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번역가 이수정 1편

홍석남2007.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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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번역가 이수정 1편

 

등장인물: NA. 이수정. 아펜젤러. 언더우드. 안종수. 명성황후. 고종. 쓰다. 목사. 군인.
         사람들(효과음)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 드디어 도착했어요. 꿈에도 그리던 하나님의 땅,
한국에 도착한 거예요.

언더우드: 그렇습니다, 아펜젤러 선교사. 우리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요.
게다가 하나님께서는 벌써 이 민족에게 들려주실 당신의 말씀,
성경책을 준비해놓았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NA:     1885년 4월 5일. 우리나라에 최초로 외국인 선교사가 도착한 날. 놀랍게도
그들의 손에는 이미 조선말로 번역된 성경이 들려 있었다. 복음의 불모지였던
조선 땅에, 선교사도 들어오기 전, 어떻게 한국말 성경책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일본에서 활동한, 성경 번역가 이수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NA: 전라도 옥과 출신으로 홍문관 교리를 지내기도 한 이수정은,
덕망과 학식을 겸비한 온건개화파 양반 학자였다. 그런 그가 일본에
건너갈 수 있었던 건 바로 1882년에 있었던 임오군란이라는 사건 때문이었는데.

군인: 우리 군인들한테는 13개월씩이나 월급도 주지 않으면서, 나랏돈을 흥청망청
써대는 저 민비 일당의 꼴이라니! 더 이상은 못 참겠으니 우리가 나서서
나라를 확 바꿔 버립시다!

사람들: 와아~~!!!!

 

NA: 분노한 군인들의 난에, 궁궐 안은 온통 쑥대밭이 되었고, 명성황후 역시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이수정: 황후마님,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대로 가다간 저들의 눈에 띄게
될 테니, 잠시만이라도 궁녀들의 옷을 빌려 입으시는 게 어떨는지요?

명성황후: 알았네. 이수정이라고 했는가? 내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네.

NA: 사실 그가 일본행을 원했던 건, 먼저 일본에 다녀온 친구 안종수의 말이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안종수: 예수교는 사교가 아니야.인간은 모두 하나님 앞에 피조물이며 형제라는 거지.
이 얼마나 아름답고 평등한 사상인가. 일본에 가면 꼭 쓰다 박사를
찾아가보도록 하게.

이수정:  도대체 기독교가 뭐기에 그 친구가 그렇게 미쳐 있을까.

 

 

NA: 친구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선 기독교에 대한 왠지
모를 관심과 호기심이 자꾸 솟아올랐다.


NA: 일본에 도착한 이수정은 친구의 말을 따라 농학자인 쓰다 박사를 만나러
가게 됐는데.

이수정: 저는 조선에서 온 이수정이라고 합니다. 이건 저의 작은 선물이니
받아주시지요.

쓰다: 아닙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당신의 나라로부터 한자와 문화를 받아왔는데, 
어떻게 또 제가 선물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NA: 이 일본인의 겸손하고 진심어린 태도에 적잖이 놀란 이수정은, 오히려 그에게
마음을 열고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쓰다: 그간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어, 제가 조그만 선물을 하고 싶은데
받아 주십시오.

이수정: 아, 아니, 이건 예수교의 성서 아닙니까?

쓰  다: 네. 신약 성전이라고 합니다.

이수정: (좀 고민스러운)흠... 아무튼 고맙게 받겠습니다.

쓰  다: (놀랍고 기쁜)이 선생님, 정말 이 책을 받아주시는 겁니까?

 

 

NA: 사실 그 당시 조선인 신분으로 기독교서적을 소지한다는 건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누구든지 기독교를 접한 것이 발각되면 처형을 당하기
때문.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쓰다는 이수정이 거절 한번 않고 성경책을
받아드는 용기에 감복했다.

이수정: 사실 제가 일본에 오기 전에 한 친구로부터 예수교의 진리에 들었는데,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쓰 다: 물론이지요.

 

 

NA: 농학을 논하고자 했던 자리는 기독교를 토론하는 자리로 바뀌었고,
두 사람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자로 필담을 나누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NA: 쓰다 박사와 밤 늦도록 대화를 나눈 후 숙소로 돌아간 이수정은 선물로 받은
신약전서를 펴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수정: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으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누구든지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이제는 내가 산 것 아니요...
아,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오, 하나님!


NA: 성경을 읽어 내려가던 이수정은 엄청난 진리를 발견하고 마침내 기독교로
개종하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쓰다 박사는 기쁨을
이기지 못했는데.

쓰  다: 지금 하신 말이 정말입니까?

이수정: 네. 박사님께서 주신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말이 진리이고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쓰다: (기뻐 울먹) 이렇게 기쁜 일이!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NA: 이어 세례를 받을 결심까지 하게 된 이수정은, 1883년 4월29일 주일 아침,
도쿄 노월정교회에서 야스가와 목사와 녹스 선교사로부터 세례를 받게 된다

목 사: 당신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실히 믿습니까?

이수정: 아멘.

목 사: 당신은 당신이 죄인인 것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용서받고
구원받을 수 있다는 걸 믿습니까?

이수정: 아멘.

 

 

 

NA: 많은 노력과 두 시간이 넘는 세례 문답을 거치고 나서야 이수정은 정식으로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목사: 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노니, 이제 이수정 형제님이
세례 교인이 된 것을 선포합니다!

다같이: 박수, 환호.


NA: 일본에 온 지 7개월. 실로 예상치 못했던 하나님의 섭리였다.
이로써 한국인으로서는 첫 번째 신자가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된 이수정.
그의 앞에는 더욱더 놀라운 하나님의 비전과 계획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