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떠올랐던 평범한 순간들...

최선아2007.01.24
조회79
미소가 떠올랐던 평범한 순간들...

그를 위해 정말 좋은 사람들을 사귀어 놓고.

그를 위해 맛있는 식당들을 알아놓고.

그와 이야기하기 위해 책을 골라 읽고.

영화도 보아두고.

철새와 뱀과 고래와 사슴벌레의 습성들에.

귀 기울여둔다.

 

그를 위해.

 

잎지는 가을 숲길과.

칠월의 가로수가 그늘을 드리운 시골 국도를 발견해놓고.

배들이 섬으로 떠나는 항구의 시간표를 알아놓는다.

그를 위해 내 일기장을 정리하고.

사진들을 연대순으로 꽂아놓고.

지도위에서 그와 함께 갈 먼 나라들의 순서를 정한다.

 

그를위해.

 

어쩌면 다음생에서 만날 그를 위해.

이 부재의 적막한 순간을 더 힘껏 사랑하면.

그는 어느사이 나 자신이 된다.

 

 

- 전경린 " 미소가 떠올랐던 평범한 순간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