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빈곤한 자랑거리

서형모2007.01.20
조회151

안녕하세요.

면허정지입니다.

새해가 밝은지 꽤 되었군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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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백수다...

이 꼬라지 난지도 3달이 지났나 보다...

회사를 옮길려다

가려는 회사의 사정으로

백수생활이 좀 길어지고 있다.

이 나이에 놀고 있다는게 여간 쪽팔린일이 아니다.


마냥 집에서 있을 수없어서...

낮으론 가까운 대학교 도서관에 공부하러 간다.


더 슬픈 현실은....

공부할거도 없다는 거다.

억지로 이것 저것을 찾아

도서관에서 매일같이 공부를 한다.


근데 요새 춥기도 하고

도서관엔 예쁜여자도 없고해서

도서관을 가는걸 몇일 재꼈다.



뭐...

출석체크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개근상 주는것도 아니라서

도서관 안가는걸 뭐라 할 사람은 없다.



부모님 빼곤...



몇일 집에 있었더니

아버지가 신경이 쓰였나 보다.






아버지: 면허야...나랑 등산이나 같이 가자...

가서 산의 정기를 한껏 마시고 오자꾸나



면허:아버지.....저는 오늘 몸이 좀...




아버지: 면허야..... 어제 니 엄마가 가스비 많이 나온다고

니방 보일러 끄자더라...내가 말렸는데...다시 생각해 봐야 겠네...


면허:헉....


아버지: 면허야 같이 등산 갈래?? 아님 니방에서 혹한기 훈련뛸래??



면허:아......갑자기 산이 좋아지네요...준비하고 나올께요...ㅠㅠ



그렇게 해서...

난 동네 개 목줄에 끌려가듯

아버지와 함께 우리아파트 뒷산을

정복하러 가게 되었다.




아버지랑 같이

산을 올라가는 도중에

어떤 아자씨를 만났다

아버지랑 앞면이 있는거 같았지만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닌듯 보였다.



모든 부모가 다 그렇겠지만

아버지는 자식자랑 하길 좋아하신다.

오늘도 그 아자씨가 재물인가보다

자식 자랑을 늘어 놓으신다.



아버지: 우리 첫째 사위가 창원 모모자동차

다니는데 또 진급해서 이제 차장이야...

부서에서 젤 빨리 진급했다네.




무명 아자씨: .....




아버지: 우리 손자는 이번에 학교에서 반장을 맡았는데

어린애가 그렇게 리더쉽이 많아...헐헐헐




무명 아자씨:아..예...




옆에서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아버지의 자랑이 계속 되었다.

그 아자씨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아버지의 자랑은 산을 한참을 올라가서도

계속되었고 옆에 있던 아자씨는

인간의 인내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계셨다.




아버지: 그래 자네 아들딸은 뭐하나??




아버지는 그 아자씨랑 비교 자랑스킬을

준비하시는지 넌지시 그분에게 물었다.





무명아자씨: 저희집 애들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지만...





그 아저씨는

참고있던 감정들을 쏟아 버리기라도

한듯 얼굴에 회색이 돌면서

말을 이어갔다.




무명아자씨: 첫째애는 서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어요...

교수가 될거라고 그러네요...





아버지:......





무명아자씨: 둘째는 XX대기업 연구소에

있어요...





아버지:......





아버지 오늘 임자 만났다....





아버지는 BMW타는 사람한테

자기가 타는 그랜져가 좋다고

자랑한거나 다름없었다.




얼마나 아버지의 자랑을

가소롭게 봤을까??




아버지.....

당신의 빈곤한 자랑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군요.




그아자씨는 아버지의

당황하는 표정을 즐기시기라도 한듯

마지막 카운트 펀치를 날리셨다.




이어지는 한마디...




무명아자씨: 마지막으로 우리 막내는 서울에 있는 모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시 2차를 패스했어요.

강형 막내는 어디 출신이요???



......

아....

아자씨....

아버지가 너무 했다는건

알지만....


꼭 그렇게 끝을 봐야 하나요??

아버지의 아킬리스건인

나를 건드려서라도...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다.




내가 부산있는 대학출신이며

지금은 국민연금조차도 내지 않는

백수라는걸 말하긴

자존심이 상하실 테다.



아버지:끙....



아....

아버지.....

이대로 쓰러지나요??...

미안해요...아버지...

내가....

잘 나지 못해서....




한참을 말이없다

다시 정신을 차리시고

그 아자씨를 향해 굳게 한마디 날리셨다.





아버지: 우리 막내는..........






우리 막내는.....





그 가기 힘들다던.....













해병대 출신이다!!



막내야 보여줘라...너의 체력을...





-_-;;




난 그때부터

산 정상까지

뛰어서 올라갔다.

그냥 걸어올라 가기도 힘든 그 산을....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산을 내려오며

아버지는 말했다...



아버지:면허야....담주엔 바다에 낚시하러 가자....




ㅡ0ㅡ;;



나....


담주엔....


한겨울에 바다에 들어가서


수영해야될거 같은 기분이 든다.



아....


고달픈...


내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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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놀러 왔을때...

이런 푸념을 내놓은 적이있습니다.

"왜 아버지는 자식자랑만 해??"

누나는 말했죠...

"아버지가 가진게 너랑 우리들밖에 없어서 그래"

한평생을

살아도 가진게 나랑 누나들밖에 없는

아버지....

보잘것 없는 우리지만...

아버지한테는 가진 모든것이었죠.

여러분도 마찬가지거라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못난 자식이라도

사람들에게 우리를 자랑스럽게

말하는 분이 있습니다.

우릴 세상에 존재하게

하신분...바로 부모님이죠...

그런 분들에게

이렇게 말해보는건 어떻까요??

"당신 역시 나의 자랑입니다...."


면허정지였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출처 웃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