가의 시작부분이다.

나이 오십이 되도록 짝이 없어 서럽디 서러운 심정으로 쓴 글.

끝부분에 가면 잘 생긴 신랑 만나 결혼하여 쌍둥이까지 낳아 자손만대 부유하게 잘~ 살았다는 내용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재미있고 실감나게 쓰여졌다.

뭇튼 결론은 저리 눈 멀고, 귀 멀어도 다 짝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