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1(in London-1)

김지민200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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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1(in London-1)


런던에서-1(in London-1)

 

 

서로 어색한 상태에서 도착한 런던.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유하는

동안 일이 생겼다. 재영이 형(그 때는 이름도 잘 몰랐지만)의 디카

를 비행기에 놓고 내린 것. 때문에 규삼이 형과 둘이 찾아보겠다고

돌아갔다가 왔다. 그리고 가는 동안 피곤했는지 일행 몇명이 다른

길로 잘못 들어갔었다. 인솔자 누나는 사라진 사람들 찾으러 다니고

우리는 통로에서 기다리고....결국 디카는 찾지 못했지만 다행히

사람들은 찾아서 돌아왔다. 이런이런, 벌써부터 이런 일들이 생기

다니...액땜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도착한 9시의 런던은

캄캄한 밤이었다. 춥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런던의 지하철은 튜브(Tube)라고 부른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직접타보면 느낄 수가 있다. 길다란 원통형으로된 런던의 지하철은

우리나라의 그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동그란 열차에 동그란 터널,

심지어는 지하철 역마저 동글동글하다.(그래서 벽에 기대기에는

불편하다.) 또 하나 특이하다고 할 만한 점은 지하철의 노선 이름

이다. 우리 나라는 1호선 2호선 처럼 숫자로 하는데에 반해 영국은

Piccadilly line이나 Victoria line처럼 그 노선을 대표하는 역 이름

을 붙여놓는다. 영국의 지하철은 세계에서 가장 쓰기 편하게 만들어

놓은 듯 하다. 역 이름과 노선, 환승방향을 하도 많이 붙여놔서

길을 잃어버릴래야 잃어버릴 수가 없다. 나중에 다시 얘기를 하겠

지만 미관을 중시하는 프랑스와는 달리 승객의 편의를 최우선

으로 하는 영국의 친절이 고맙다.

 

런던에서는 다른 사람들과는 별로 친하게 지내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팀원들을 볼 일이 별로 없었다.(막판엔

너무 친해져서 패키지 분위기가 났지만)나는 대영박물관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박물관에 도착했다. 과거에

어떤 용도로 사용했던 건물일까. 박물관이 아니라 거의 궁전과 같은

느낌이었다. 잠깐 대영박물관에 대해 소개하자면 메트로폴리탄,

루브르와 함께 세계의 3대 박물관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만큼

소장품 또한 엄청나다. 한 개당 1초씩만 봐도 몇달이 걸린다고 하니

몇개인지 감도 잘 오지 않는다. 일단 들어가서 본 건 얼마전에 지은

한국관, 그리스, 이집트, 아시리아 관등을 보았다. 본 걸 모두 적는

다면 너무 글이 시시콜콜해질 것이므로 다 적지는 않으려 한다.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이집트관의 미라와 그리스관의

조각들이다. 이집트관에는 모형이 아닌 진짜 미라가 있다. 직접

미라를 눈으로 보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피골이 상접한

해골이 관 속에 누워있는 모습이란.... 너무 보존이 잘 되어 있어서

손톱과 머리카락도 보인다. 특이한 건 사람뿐만이 아니라 고양이나

강아지, 심지어는 오리, 악어(!)까지 미라로 만들어놓았다. '뭐냐,

이건...;' 대영박물관 보물 1호라는 로제타 스톤도 봤지만 학자들

에게나 의미있는 거지 우리에게는 별로 상관없는 돌이다. 이집트어

를 해석하는 것의 열쇠가 된 돌로써 주목할 만한 점은 이집트어가

뜻글자가 아닌 소리글자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스관에서는 파르테논 신전에 있었던 대리석들을 관람했다.

이 대리석들을 엘긴마블(Elgin Marbles)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영국의 엘긴(Elgin)경이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파르테논 신전

은 아테네의 여신을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 신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중에 제대로 폭격을 맞아서 조각상들이 다 떨어져 나가 앙상한

기둥만 남아있다. 그 때 폭격을 맞은 이후 주위에 떨어져있던 조각

을 엘긴경이 헐값이 사서 자기 집 벽을 치장했다고 한다. 그 당시엔

그런 조각으로 집을 장식하는게 유행이었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어

그 조각을 팔면서 대영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 것이다.

 

신들을 보면 머리가 다 없는데 그 이유는 파르테논 신전을 교회로

사용하면서 유일신에 대한 믿음으로 다른 신들은 모두 참수했다고

한다. 맹목적인 종교에의 믿음이 얼마나 사람들을 무지하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어쨌든 후세의 학자들이 머리없는 신상들을

조사해본 결과 신들마다 각기 자신을 대표하는 상징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밝혀냈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날개달린 신발 혹은 모자

(네이버 모자도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황금 사과, 에로스, 그리고 아르테미스는 활과 화살등.. 이런 걸로

대부분의 조각상의 주인공을 추정했다고 한다. 돌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듯한 움직임과, 미려한 옷의 주름과, 심지어는 물에 젖은

옷까지 조각한 건 인간의 솜씨로는 만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엘긴

마블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건 말머리. 아르테미스가 끄는 쌍두

마차의 말은 정말로 하늘을 가로지른 후 숨을 헐떡이면서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입을 턱 벌리고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 표정

의 말. 하도 정교해서 콧구멍에서 콧김이라도 나올 것 처럼 사실적

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정말 이게 돌덩이로 만든거??'

 

대영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점심을 먹었다. Fish and Chips.

말 그대로 생선튀김이랑 감자칩이다. 이런 걸 7파운드(12000원

정도)나 내고 먹다니....맥주한잔은 공짜지만 가격보고 속이 좀

쓰렸다. 오후에는 네셔널 겔러리를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지하철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