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전지영의 뉴욕 여행기. 여자라면, 싱글이라면, 뉴욕을 사랑한다면 104% 갖고 소유하고픈 책이다. 뭔가 생략된 듯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선들, 그리고 선명한 색. 게다가 막연한 뉴욕 풍경이나 스케치가 아니라 깐깐한 싱글 여자 여행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섬세한 뉴욕 관찰기와 그림이 마음과 눈을 흐뭇하게 한다. 예를 들면 간간이 나오는 이런 그림들. ‘돈 있다면 한 번쯤 묵고 싶은 뉴욕의 호텔’, ‘뉴욕의 하늘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빌딩’, ‘꼭 둘러볼 만한 뉴욕의 미술관’ 등 그의 손을 거친 4분할 일러스트는 ‘뽀샵’으로 위장한 장엄한 여행 사진보다 훨씬 근사하게 마음을 끈다.
2 < Sara Midda's South of France >
베개맡에 놓아두고 밤마다 한 페이지씩 보고 자면 매일 밤 프랑스 남부의 알싸한 향기와 풍경을 꿈꿀 수 있는 책이다. 런던의 아티스트 사라 미다 Sara Midda는 원래 ‘가든’에 관한 일러스트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스타 작가다. 그녀의 ‘식물성’ 그림은 런던 갤러리에 전시된 적도 있고 일본 미쓰코시사의 제품 디자인으로 사용된 적도 있다. 우리가 꿈꾸는 순하고 여리고 아름다운 식물의 세계가 가득한 이 책은 그녀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고 스케치한 작은 비밀 노트다. 사이즈도 앙증맞은 데다 안의 그림은 ‘미치게’ 소담스럽고 아름답다. 구하기 어려운 책이니 만약 세계의 어느 서점에서든 발견하면 무조건 사고 볼 일이다.
3 <알바이신의 고양이들>
좀 반칙일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엄격히 말하면 사진집이다. 더 엄격히 말하면 사진이 중심이 된 산문집이다. 허나 중간에 몇 페이지 그려 넣은 너무 귀여운 그림들 때문에 감히 이 책을 리스트 업한다. 자칭 상상과 몽상과 망상의 화신이라 부르는 사진가 정세영의 기행집이다. 그는 혜화동에 있는 스페인 레스토랑이자 바인 ‘알바이신’의 주인장이자 주방장이기도 하다. ‘알바이신’은 안달루시아 지역, 스페인의 남쪽 그라나다 지방에 옛 무어인들이 만든 산동네 이름이다. 전쟁에 대비해서 만든 동네답게 얽히고설킨 좁은 골목이 있는 작은 마을, 유난히 집 나온 고양이가 많은 이 산동네의 미로 같은 좁은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사진이 이 책의 반이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에 그의 위트 있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양념처럼 섞여 있는 것이다. 길고양이같이 외로운 영혼들이 읽고, 보면 홀딱 반할 만한 뒷골목의 감칠맛 나는 이야기와 사진과 그림이 가득하다.
4 < 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
‘귀차니즘’이라는 새로운 말을 탄생시킨 스노우캣의 파리 여행기. 스노우캣과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에펠탑 속표지로 시작되는 이 여행 스케치는 안 그래도 사랑스러운 도시 파리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반짝이는 파리 시청 앞의 스케이트장. 산책길에 만나는 100년 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나만의 아지트로 삼고 싶은 비밀스러운 카페가 따듯한 색과 위트 있는 선으로 그려져 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파리 구석구석의 풍경들이다.
5 < Sights and Secrets of Hong Kong >
1박 2일의 벼락치기 홍콩 출장 때 건져 올린 쾌거. 로레트 E. 로버트 Lorette E. Roberts라는 영국 출신의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홍콩 스케치다. 4B 연필로 그린 스케치 위를 아주 얇고 곱게 물들인 수채화 물감. 어떤 일러스트는 미완성인 채로, 어떤 일러스트는 평화로운 산수화같이. 가로로 긴 직사각형의 이 일러스트 여행집은 너무나 고요하고 사랑스럽다. 침사추이나 플라워 마켓, 소호, 오션파크 등 홍콩의 명소부터 뒷골목의 숨은 풍경까지 그야말로 홍콩의 천 가지 표정이 황홀한 그림으로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홍콩에서 발견한 각양각색의 대문과 우편함, 문, 새장, 램프 등을 모두 모아 그린 작은 컷들은 이 책의 숨겨진 보물이다.
6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오기사가 나타나기 전까지 나에게 바르셀로나는 당연히 가우디의 도시였다. 그러나 건축을 전공한 후 멀쩡한 건설 회사를 그만두고 바르셀로나로 날아간 오기사의 출현 이후 바르셀로나는 단연 오기사의 도시가 된 느낌이다. 일기처럼 무심하게 기록한 듯하지만 ‘피식’ 웃게도 만들었다가, ‘어쭈’ 하고 감탄하게도 만들었다가, ‘…’ 인생의 어느 순간을 꿰뚫는 듯한 말로 말문이 막히게 만드는 그의 글과 그림이 놀랍다. 건축가답게 몇 개의 선으로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일러스트에 사진을 합성하여 제3의 공간을 창조해내는 그의 그림 솜씨가 일품인 책이다.
