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기 때 였죠. 이제 조금씩 날이 더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때였어요. 사격 훈련이 있는 주간이라.. 총을 잡는다는 사실에 긴장한 훈련병들 곁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지도를 해줘야 하는 사격...
훈련병들도 긴장이 되겠지만 조교들 역시 언제 어떤 사고가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온 몸에 털까지 곤두서는 긴장 속에 하루 종일 탄을 받아야 하는 사격은 훈련이 끝나고 나면 온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물 먹은 종이처럼 무거워지죠.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막사에 돌아오니 행정반(=학교로 치면 교무실 같은 곳으로, 중대의 심장 같은 곳)에 오랫만에 내 편지가 와 있었요. 하루의 피곤이 싸악~ 달아나는 순간이죠.ㅋㅋ
그러나 막상 편지를 뜯어보니..
바로 한 6주 전에 퇴소한 내 훈육 아래 자대 배치 받은 훈련병이 보내 온 편지. ㅡㅡ;;;
여자가 보낸 편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이미 한번 낙담
뭐... 솔직히 이제 상병도 꺾인 짬인데 여자에게 편지 온다는 것은
이미 기대도 안 하고 있던 터이니...
하지만 정말 날 낙담하게 한 것은 그 훈련병이 나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었어요.
훈육 분대장님..
너무 힘듭니다.죽고 싶습니다..
자대에서 선임들의 갈굼이 너무 힘들고, 눈치가 보여서 견디기가 힘들다는 내용의 편지였어요. 훈련병 시절에도 참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했던 녀석이었는데...
무슨일이 어떻게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녀석의 말로는 자기의 눈에 튀는 성격을 못마땅해하는 선임에게 미운 털이 박혔는데...그 이미지가 중대원들에게 다 퍼져서 외톨이가 된 것 같다고 쓰여져 있었어요. 훈련소 때 동기들이랑 보내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이젠 알 것 같다는 말과 몸 챙기라는 의례적인 말들로 끝을 맺는 그 편지를 다 읽고 나니.. 참.. 가슴이 무겁더라구요
또 한번은 가을경 이었는데...저희 대대 울타리 안에 있는 법당으로 종교활동 온 이등병 한 명이 탈영을 했어요. 곧 5분 대기조(=사건 발생 시에 최초로 투입되는 병력)가 출동하고 대대 전체가 발칵 뒤집어 졌죠.
탈영한 인원은 바로 지난 기수의 저희 중대 출신 훈련병이었어요. 대대 전 병력이 수색 작업을 하는데, 울타리 부근에서 혈흔, 핏 자국이 발견됐다는 무선이 날아왔어요. 작전을 지시하던 대위님께서 그 보고를 듣자 무전을 날렸어요.
"이미 탈영한지 시간이 꽤 됐다... 만에 하나 사체가 발견되면.. 현장 보전해라."
탈영병들 대다수가 자살을 택하는 경우를 보고 내린 지시였죠.
이런 무전을 듣고 있자니.. 참 가슴이 무겁더라구요. 사람이 참 이렇게 쉽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탈영병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말아야 될지.. 암튼 계획적인 탈영으로 주둔지를 벗어나서 지방으로 도망갔답니다.
군대는요... 진짜.. 솔직히 힘들어요.
아무리 군대를 가라고 이런 글을 쓰고 있어도 다시 다녀오라면 죽어도 가고 싶지는 않죠. 다시 태어난다면 몰라도.. 내 생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 이게 제 진심이예요.
군 생활이 왜 힘들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서?!
아니면 육체적으로 힘든 일 때문에?!
맞아요. 이것들도 분명 이유 중의 하나는 맞지만.. 제 생각에 가장 힘든 이유는 바로 "짬" 안 될 때 숱하게 봐야 하는 눈치와 무엇을 정확히 잘못했는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계속 들어 먹어야하는 갈굼..
이런 것들이 군 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죠.
(솔직히 군 생활 상병되고 병장되면... 할 만해요..어쩔 때는 좋기도 한 걸요...ㅡㅡ; )
군 입대 두번 한 것도 아니고, 하나서부터 열까지 사회와는 다른 것 투성이이니. 실수 할 수도 있습니다. 모를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혼나는게 당연하고 눈치가 보이는게 당연한 거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스트레스죠.. 온 몸으로 보게 되는 눈치와 그 긴장감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선임들이 친절하고 차분차분하게 가르쳐 주면 좋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언제나 이상적으로만은 풀리지 않으니까요.
혼날 수도 있고, 눈치 볼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당연한 일이라고..
애시당초 완전 편할 생각으로 입대한 것은 아니었잖아요?!
군 생활 동안 가장 힘든 기간이 있다면 처음의 한 8개월?! 길어봤자 8개월입니다. 8개월만 버팁시다!! 견뎌내는 겁니다. 저도 했는데 여러분이라고 못하시겠어요?!
있잖아요..요즘은 군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죠?! 맞아요.
며칠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TV나와서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자기 때도 선임들은 자신을 보면서 요즘 군대 좋~아졌다고 말했대요
ㅋ~~ 그 때도 군대 좋아졌다고 했다는.. 웃지 못할 경험담..
하지만 확실히 군은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가게 될 부대의 분위기까지는 제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말 선진 병영 분위기가 정착된 천국 같은 곳이 될 수도 있고, 쌍팔년식 혹은 월남전 식 분위기의 지옥같은 부대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곳이라면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고 보람찬 군 생활을 영위하실 수 있겠지만..
혼나기만 하는 바보들..
군대가는 바보들..
3>혼나기만 하는 바보들
Prologue...
