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이벤트] ★아끼고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손자인2007.02.07
조회214

★첫번째 이야기 - 러브스토리★

9살의 나이차이로 주위의 걱정과 축복을 동시에 받은 우리는
지난 해 닭띠 아가의 엄마,아빠가 되었어요^^
무뚝뚝의 결정체인 경상도 남자와 애교만점 경상도 여자의
닭살행각은 주위를 경악에 금치 못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그나마 젊음편인 제친구들은 좀 나았지만
점잖은 오빠의 친구들은 거의 테러수준이라 명하곤 했죠.
닭띠 아가의 엄마,아빠가 되기위해 그랬는지
유난히 닭살행각이 돋보였던
우리의 러브스토리 들어보실래요?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처음 그 설레임..
물론 그를 사랑함에는 변함없지만
처음 그 두근거림을 느끼긴 힘들죠..
아직도 그렇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긴 하지만요^^
친한 친구의 도련님인 그는
친구집과 같은 대문을 쓰고 살았습니다.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는 친하기도 했고,
한 동네에 살고 있었던 터라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들리는 사이였죠.
시간이나면 친구집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소주도 한잔씩 했답니다.
그러던 지난 겨울날..
전 실연의 아픔과 가족과의 불화로
술을 찾는 일이 잦아졌답니다.
자연스레 친구와도 많은 술자리를 가졌고,
오다가다 자리를 갖게 된 그의 모습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9살이나 많았지만 무뚝뚝한 반면
자상한 모습에 호감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영락없는 경상도 사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강사라 그런지
잠깐잠깐 보여지는 위트가
더한 매력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실연의 그림자도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죄책감과 자괴감에 누구에게도 내색할 순 없었죠.
게다가 이 곳은 부산인데 그 사람은 곧 하동으로
일자리를 옮긴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집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가 들어와 얘기를 청했습니다.
"저 오늘은 저하고 소주 한 잔 하실래요?"
실은 친구의 눈치도 보였지만 좋은 감정이 있던터라
못 이기는 척 따라나갔죠^^*
근처 대학로로 나간 우리는 조용한 분위기의
일식집에 들어가 마주 앉았습니다.
어색한 침묵은 잠시 서로의 얼굴에 홍조가 띄게 되었고
그가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너무나 어이없어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한마디...
"내랑 하동 갈라요?"....헉!!
관심있단 말,사귀어보자는 말은 어디로 출장을 보냈는지,
아무리 스피드 시대라지만
내 생각이나 당신에 대한 감정따윈 철저히 배제시켜버린..
어쩌면 장난이라 믿는 게 더욱더 말이되는....
그런 프.로.포.즈.
조금후 저도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오빠,저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요?"
그의 대답 "성격 좋은 것 같아요"
"그런 것 말구요"
"그럼 말해보소,하나부터 열까지..."
여하튼 제 언어구사능력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 다음 만남에 제가 튕기듯 말을했죠.
"오빠..그럼 한달 후엔 오빠 하동가니까
그 때까지만 만날래요?"
조금의 고민 끝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고,
우린 계약과도 닮은
그래서 별로 이쁘지않은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아쉬움속에 그렇게 떨어져버린
우리는 주위의 예상을 뒤업은채(?)
멀고도 가까운 사랑을 지켜나갔습니다.
왕복 6시간의 거리가 멀긴했지만 한 숨에 달음박질치듯
달려와 만나고가고,
저 또한 친구들에게 졸라 함께 놀러가곤 했습니다.
채팅,편지,전화..뭐하나 가릴것 없이 활용하며
일상을 나누고 서로를 느끼며 지냈답니다.
하동이란 지리적조건덕에 우리의 만남은 그 자체가 여행이었구요.
섬진강 반짝이는 물빛과 지리산의 싱그런 녹음...
남해의 출렁이는 파도와 전라도의 맛깔스런 먹거리...
그래서 매일 볼 수 없음이 아쉽긴 했지만 여느 연인보다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더 많은 행복을 느꼈답니다.
그리고 그 때의 애틋한 감정은
지금의 이쁜 추억이 되었어요..
오빠는 곧 부산으로 내려왔고
우린 여기서 주위의 축복을 받으며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꾸몄답니다.
앞으로도 우린 173Km의 거리를 뛰어넘어 사랑했듯이
소중한 사랑을 영원히 지켜나갈거예요.

 

★두번째 이야기-세 식구가 되었어요★

2005년...10월 15일...
자인이와 성국이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을 선물받았습니다.
우리의 작고 어리석은 사랑에 비해 너무나 값진 선물...
그렇게 과분한 아가이기에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습니다...
정성을 다해 사랑하겠습니다...

