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민수", 허를 찌르는 웃음의 미학

임예지200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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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민수", 허를 찌르는 웃음의 미학

(고뉴스=백민재 기자) MBC '개그야'의 '최국의 별을 쏘다'. 최근 이 코너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그맨이 있다. 바로 죄민수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조원석이다.

지난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조원석은 이 코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죄민수의 개그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도대체 뭐가 웃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이 있는가 하면, 죄민수의 말 한마디에 배를 잡고 방바닥을 구르는 시청자도 있다.

지금까지 배우 최민수는 수많은 개그맨들의 패러디 대상이 돼 왔다. 특유의 눈빛 카리스마와 함께 낮게 깔리는 터프한 목소리. "오토바이는 내가 탄다", "나 지금 떨고 있니"라는 대사는 최민수의 트레이드마크다.

만약 죄민수를 보고 '말도 안돼. 제가 어떻게 최민수를 닮았다는 거야?'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곤란하다. 그것이 죄민수가 주는 웃음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미 수많은 개그맨들이 최민수의 모습을 흉내내 왔다. 이미 식상해 질대로 식상해 졌다고 볼 수 있는 최민수 흉내내기. 그런데 전혀 최민수 같지 않은 이가 "나도 이거 하면서도 죄짓는 기분"이라며 최민수를 패러디 했다. 죄민수의 탄생이다.

일단 죄민수는 외형적으로 최민수와는 '아∼무 상관없어' 보인다. 이는 바보킴 김경욱이 가수 바비킴의 모창은 어느 정도 해 내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조원석은 목소리가 터프하지도 않고, 살짝 배가 나온 넉넉한 체형에 피부도 흰 편이다. 최소한 한 두 군데는 비슷해야 최민수라고 봐줄텐데, 오히려 철저하게 이러한 공식을 파괴하고 있다.

기존의 패러디에 대한 관념을 뒤집는 것과 더불어 죄민수만의 익살스런 표정과 과장된 연기가 폭소를 자아내는 것.

예전에 SBS '웃찾사'에서 만사마라는 캐릭터가 인기를 끈 바 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을 자아내는 외모의 정만호가 이름에 '사마'라는 단어를 붙이고, 자신을 추종하는 이를 이끌고 등장한다. 마치 자신이 왕이라는 듯, 거만한 표정이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주장한다. 무결점 만사마님이라고.

경쾌한 음악과 춤으로 승부 했던 만사마와 지금의 죄민수는 분명 다르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건방짐' 하나는 닮아있다.

죄민수 역시 다짜고짜 반말을 내 뱉으며 끝없는 거만함과 자신감을 보여준다. 최국을 향해 "MC계의 쓰레기"라고 면박을 주는가 하면, 이해하기 힘든 연기 철학을 늘어놓다가도 무슨 뜻이냐 물으면 "아∼무 이유 없어!"라고 소리친다. "내 사인이 필요해?", "부럽나? 그럼 너도 나처럼 생기던가" 등등의 말을 내뱉는다.

그야말로 막무가내 자뻑개그다. 박명수가 타인에 대해 버럭 소리를 지르는 호통개그로 인기를 끄는 것과는 반대에 가깝다.

현재 죄민수는 내뱉는 말마다 유행어로 만들고 있다. "MC계의 쓰레기"는 "∼계의 쓰레기"로 바꿔서 유행하고 있다. "피스!"는 최민수와 어떤 상관이 있으며 왜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유행 조짐이다.(조원석의 가까운 지인이 자주 쓰는 말이라고 한다)

죄민수는 "부모님 감사합니다. 남들보다 쉽게 먹고살아요"라며 태연하게 말한다. 그러나 자뻑도 지나치면 스스로 무안해지기 마련. "이 코너를 최민수씨가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최국의 말에 그의 대답은 압권이다. "사실은 나도 그게 걱정이야"라며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

죄민수 조원석은 자뻑개그로 오늘도 웃음의 별을 쏘고 있다. nescafe@g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