06-8기 때 였죠. 이제 조금씩 날이 더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때였어요. 사격 훈련이 있는 주간이라.. 총을 잡는다는 사실에 긴장한 훈련병들 곁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지도를 해줘야 하는 사격...
훈련병들도 긴장이 되겠지만 조교들 역시 언제 어떤 사고가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온 몸에 털까지 곤두서는 긴장 속에 하루 종일 탄을 받아야 하는 사격은 훈련이 끝나고 나면 온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물 먹은 종이처럼 무거워지죠.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막사에 돌아오니 행정반(=학교로 치면 교무실 같은 곳으로, 중대의 심장 같은 곳)에 오랫만에 내 편지가 와 있었요. 하루의 피곤이 싸악~ 달아나는 순간이죠.ㅋㅋ
그러나 막상 편지를 뜯어보니..
바로 한 6주 전에 퇴소한 내 훈육 아래 자대 배치 받은 훈련병이 보내 온 편지. ㅡㅡ;;;
여자가 보낸 편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이미 한번 낙담
뭐... 솔직히 이제 상병도 꺾인 짬인데 여자에게 편지 온다는 것은
이미 기대도 안 하고 있던 터이니...
하지만 정말 날 낙담하게 한 것은 그 훈련병이 나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었어요.
훈육 분대장님..
너무 힘듭니다.죽고 싶습니다..
자대에서 선임들의 갈굼이 너무 힘들고, 눈치가 보여서 견디기가 힘들다는 내용의 편지였어요. 훈련병 시절에도 참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했던 녀석이었는데...
무슨일이 어떻게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녀석의 말로는 자기의 눈에 튀는 성격을 못마땅해하는 선임에게 미운 털이 박혔는데...그 이미지가 중대원들에게 다 퍼져서 외톨이가 된 것 같다고 쓰여져 있었어요. 훈련소 때 동기들이랑 보내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이젠 알 것 같다는 말과 몸 챙기라는 의례적인 말들로 끝을 맺는 그 편지를 다 읽고 나니.. 참.. 가슴이 무겁더라구요
또 한번은 가을경 이었는데...저희 대대 울타리 안에 있는 법당으로 종교활동 온 이등병 한 명이 탈영을 했어요. 곧 5분 대기조(=사건 발생 시에 최초로 투입되는 병력)가 출동하고 대대 전체가 발칵 뒤집어 졌죠.
탈영한 인원은 바로 지난 기수의 저희 중대 출신 훈련병이었어요. 대대 전 병력이 수색 작업을 하는데, 울타리 부근에서 혈흔, 핏 자국이 발견됐다는 무선이 날아왔어요. 작전을 지시하던 대위님께서 그 보고를 듣자 무전을 날렸어요.
"이미 탈영한지 시간이 꽤 됐다... 만에 하나 사체가 발견되면.. 현장 보전해라."
탈영병들 대다수가 자살을 택하는 경우를 보고 내린 지시였죠.
이런 무전을 듣고 있자니.. 참 가슴이 무겁더라구요. 사람이 참 이렇게 쉽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탈영병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말아야 될지.. 암튼 계획적인 탈영으로 주둔지를 벗어나서 지방으로 도망갔답니다.
군대는요... 진짜.. 솔직히 힘들어요.
아무리 군대를 가라고 이런 글을 쓰고 있어도 다시 다녀오라면 죽어도 가고 싶지는 않죠. 다시 태어난다면 몰라도.. 내 생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 이게 제 진심이예요.
군 생활이 왜 힘들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서?!
아니면 육체적으로 힘든 일 때문에?!
맞아요. 이것들도 분명 이유 중의 하나는 맞지만.. 제 생각에 가장 힘든 이유는 바로 "짬" 안 될 때 숱하게 봐야 하는 눈치와 무엇을 정확히 잘못했는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계속 들어 먹어야하는 갈굼..
이런 것들이 군 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죠.
(솔직히 군 생활 상병되고 병장되면... 할 만해요..어쩔 때는 좋기도 한 걸요...ㅡㅡ; )
군 입대 두번 한 것도 아니고, 하나서부터 열까지 사회와는 다른 것 투성이이니. 실수 할 수도 있습니다. 모를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혼나는게 당연하고 눈치가 보이는게 당연한 거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스트레스죠.. 온 몸으로 보게 되는 눈치와 그 긴장감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선임들이 친절하고 차분차분하게 가르쳐 주면 좋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언제나 이상적으로만은 풀리지 않으니까요.
혼날 수도 있고, 눈치 볼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당연한 일이라고..
애시당초 완전 편할 생각으로 입대한 것은 아니었잖아요?!
군 생활 동안 가장 힘든 기간이 있다면 처음의 한 8개월?! 길어봤자 8개월입니다. 8개월만 버팁시다!! 견뎌내는 겁니다. 저도 했는데 여러분이라고 못하시겠어요?!
있잖아요..요즘은 군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죠?! 맞아요.
며칠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TV나와서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자기 때도 선임들은 자신을 보면서 요즘 군대 좋~아졌다고 말했대요
ㅋ~~ 그 때도 군대 좋아졌다고 했다는.. 웃지 못할 경험담..
하지만 확실히 군은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가게 될 부대의 분위기까지는 제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말 선진 병영 분위기가 정착된 천국 같은 곳이 될 수도 있고, 쌍팔년식 혹은 월남전 식 분위기의 지옥같은 부대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곳이라면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고 보람찬 군 생활을 영위하실 수 있겠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 할 제 이야기를 한번 쯤은 들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
요. 어차피 할 군 생활이라면...
선임들에게 혼나기만 하는 바보 보다는..
선임들에게 인정받는 편이 100배는 나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