일러스트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책
1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일러스트레이터 전지영의 뉴욕 여행기. 여자라면, 싱글이라면, 뉴욕을 사랑한다면 104% 갖고 소유하고픈 책이다. 뭔가 생략된 듯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선들, 그리고 선명한 색. 게다가 막연한 뉴욕 풍경이나 스케치가 아니라 깐깐한 싱글 여자 여행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섬세한 뉴욕 관찰기와 그림이 마음과 눈을 흐뭇하게 한다. 예를 들면 간간이 나오는 이런 그림들. ‘돈 있다면 한 번쯤 묵고 싶은 뉴욕의 호텔’, ‘뉴욕의 하늘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빌딩’, ‘꼭 둘러볼 만한 뉴욕의 미술관’ 등 그의 손을 거친 4분할 일러스트는 ‘뽀샵’으로 위장한 장엄한 여행 사진보다 훨씬 근사하게 마음을 끈다.
2 < Sara Midda's South of France >
베개맡에 놓아두고 밤마다 한 페이지씩 보고 자면 매일 밤 프랑스 남부의 알싸한 향기와 풍경을 꿈꿀 수 있는 책이다. 런던의 아티스트 사라 미다 Sara Midda는 원래 ‘가든’에 관한 일러스트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스타 작가다. 그녀의 ‘식물성’ 그림은 런던 갤러리에 전시된 적도 있고 일본 미쓰코시사의 제품 디자인으로 사용된 적도 있다. 우리가 꿈꾸는 순하고 여리고 아름다운 식물의 세계가 가득한 이 책은 그녀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고 스케치한 작은 비밀 노트다. 사이즈도 앙증맞은 데다 안의 그림은 ‘미치게’ 소담스럽고 아름답다. 구하기 어려운 책이니 만약 세계의 어느 서점에서든 발견하면 무조건 사고 볼 일이다.
3 <알바이신의 고양이들>
좀 반칙일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엄격히 말하면 사진집이다. 더 엄격히 말하면 사진이 중심이 된 산문집이다. 허나 중간에 몇 페이지 그려 넣은 너무 귀여운 그림들 때문에 감히 이 책을 리스트 업한다. 자칭 상상과 몽상과 망상의 화신이라 부르는 사진가 정세영의 기행집이다. 그는 혜화동에 있는 스페인 레스토랑이자 바인 ‘알바이신’의 주인장이자 주방장이기도 하다. ‘알바이신’은 안달루시아 지역, 스페인의 남쪽 그라나다 지방에 옛 무어인들이 만든 산동네 이름이다. 전쟁에 대비해서 만든 동네답게 얽히고설킨 좁은 골목이 있는 작은 마을, 유난히 집 나온 고양이가 많은 이 산동네의 미로 같은 좁은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사진이 이 책의 반이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에 그의 위트 있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양념처럼 섞여 있는 것이다. 길고양이같이 외로운 영혼들이 읽고, 보면 홀딱 반할 만한 뒷골목의 감칠맛 나는 이야기와 사진과 그림이 가득하다.
4 < 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
‘귀차니즘’이라는 새로운 말을 탄생시킨 스노우캣의 파리 여행기. 스노우캣과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에펠탑 속표지로 시작되는 이 여행 스케치는 안 그래도 사랑스러운 도시 파리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반짝이는 파리 시청 앞의 스케이트장. 산책길에 만나는 100년 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나만의 아지트로 삼고 싶은 비밀스러운 카페가 따듯한 색과 위트 있는 선으로 그려져 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파리 구석구석의 풍경들이다.
5 < Sights and Secrets of Hong Kong >
1박 2일의 벼락치기 홍콩 출장 때 건져 올린 쾌거. 로레트 E. 로버트 Lorette E. Roberts라는 영국 출신의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홍콩 스케치다. 4B 연필로 그린 스케치 위를 아주 얇고 곱게 물들인 수채화 물감. 어떤 일러스트는 미완성인 채로, 어떤 일러스트는 평화로운 산수화같이. 가로로 긴 직사각형의 이 일러스트 여행집은 너무나 고요하고 사랑스럽다. 침사추이나 플라워 마켓, 소호, 오션파크 등 홍콩의 명소부터 뒷골목의 숨은 풍경까지 그야말로 홍콩의 천 가지 표정이 황홀한 그림으로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홍콩에서 발견한 각양각색의 대문과 우편함, 문, 새장, 램프 등을 모두 모아 그린 작은 컷들은 이 책의 숨겨진 보물이다.
6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오기사가 나타나기 전까지 나에게 바르셀로나는 당연히 가우디의 도시였다. 그러나 건축을 전공한 후 멀쩡한 건설 회사를 그만두고 바르셀로나로 날아간 오기사의 출현 이후 바르셀로나는 단연 오기사의 도시가 된 느낌이다. 일기처럼 무심하게 기록한 듯하지만 ‘피식’ 웃게도 만들었다가, ‘어쭈’ 하고 감탄하게도 만들었다가, ‘…’ 인생의 어느 순간을 꿰뚫는 듯한 말로 말문이 막히게 만드는 그의 글과 그림이 놀랍다. 건축가답게 몇 개의 선으로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일러스트에 사진을 합성하여 제3의 공간을 창조해내는 그의 그림 솜씨가 일품인 책이다.
기자/에디터 : 김은주 / 사진 : 민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