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지

김신애200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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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지

 

 

             살짝 다투어 서로 속상하게 끙끙되던 하루가 지나고,

         이튿날 나는 두 장의 편지를 고히 접어 내밀었다.

              돼지갈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해서 내밀던 내 편지 두개를

                    후드티 주머니에 넣으며 "나중에 읽을게-"

               그래서 나는 그 나중이

    '서로의 마음이 다 풀리면 그때 읽겠다는가보다' 하였다.

        그러다 오늘 문득 내 동갑내기 친구들 모두에게 편지를 쓸 때

   그에게도 똑같이 편지를 써서 집으로 부쳤던것이 생각났다- 

    마침 RAZR가 울리길래 물었다. 

                    " 내가 집으로 부친 편지 받았어? "

                " 그것도 안읽었는데? 나중에 읽으려고..... "

           " 나중? 나중에 언제?? 나랑 헤어지면 읽으려고? "

          " 아니- 나중에 우리 결혼하면...., 죽기전에 읽으려고.. "

            나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 하하하 ' 웃어버렸다.

     

분명 그에게도 나름대로 깊은 뜻이 담겼을 거다.

결혼해서 서로의 감정이 메말라 우리의 사랑이 주춤하려들때, 

소주 한 잔이나 담배 한 개피 대신에 내 쌓여진 편지들을 

하나씩 꺼내어 읽으며 위로할 수 있겠고,

어느날 대판 싸우고 친정으로 날른 나에게 내가 썼던 구구절절한

연애편지 한 통을 들고와서 읽어보라 내밀며,

'이만큼 사랑한다며, 날 두고 어딜 도망가? ' 하면서 고집피우던

무거운 내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내가 궁금한 건,

내 편지를 아껴두게 한 그 마음은 그의 로맨스 일까,

아님 현명함 일까.....? 하는 싱거움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참 매력이 없는 여자임은 분명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