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메카,충무로에 입성해 굳건히 자리잡은 곽경택 오기환 윤제균 감독. '충무로의 이야기꾼'으로 우뚝선 부산 출신 감독 3인방이 지난 2일 한자리에 모였다. 예년에 비해 경쟁이 치열했던 작년 한해를 무사히 보낸 탓일까. 이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보인다. 영화와 고향 소식을 곁들이며 새해 포부를 들어봤다.
부산출신 오기환,곽경택,윤제균(왼쪽부터) 영화감독. 박희만기자 phman@
#신작 준비하느라 바빴어요
곽=2005년 12월 개봉한 '태풍' 뒷치닥거리 하느라 적잖은 고생을 했죠. 관객은 430만명을 기록했지만 제작비가 워낙 많이 들어 재미를 못봤어요. 또 한일합작 영화 '반도에서 나가라'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를 하고,북한에선 대포동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바람에 영 분위기가 안좋아 뒤로 미뤘죠. 내년 베이징 올림픽때 진행할까 해요.
오=정지우 감독이 진행하고 있던 영화 '두사람이다' 판권이 만료돼 작년에 내가 샀어요.'선물''작업의 정석'을 끝내고 나니까 장르별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공포영화 특성상 무명 배우를 써야 하고 제작비도 적어 고민이에요.
윤=작년 6월 부산서 '1번가의 기적'의 촬영에 들어가 후반작업을 마치고 오는 2월 설날 때 개봉할 예정이에요. 휴먼 코미디인데 '낭만자객' 이후 3년만에 영화를 찍으니까 감도 떨어지고 고생도 많이 했고 그래도 흥행이 잘돼야 될텐데….
#올해 계획은
곽=오는 4월경 영화 '소원수리'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죠. 헌병대 속에서 미운오리 새끼같은 육방(육군방위) 이야기인데 코믹 휴먼으로 풀어낼 작정이에요. 류승범이 주연인데 얼마전 '(출연이)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려 문자를 넣었더니 '그게 아니다'라고 말해 헷갈려요.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영화판이 가끔 이래요. 이것 말고 제가 운영중인 진인사필름에선 로맨틱 멜로와 비보이 영화,MBC와 공동으로 HD 영화를 3편을 더 준비중이죠.
오=일단 '작업의 정석2'에 들어갈 것 같아요. 충무로 돈가뭄 때문에 제 영화가 제대로 투자를 받을지 걱정이에요. 앞서 두 편의 영화를 해봤는데 아직도 배우는 자세죠. 장르를 섭렵하는 차원에서 다음엔 에로나 액션을 찍어볼 생각이에요.
윤=이번에 '1번가의 기적'을 촬영하면서 주연배우 임창정 하지원과 '색즉시공2'를 찍기로 했어요. 올 여름 촬영에 들어갈 계획인데 그 전에 회사(윤 감독은 두사부필름을 운영하고 있다)에서 한 두 작품을 더 들어갈 예정이에요.
#30편 미개봉작은 이월?
곽=작년에 120편 가량이 개봉됐죠. 이 바람에 영화의 성공확률이 낮아졌어요. 또 만료된 영화펀드가 재결정되지 않고 일본에서 한국영화의 고가매입도 적어졌지요. 어쩌면 올해 추운 한해가 될 지도 몰라요.
윤=작년에 개봉을 못하고 이월된 작품이 30여편 된다고 해요. 이를 포함하면 올해 70~80편이 개봉되지 않을까.
오=자료를 보니까 한국영화는 한해 평균 75편이 나온다. 그런데 충무로 영화사 법인이 3천개를 넘었다고 해요. 때문에 영화사 이름 짓는 것을 두고 고민한다는 말도 나돌아요.
곽=3천개요? 충무로가 무슨 PC방도 아니고….
오=작년에 한류 스타를 기용한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소위 스타파워가 많이 사라졌어요.
#이젠 복수의 시기?
