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은 무슨, 선장은 또 웬말인고...

최용일200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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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이 무슨 타이타닉이라고 ‘타이타닉’이 키워드로 떴단 말인가? 열린당 창당 주역인 천정배 의원이 탈당에 앞서 “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선 뛰어내리는 게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광재 의원 역시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남성들은 어린이, 여성을 구하기 위해 대부분 구명보트 타기를 거절하며 익사했다. 창당 주역인 천 의원은 마지막까지 남아 ‘선장’ 역할을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전 열린당 의장도 최근 “타이타닉처럼 침몰하는 거함에서 창당했던 사람은 마지막까지 키를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저 열린 돼지우리라고 해주고 싶은데, 난파하는 김에 타이타닉이면 어떻고 나룻배면 어떻겠냐마는 열린당이 무슨 저 유명한 거함 타이타닉이라도 된단 말인가? 침몰한다는 공통점 말고는 타이타닉 같은 호화로움도 거함 같은 위풍당당함도 없질 않은가? 하긴 백년을 간다더니 고작 4년 만에 침몰하는 부실공사도 같은 건가? 내는 모르겠다.

 

타이타닉은 무슨, 선장은 또 웬말인고...

 

하긴 뭐 열린당을 타이타닉이라고 먼저 부른 것이 자기들이 아니라니 자화자찬이라고 탓할 것도 없을 거고, 망조든 김에 자화자찬 좀 하겠다는 데 물에 빠져서 입만 동동 뜨고 싶다는데 기냥 넘어가보자.


열린당의 [타이타닉적 망조론]을 먼저 말한 게 다름 아닌 그 타이타닉에서 나룻배 하나 훔치다시피 얻어 도망쳐 나온 민주당이란다. 작년 6월 노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로 ‘외부 선장 영입론’을 언급했을 때 “아무리 유능한 선장을 모셔 와도 침몰하는 타이타닉을 되돌릴 수 없다”는 논평을 냈었다고 한다. 그때 쯤이라면 오늘의 이 사태를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알았을 거고, 아마 사촌이 논 산다니 배 아파서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다 좋은데, 늘 입이 근질근질해서 못 산다는 우리의 입큰녀가 빠질 수 없었는지 “여당은 타이타닉의 침몰”이라며 “영화를 보면 여자·어린이·노인들을 내리게 한 다음 선장은 그 배와 최후를 같이 했는데, 열린우리당은 선장이 먼저 뛰어내렸다”며 천 의원의 탈당을 비판했다고 한다. 심재철 본부장도 여당의 ‘탈당 도미노’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타이타닉 행동”이라고 했고, 여든 야든 다들 시건방을 오두방정 떨 듯 하니 귀여운 데가 없진 않아 보인다. 나름 재미도 쏠쏠하고. ㅋㅋ


그러나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 천 의원이 무슨 선장이라고 할 만 한 격은 되는 건지. 앞으로 정동영도, 김한길도, 심지어는 노무현도 다 도망친다던데 그때마다 다 선장 운운할건가? 아, 맞네. 선장이 그리도 많았으니 배가 산으로 간 거구만. 산에 처박힌 거지 침몰한 게 아니구만.


그런데 또 생각난다. 난 너무 쓰잘떼기 없이 아는 게 많아 병인가 보다. 배가 난파할 때는 그 배가 나룻배든 타이타닉이든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쥐새끼라던데, 혹시 지금 떠나는 저 인간들이 쥐새끼는 아니었을까? 

 

지금 천정배가, 내일일지 모렐지 모르는 날의 김한길이, 정동영이, 노무현이 열린당의 선장이란 말인가? “침몰하는 타이타닉과 함께 죽는 것이 멋있을 수 있지만, 개인 사업가가 아닌 공적인 책임을 가진 정치인이기에 민생 개혁의 전진을 바라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떠나는 변까지 늘어놓고 간 천정배가 선장이라면 비록 타이타닉도 못되는 나룻배지만 내 사랑하는 애선의 그 손때 묻은 돛대, 아니면 노나 키를 안고 바다 속에 같이 잠들어 있는 진짜 선장님들이 욕한다.


뱃사람들에게 물어보라. 배가 난파할 조짐이 보일 때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가? 제대로 된 선장이라면 아마 무거운 짐을 버릴 것이다. 어떻게라도 단 1분이라도 더 버티면서 구조를 기다리기 위해서. 하다하다 그것도 안 될 때 그때 가서 노인네, 어린이, 여성부터 구명정에 태워 떠나보냈을 것이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선원들이 구명조끼 입고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 때, 선장은 눈물을 머금고 외로운 늑대처럼 그저 침몰해가는 배의 갑판에 서 있을 것이다.  떠내려가는 짐짝이며, 구명정이며, 사람들을 보다가 한 방울 눈물이나마 바다로 떨궈 보내 그 뒤를 따라갈 수 있게 했을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