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나쁜 것이다!?

김간중200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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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적어도 주류 사회의 시선에서 보자면 게임은 나쁜 것이다. 잘해봐야 돈벌이 정도로 인정해 줄 수 있지만 그 자체는 나쁜 것이다.

  하지만 내 변명도 들어보라.

 

  음악은 좋은 것인가? 드라마는 쓸 만한 것인가? 쇼 프로그램은 어떤가? 한 해에 개봉 되는 영화 중에 좋은 영화는 몇 편이나 있는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사회적 관습에 얽매여 잘못된 편견으로 적당히 판단하는 결과가 아닌가?

  물론 나쁜 게임들이 많다. 일부 게임은 게이머들에게 과도한 폭력성을 조장하고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고 나 또한 여기에 조심스럽게 동의한다.(게임과 현실적 행동의 연관성에 대해 제대로 된 통계자료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또 일부 게임들은 지극히 잘못된 세계관을 심어준다. 유색인종 혹은 타 문명권에 대하여, 외모 혹은 섹슈얼리티에 대하여, 국가나 특정 조직의 운영의 가치 문제 등 많은 분야에서 잘못된 편견을 심어줄 게임들이 많다.

  하지만 위의 글에서 '게임'이란 단어 대신 영화, 드라마 등을 대입시켜보라. 그렇지 않은 영화, 그렇지 않은 드라마가 얼마나 될까? 여기에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실 범국가적으로 장려하는 독서에도 문제가 많다. 특히 베스트셀러류를 볼 것 같으면 초라한 내용과 심각한 아집 그리고 사이버공간보다 더 심오한(!) 허상을 붙들고 현실이라 주입하고 있는 것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게임 보다 못한 책들도 많다는 것이다.

 

  다시 게임을 보자. 모든 게임이 나쁜 것이 아니다. 발더스 게이트나 토먼트를 해보라. 게임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음악이나 에니메이션 못지 않은 가능성을 가진 분야이다. 산업으로서가 아니라 문화로서 말이다. 

  어떤 게임들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 텔링을 통해 깊은 심미적 감동을 주고, 게임 자체는 하나의 환경에 머물며 게이머의 창의력을 끄집어주는 뛰어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게이머에게 교육적 기능을 제공해 주거나, 수준 높은 종합적 판단력을 자극시키며 발달시키기도 한다. 이런 게임이라면 하나의 작품 혹은 하나의 텍스트로 인정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게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게이머의 시간 소비에 대해서 말해보자. 정말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많은 매니아층들에게는 게임 플레이도 짜임새 있는 자기 시간관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더 나아가 어떤 중고생이 게임의 캐릭터꾸미기(어떤 게임들은 이런 부분이 매우 복잡하고 상당한 창의성과 다양한 변수에 대한 고려를 요구한다)를 위해 상당한 논리적 사고를 시도하고 자주 수학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얻기 위해 영미 싸이트를 둘러보고자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게임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거나 게임에 대한 게이머 나름대로 의미부여를 위해 신화책을 떠들고 역사책을 펼쳐 공부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까지 게임을 하는 이들은 전체에서는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 게임에 대한 판단은 '어떻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임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져서 이제 게임은 영화에 버금가는 산업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게임이 우리들의 생활에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게임에 대해서 잠시라도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기존의 문제의식에서 더 나아가 문제 표면의 한 층위 아래서 생각해 볼 일이다.

  앞으로는 교육이나 대중문화 혹은 청소년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게임에 대한 책망과 통제를 논하는데만 수고를 기울이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좋은 게임과 좋은 게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그런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