곽=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KOREA FILM 2006' 행사에 참가했어요. 제 영화 '태풍'이 개막작으로 상영됐기 때문인데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토론 때는 BBC 등 현지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여 '유럽 쪽에도 한류바람 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오=MBC 100분 토론에 출연,졸지에 김기덕 감독과 한바탕 싸움한 것으로 보도돼 곤란했어요. 일부 영화의 과점현상이 토론주제였는데 당시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유럽 출장을 떠나 같은 청어람 소속인 제가 어쩔 수 없이 출연하게 됐죠. 고생하고 있는 독립,예술영화인들에게 토론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엉뚱하게 흘렀어요. 분명하게 말하지만 '괴물'때문에 김기덕 영화가 죽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윤=전 영화가 기본적으로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여기 계신 두 감독의 작품처럼 지루하지 않은 영화가 재밌는 영화죠. 그렇다고 제가 김기덕도,박찬욱도 아니고. 그저 사람 냄새나는 따스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곽 감독을 향해) 제게도 시나리오 좀 주십시오.
오=농담이지만 전 곽 감독에게 항상 당했어요.(오 감독의 '선물' '작업의 정석'은 곽 감독의 '친구' '태풍'과 공교롭게 개봉이 겹친 것을 두고 하는 말) 이젠 복수(?)를 해야죠. '친구'처럼 대박을 하나 해야죠.
곽=오 감독의 작품은 수준이 높고 승률도 좋아요. 저야 이제 겨우 6타수 1홈런(6편을 연출했고 대박은 1편에 불과하다는 뜻)에 불과해요.
오=그 홈런이 장외홈런이잖아요.
#부산에 영화사가 몰려왔으면
곽=지난해 부산 대청동에서 문을 연 '진인사영상아카데미'가 잘되고 있어요. 올해는 연기와 함께 시나리오 작가를 중점 발굴 육성하고 싶어요. 참,영화도시 부산이 요즘엔 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요. 너무 많이 촬영하니까 신기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도와주는 성의도 많이 엷어진 듯 느껴져요.
윤=부산서 처음 느낀 점인데 촬영에 불편한 것이 전혀 없는데다 사무실 비용도 서울에 반의 반에 불과해요. 여기에 영화 관련 회사가 다 모여 빨리 부산이 한국의 할리우드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오=부산이 한국영화의 허브가 되려면 서울 강남에 몰려있는 메이저 영화사 10개만 내려오면 금방이라도 가능할 것 같아요.
부산감독들에게 듣는 올해 한국영화
충무로 부산출신 감독 3인의 새해 포부
"추운 한 해 안되도록 열심히 영화 찍어야죠"
한국영화의 메카,충무로에 입성해 굳건히 자리잡은 곽경택 오기환 윤제균 감독. '충무로의 이야기꾼'으로 우뚝선 부산 출신 감독 3인방이 지난 2일 한자리에 모였다. 예년에 비해 경쟁이 치열했던 작년 한해를 무사히 보낸 탓일까. 이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보인다. 영화와 고향 소식을 곁들이며 새해 포부를 들어봤다.

부산출신 오기환,곽경택,윤제균(왼쪽부터) 영화감독. 박희만기자 phman@#신작 준비하느라 바빴어요
곽=2005년 12월 개봉한 '태풍' 뒷치닥거리 하느라 적잖은 고생을 했죠. 관객은 430만명을 기록했지만 제작비가 워낙 많이 들어 재미를 못봤어요. 또 한일합작 영화 '반도에서 나가라'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를 하고,북한에선 대포동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바람에 영 분위기가 안좋아 뒤로 미뤘죠. 내년 베이징 올림픽때 진행할까 해요.
오=정지우 감독이 진행하고 있던 영화 '두사람이다' 판권이 만료돼 작년에 내가 샀어요.'선물''작업의 정석'을 끝내고 나니까 장르별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공포영화 특성상 무명 배우를 써야 하고 제작비도 적어 고민이에요.
윤=작년 6월 부산서 '1번가의 기적'의 촬영에 들어가 후반작업을 마치고 오는 2월 설날 때 개봉할 예정이에요. 휴먼 코미디인데 '낭만자객' 이후 3년만에 영화를 찍으니까 감도 떨어지고 고생도 많이 했고 그래도 흥행이 잘돼야 될텐데….
#올해 계획은
곽=오는 4월경 영화 '소원수리'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죠. 헌병대 속에서 미운오리 새끼같은 육방(육군방위) 이야기인데 코믹 휴먼으로 풀어낼 작정이에요. 류승범이 주연인데 얼마전 '(출연이)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려 문자를 넣었더니 '그게 아니다'라고 말해 헷갈려요.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영화판이 가끔 이래요. 이것 말고 제가 운영중인 진인사필름에선 로맨틱 멜로와 비보이 영화,MBC와 공동으로 HD 영화를 3편을 더 준비중이죠.
