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태권브이.. 알고보니 삼각멜로물?!

장미경2007.01.29
조회61

그때가 국민학교때

두살위의 오빠는 엄마를 끝없이 졸랐죠..

겨우 떨어진 허락.. 아마도 엄마는 두 어린이의 영화비랑 약간의 간식비를 주었을테고.. 오빠와 둘이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극장앞에 커다랗게 세워져있던 태권브이 입간판..

그때 본 영화내용은 기억이 안나도.. 저멀리 극장입구의 입간판을 보았을때의 그 기쁨은.. 아직도 생생하죠..

 

 

로보트 태권브이가 디지털로 재탄생했다는걸 보니 안보러갈수는 없죠..

영화의 완성도는 둘째치고..

지금 내 아이의 나이쯤에 보던 그 영화를 아이를 데리고 간다..는건 가슴설레는 일이니까요..(내용이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어릴때본건 이번에 재개봉한 76년도판은 아닌듯해요.. 깡통로봇의 활약이 더 컸었던것도 같고.. 또 76년도라면 보호자없이 오빠랑 둘이 영화를 보러갈 나이는 아니었던지라)

 

 

로보트태권브이.. 알고보니 삼각멜로물?!


영화자체는  사실 큰 기대를 안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치를 넘 높히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흥미롭더군요..

오히려 선악의 단순한 대결이 간결하게 느껴졌고.. 그들의 갈등상황에 감정이입은 충분했으니까요.. 처음엔 좀 까칠하다..싶긴했지만 뒷부분은 굳이 추억이라는 매개물을 통하지 않더라도 볼만해요..

특히 태권도를 변형한 태권브이동작은 상당한 힘과 깊이감이 느껴지더라구요..

 

 

로보트태권브이.. 알고보니 삼각멜로물?!


 

로보트태권브이.. 알고보니 삼각멜로물?!


이 영화는 단순함이 미덕입니다..

뭐 장면이나 상황을 중의적으로 해석할 필요.. 전혀 없기에 보이는대로 즐기면 됩니다..

얼마나 단순하냐하면..

주인공 이름은 훈이요.. 동생은 철이.. 여자친구는 영희입니다..

심지어 카프박사의 딸이름은 메리지요..

대한민국에서 공교육을 충실하게 맏은사람이라면 너무도 익숙한 참 '정직한'이름이지요..

게다가 철이아빠는 김박사..

오박사.. 장박사..보다 얼마나 박사스럽습니까..

나온건 아니지만.. 메리의 남자친구가 나온다면..

바로 답나오지요.. 톰.. 미국식으로 하면.. 참.. 푸힛~ 

 

 

세계평화를 짓밟으려는 악의 무리(?)집단이 붉은별이라는건.. 영화만들당시의 시대상을 느낄수 있지요..

심지어 머리에 빨간색별까지 붙이고 있으니.. 소련의 이미지를 안 떠올릴래야 안 떠올릴수가 없더군요..

차를타고 지나가는 거리의 그 '무지하게 한가함'도 새대상의 반영일테구요..

 

 

영화를 보는중에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노래가 깔리거나 음악으로 나오면 코끝이 시큰거리더군요.. 영화볼때 보통의 장면은 그저 지금의 30대의 나로 영화를 보는데 음악만 나오면 제가 그 예전의 새카맣고 깡마른 여자애가 되는거지요..

영화를 보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갔다하는 진기한 느낌..은 영화가 주는 선물일테지요..

 

 

사실 그 예전에 봤었을 영화지만..

생각나는건 캐릭터밖에 없으니.. 내용은 거의 처음보는 느낌이지요..

이번에 새롭게 느낀점.. 이 영화 삼각관계의 멜로물이라는거..

인간이 되고 싶었던 인조인간..인 메리와 가슴근육의 발달이 매우 뛰어난^^ 훈이.. 그의 기존의 여자친구 영희와의 불꽃튀는 사랑쟁탈전.. 이 영화에선 중요합니다..

영화의 반전은 사랑에 눈먼 메리로부터 시작되지요..(항상 그노무 사랑이 웬수죠)

허나.. 메리가 상상하는 훈과 메리의 무지개를 타고노는 로맨스모드는 좀 유치하긴 하네요..

하지만.. 좀 유치하면 어떱니까..

세계평화가 지켜지는데..

당분간은 로보트태권브이 덕분에 지구걱정은 없는데.. 종영하면 지구는 누가 지키나 걱정입니다..

 

 

로봇에.. 그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의 캐릭터가 그대로 묻어난다는건.. 이전 어디에도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신선한 발상으로 느껴졌습니다..

일종의 감정을 가진 로봇이 된다는건..

이후에 나오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고뇌하는 로봇캐릭터의 선두주자쯤 되지않나 싶지요..

로보트태권브이를 조종하는 훈이도 로보트태권브이가 공격을 당하면 단순히 조종자로서 고통을 느끼는것이 아니라 로보트태권브이 그자체의 고통을 느끼니까요..

아.. 생각나는거 하나..

메리로봇과 로보트태권브이 싸우는 장면에서 훈이는 메리에게 왜 배신을 했느냐고 다그칩니다.. 왜 그랬냐고 말을 해봐라.. 입이 없느냐 그러는데..

속으로 그랬지요..

"이봐 훈.. 메리로봇 진짜 입이 없거덩"

입없는 로봇한테 왜 말을 안하냐고 다그치면 어떻게 하냐구요..

 

 

뭐 30년전께 어떻겠어.. 그런 삐딱한 시선말고 영화를 진심으로 즐기면서 한번 보세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던걸요..

 

로보트태권브이.. 알고보니 삼각멜로물?!

대한극장앞..

 

로보트태권브이.. 알고보니 삼각멜로물?!


극장에서 준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