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책]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박혜정2007.01.28
조회61

21c..
특히 종교는 그 사회의 문화를..
보이지 않게, 때로는 확실히 드러내며 이끌어가고 있다.
생활 전반에 만연하는 종교가 사람들의 삶이며 곧 신념이며 믿음이기에..
그들이 사는 세계가 그 사회를 이끌어가지 않겠는가.
우리 한국 사회도 스스로를 바라보고, 또한 반성하고, 또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에 참 감사하다.
눈에 보이는 어떤 것에 감사하기보다..
지금 이 시대를 살면서 공유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호흡이.
그래서 무엇을 막론하고, 종교계의 사람들이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환경을 떠나서도..
화합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눈에 보이는 형식상의 종교의 허울이..
실천하여 모인 자리에서는 역시 언어로 묶어둘 수 없는 교감들의..
정신들의 나눔이 이루어지기에..
더욱 신성해보이고, 더욱 따뜻해지고, 더욱 해맑게 웃을 수 있었다.
악에도 선에도 집착됨 없이 스스로의 모습에서 스스로들을 고귀하게 만드는 나누는 웃음을과 함께.

조연현씨의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 1, 2 도 괜찮은 책이다.

기회가 있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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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조연현 (지은이) | 비채

[읽은책]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 알라딘 책소개 :
종교도 생각도 다른 사람들이 펼치는 화해와 사랑의 세계성지순례기. 지난 2월 5일 수녀님, 스님, 교무님 16명이 전남 영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순례단은 영광의 원불교 성지를 시작으로 인도 바라나시의 녹야원, 부다가야의 석가모니 대각지,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 바티칸 교황청 등을 19일동안 차례대로 순례했다.
종교는 달라도 우리의 심장은 함께 뛰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어색하고 위태로울 것 같던 여행이 가장 유쾌하고 아름다운 여행이 되었다. 한겨레신문사의 종교전문기자 조연현은 순례의 여정을 따라가며 수도자들의 끈끈한 연대와 우정, 숨겨진 일상과 아름다운 대화를 기록했다.

 

* 책 속에서 :
남자도 여자도, 비구도 비구니도 아닌 세 자매 스님은 대각을 이룬 부처님의 길을 따르기 위해 이미 몇 달째 대탑에서 머무르며 일념으로 정진하고 있었다. 그 가난하지만 청정한 세 자매 스님에게 여비의 일부를 헐어 보시를 했다. 그러자 세 자매 스님은 향 좋은 염주와 휴대폰 고리를 사서 내 손에 쥐어주었다.
순례단이 부다가야를 떠나올 때 세 자매 스님은 다시 대탑으로 가고 있었다. 버스는 속절없이 속도를 냈지만, 내 마음은 대탑 속으로 들어가는 세 스님을 향해 깊이 고개 숙여 합장하고 있었다. '스님, 꼭 성불하소서.' - 본문 76쪽 중에서

 

* 저자 소개 :
조연현 - 1963년 광주에서 태어나 수행 수도를 해왔다. 현재는 '한겨레 신문' 문화부 종교전문 기자로 재직 중이며, 지은 책으로 , 등이 있다.

 

* 저자의 말 :
그들이 기도를 올리는 사이 나도 뒤에 앉아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법당 안을 가득 채운 소태산의 기운이 느껴졌다. 기도를 끝낸 순례단은 어스름 달빛을 받으며 들픈 끝 둑길을 걸었다. 소태산과 마을 사람들이 바다를 막아 논을 간척할 때 쌓은 둑이었다.

당시 주위 사람들은 '바다가 논이 된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며 믿으려 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묵묵히 바다를 막아 수만 평의 논을 만들고야 말았는데 그 둑길 위로 순례단이 기러기처럼 줄지어 말 없이 걸었다.

깊은 침묵 속엔 이 순간에도 전쟁과 테러의 고해에서 신음하는 이들을 위해 평화의 둑을 세우려는 눈물의 기도가 담겨 있었다. 이 기도가 순백의 눈 위를 딛는 작은 발자국마다 연꽃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한 송이, 또 한 송이... - 조연현(지은이) 
  


* 알라딘 마이리뷰 하나 

   
인간들이 선택한 종교엔 다 까닭이 있다 (평점:, 추천:3)
산딸나무() 2006-12-03 00:36

다섯 살 때부터 스물두 살까지 기독교인으로 살다가, 맑스의 공산당 선언을 읽으면서, 예수에게 혁명가의 모습을 뒤집어 쒸우며 무신론자가 되었다. 그리고도 한참을 기독교인임을 포기하지 못하고 살다가 버틀란트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읽으면서 그 어줍잖은 화해마저 깔끔하게 털어버렸다.

그러나, 늘 생각했다. '종교가 아편'이고, 언젠가 소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만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살면서 좀 더 선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 것,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 타인에 대한 연민, 나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고백 등 내 삶의 모든 궤적들마다 종교의 가르침이 있었다고.

물론 헌금의 액수를 공개하고, 내밀한 기도마저 보이기 위해 연습해야 하고, 성경을 몇번 읽었는지 검사받던 주일학교 생활들이 끔직하긴 했지만, 그 모든 것은 인간의 문제이고, 내가 만나던 하나님은 그것과는 무관하게 온전히 나만의 '아버지'였다.

지금 나는 여전히 무신론자이고, 종교의 해악, 특히 한국기독교의 해악에 대해 치 떨리도록 분노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여전히 사랑을 온전히 온몸으로 실현하려는 종교인들과 그들의 종교를 존중한다. 그 어떤 진보적 사상도 궁극적으로는 다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라고 믿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뿌리내려온 많은 종교들의 궁극적 목적이 그것과 다르지 않기에.

이 책에서 아름다운 구도자들을 만나면서, 종교가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해 왔던가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어린 시절을 든든히 받쳐준 종교의 힘에 감사한다. 그리고 내일 내가 당장 죽는다 하더라도 후회없도록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해야겠다. 기껏 벌어 놓고 쓰지 못한 돈, 미처 먹지 못한 맛난 음식, 미처 가보지 못한 멋진 장소들은 죽음 앞에서 무용지물이겠지, 하지만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 사람들, 그들을 남기고 죽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끔직한 일이겠다.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기도와 구도는 수행자들만의 몫은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모두가 이 세상이라는 도량에서 한평생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하는 수도자의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니겠는가.

오랜만에 기도를 읊조려본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해 주시고, 만일 너무도 미운 자가 있다면 한시바삐, 용서하게 해주시고, 미워한 마음만큼 더 많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읽은책]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