오=일단 '작업의 정석2'에 들어갈 것 같아요. 충무로 돈가뭄 때문에 제 영화가 제대로 투자를 받을지 걱정이에요. 앞서 두 편의 영화를 해봤는데 아직도 배우는 자세죠. 장르를 섭렵하는 차원에서 다음엔 에로나 액션을 찍어볼 생각이에요.
윤=이번에 '1번가의 기적'을 촬영하면서 주연배우 임창정 하지원과 '색즉시공2'를 찍기로 했어요. 올 여름 촬영에 들어갈 계획인데 그 전에 회사(윤 감독은 두사부필름을 운영하고 있다)에서 한 두 작품을 더 들어갈 예정이에요.
#30편 미개봉작은 이월?
곽=작년에 120편 가량이 개봉됐죠. 이 바람에 영화의 성공확률이 낮아졌어요. 또 만료된 영화펀드가 재결정되지 않고 일본에서 한국영화의 고가매입도 적어졌지요. 어쩌면 올해 추운 한해가 될 지도 몰라요.
윤=작년에 개봉을 못하고 이월된 작품이 30여편 된다고 해요. 이를 포함하면 올해 70~80편이 개봉되지 않을까.
오=자료를 보니까 한국영화는 한해 평균 75편이 나온다. 그런데 충무로 영화사 법인이 3천개를 넘었다고 해요. 때문에 영화사 이름 짓는 것을 두고 고민한다는 말도 나돌아요.
곽=3천개요? 충무로가 무슨 PC방도 아니고….
오=작년에 한류 스타를 기용한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소위 스타파워가 많이 사라졌어요.
#이젠 복수의 시기?
곽=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KOREA FILM 2006' 행사에 참가했어요. 제 영화 '태풍'이 개막작으로 상영됐기 때문인데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토론 때는 BBC 등 현지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여 '유럽 쪽에도 한류바람 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오=MBC 100분 토론에 출연,졸지에 김기덕 감독과 한바탕 싸움한 것으로 보도돼 곤란했어요. 일부 영화의 과점현상이 토론주제였는데 당시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유럽 출장을 떠나 같은 청어람 소속인 제가 어쩔 수 없이 출연하게 됐죠. 고생하고 있는 독립,예술영화인들에게 토론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엉뚱하게 흘렀어요. 분명하게 말하지만 '괴물'때문에 김기덕 영화가 죽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윤=전 영화가 기본적으로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여기 계신 두 감독의 작품처럼 지루하지 않은 영화가 재밌는 영화죠. 그렇다고 제가 김기덕도,박찬욱도 아니고. 그저 사람 냄새나는 따스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곽 감독을 향해) 제게도 시나리오 좀 주십시오.
오=농담이지만 전 곽 감독에게 항상 당했어요.(오 감독의 '선물' '작업의 정석'은 곽 감독의 '친구' '태풍'과 공교롭게 개봉이 겹친 것을 두고 하는 말) 이젠 복수(?)를 해야죠. '친구'처럼 대박을 하나 해야죠.
곽=오 감독의 작품은 수준이 높고 승률도 좋아요. 저야 이제 겨우 6타수 1홈런(6편을 연출했고 대박은 1편에 불과하다는 뜻)에 불과해요.
오=그 홈런이 장외홈런이잖아요.
#부산에 영화사가 몰려왔으면
곽=지난해 부산 대청동에서 문을 연 '진인사영상아카데미'가 잘되고 있어요. 올해는 연기와 함께 시나리오 작가를 중점 발굴 육성하고 싶어요. 참,영화도시 부산이 요즘엔 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요. 너무 많이 촬영하니까 신기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도와주는 성의도 많이 엷어진 듯 느껴져요.
윤=부산서 처음 느낀 점인데 촬영에 불편한 것이 전혀 없는데다 사무실 비용도 서울에 반의 반에 불과해요. 여기에 영화 관련 회사가 다 모여 빨리 부산이 한국의 할리우드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오=부산이 한국영화의 허브가 되려면 서울 강남에 몰려있는 메이저 영화사 10개만 내려오면 금방이라도 가능할 것 같아요.
김호일기자 tok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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