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그러나 아직도 많이 부족한...

박영선200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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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나 배경 설정은

우선 아주 마음에 든다.

한국적으로 귀엽고

한국적으로 독특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잘 그려낸 것 같다.

 

다만,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2D 작업이 마음에 걸린다.

 

3D는 정말 단시간에 많이 발전된 듯 하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3D에 테두리 선을 입혀서

마치 자연스러운 2D인 듯한 느낌을 주는

기술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슈렉, 토이스토리 등과 같이

오로지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3D로만 제작할 수 있는 기술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원더풀데이즈>와 <마리 이야기>를 볼 때부터

나의 그런 고정관념은 깨어졌다.

연이어지는 새로운 도전.

미니어쳐 실사와 2D+3D의 조합 - 원더풀데이즈 -

테두리 선이 없이 3D를 이용한 삽화같은 캐릭터와 배경, 파스텔 색체 등이 신선하고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 마리 이야기 -

 

천년여우 여우비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것이나 다름 없다...

 

떨어지고 바삭거리는 낙엽 하나까지도

3D 작업으로 하나하나 구성하였고

그 위에 테두리선을 덧붙였다.

특히 카나바가 바람에 흔들릴 때,

여우비가 인간으로 변신하는 모습 등을 보며,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렇지만...

 

아...

또 스토리가 기대에 미치질 못한다.

원체, 한국 애니메이션을 비판적으로 보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이 있었지만,

 

옆에서 보는 나의 친구가

그런 나의 상상을 깨는 한마디를 했다.

'꽤 지루하네...'라고...

 

첫 부분에서는 순조로운 시작이었다.

보는 내내 가슴이 설레였고,

그 다음 진행이 궁금했다.

 

무언가 모르게

내용의 연결이 부드럽지 않았고,

왠지 감상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궁금증 같은 것이

그 다음 나오는 다른 장면에 묻혀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스토리의 단서를 풀어가는

일종의 '도구' 역할을 하는 장면들이

보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었던 것 같고...

한없이 나아갈 듯한 여유로운 시작과는 다르게,

급하고 무의미하게 끝내버린 듯한 마무리.

...에서 무척 실망감이 들었다.

 

여우비를 도와주겠다던 그림자 탐정을

여우비의 도우미에서

갑자기 여우비를 훼방 놓는 방해꾼으로 돌변할 때에는,

그 전에 스토리 전개 과정에 대한

암시같은 것이 있어야 했다.

딴지거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 애니메이션은 지극히 아이적인 것이어서

대부분의 작품을 살펴보면

'무언의 형식,

아무도 정해놓지 않았지만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형식'

이란 것이 있다.

보통 악역에게는 그런 암시가 많이 주어진다.

소설에서의 복선과 같이,

한번쯤은 '그림자 탐정의 음모'를 암시해줬어야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걸어다니는 상자가

황금이의 영혼을 빼앗으려 하다가 실패했다거나

그림자 탐정이 막무가내로

여우비에게 도와주겠다, 일단 해 보아라. 라고 말하는 것 정도로는

그냥 막연히 '그렇다'라는 느낌만 준다라고 할까..

 

그림자 탐정이 갑자기 영혼을 흡수하였고,

그런 어려운 흡수 과정에 반해

쉽게 사라져버리는 것은

너무 허무했다.

 

새장이 여우비의 영혼을 흡수하여

여우비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뛰어가는 정도만

보여주었다는 것도 빈 공허감이 들었다.

 

 

 

정말 너무나도 화려한 영상과 색채,

양방언 감독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었지만...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스토리만큼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리 이야기>는

상을 받을만하고

상당히 개성 강한 작품이었는데...

사실, 어렸을 때 보았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무어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러나, 이것만이 끝은 아니므로

앞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더욱 더 눈부신 발전을 기대해본다.

 

또한, <천년여우 여우비>를 통해서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

주절주절 많이도 쓴 나의 감상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