자연분만을 위해 20시간의 진통을 참았지만
결국 수술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정말 싫었던 수술대에 올랐고,
그대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손자인님 3.2kg의 건강한 아들입니다"
간호사의 소리와 함께 눈을 떴습니다.
진통과는 또 다른 통증....
아 모든게 끝났구나,아니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준 것만으로
너무 고마웠고,너무나 보고싶었습니다.
의식을 회복한 저에게
분만실의 여선생님이 다가와 위로를 해줍니다.
자기도 너무 아까웠지만 막상 수술실에 들어가보니
수술하길 잘했다고 골반에 아기 머리가 걸려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남편이 회복실로 들어와 제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우리 까꿍이는 새벽 3시 2분에 울음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자기가 탯줄 자르게 해주고 싶었는데 너무 미안해~
그래서 가족분만실까지 썼는데..."
남편은 괜찮다고,
너랑 아기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합니다.
까꿍이를 봤답니다...
울음소리도 크고 아주 건강하답니다.
조금 후 고마운 간호사분이
우리 까꿍이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역시나..머리에 혹이 났네요^^
막상 아가 머리에 혹을 보니
나올려고 안간 힘을 쓴 게 느껴지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줬던 게 너무 미안하게 느껴집니다.
요 녀석 언제 배웠는지 엄마 젖을 무네요^^
제 품에 안기자말자 젖부터 찾는 아가가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20시간의 진통도 수술 후의 통증도
아가를 보니 모두 잊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힘들게 세상에 나온만큼 험한 세상 잘 헤쳐나가며
밝고 용감하게 자라주길 바랄뿐입니다.
주하가 세상의 빛을 본지도 벌써 일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까꿍이에서 주하로 이름이 바뀐 우리 아가
아빠의 쌍꺼풀과 엄마의 보조개를 닮은
너무나 사랑스런 천사랍니다^^
엄마 쭈쭈를 너무 밝혀서 살이 너무 통통하게
오른 것 빼곤 많이 보채지도 않고 너무 착하답니다.
이제 세식구로 다시 시작하는 우리집^^
평생 그 날의 감동을 잊지 않고
밝고 건강하게 키우겠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 러브레터★

걱정보다는 설레임으로 다가와야 할 얼굴이지만
요즘 부쩍 지쳐있는 당신모습을 보면 걱정부터 앞서네요.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어 봅니다.
아침일찍 집을 나서면 자정이 되어서야
파김치가 된 몸으로 들어오는 당신...
취업난에 허덕이며 그 좋아하던 전공도 뒤로하고,
결국 돈에 못 이겨 학원 강사가 된 사람..
집에 들어오면 밥을 먹고 잠들기 바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기 바쁘고....
그렇게 해도 잠은 항상 모자라고, 몸은 항상 지쳐 있죠.
힘든 그 사람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아침저녁 차려주는 일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행복을 주고도 싶고,웃음을 주고도 싶고,
가슴진한 사랑도 주고 싶은데...
그럴 시간도 받아 줄 여유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잠든 그 얼굴을 쳐다보면 마음이 스산해져 와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고생을 하는가 싶기도 하고,
힘들지만 힘든 내색하지않는 당신이 고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항상 불안해하는게 더 맘이 아파요.
학원강사란게 다른 직장보다 생명이 짧고,
가계수입과 연관되어 불황을 몸으로 느끼는 곳이라고...
그래서 외줄타듯 하루하루를 걸어가죠.
올해 서른 여섯...
아직 젊고 씩씩한 당신이지만
처음 그 웃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네요.
삶에 찌들어가고, 세상에 지쳐가는 것 같아
그게 가장 마음이 아파요.
내게 아직은 설레임인 사람...
내 아이의 든든한 아빠가 될 사람...
나와 평생을 함께 그려 나갈 사람...
그런 당신이기에 항상 밝은 얼굴로
기쁨만 느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P.S:이 글은 비단 우리 가정의 얘기만은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요즘 유행하는"아빠,힘내세요"란 노래...
아이들이 재롱피우며 그 노래를 부를때
겉으로 보이는 아빠들의 모습엔 뿌듯한 미소가 있지만
속으로는 착찹한 심정이라고 합니다.
또 한동료의 말이 아이가 유치원에서 가족을 그렸는데
집에 키우는 개는 그리고 아빠는 빠져있더랍니다.
바빠서 얼굴보기 힘든 탓도 있겠지만
그건 엄마의 잘못이 아주 크다고 생각해요.
이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현주소 아닐까요?
우린 세상의 모든 아빠들을
돈버는 기계쯤으로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물론 그런 사람 아주 소수일거라 생각합니다)
그 들도 우리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자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