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색을 내세워 장예모 감독이 450억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은 대작이다. 중국 당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9월 9일 중양절을 앞두고 벌어지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세 왕자간의 피를 부르는 갈등이 주요 내용으로 자신이 황제의 계략으로 조금씩 죽어가고 있음을 알아챈 황후는 원걸 왕자와 함께 황제를 폐위시킬 반란을 계획한다.
주윤발과 공리의 넘치는 카리스마와 황금색의 각종 의상, 도구들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영화이다.
중양절 밤을 기점으로 황금색의 갑옷을 입고 목에 황금색의 국화가 수놓인 천을 감은 군사들이 황궁으로 진입하는 장면과 10만 대 10만으로 부딪히는 반란군과 진압군의 대결 장면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다.
시간적 배경이 되는 중양절부터 설명하자면, 9월 9일 중양절은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명절중의 하나이다. 중양절은 날짜가 9번째 달의, 9번째 날인, 9월 9일이기 때문에 쌍 구의 축제로도 알려져 있는데, 9는 久와 발음이 같아 장수를 의미하고, 음양론으로 볼 때 9는 원래 양수(陽數)이기 때문에 양수가 겹쳤다는 뜻으로 중양이라 하여 양이 배가 되는 날이 된다. 양은 남성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양절에는 가족들이 향연을 베풀고, 조상과 어른들을 공경하며, 악한 영혼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종종 산 꼭대기나 높은 지대에 올라가 자연을 감상한다는데, 그런 의미로 <황후花>에 등장한 장면이 황제가 황후와 세 명의 왕자들을 황실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국화정원으로 모이게 해 중양절을 기리는 부분이다. 또 중양절은 국화주와 국화떡을 만들어 먹는 등 국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중양절에 국화전을 붙여먹었다.
9월 9일 중양절과 국화, 황금색을 절묘하게 연결시키면서 가족이 화합하고 악귀를 물리치는 날 공교롭게도 황금색의 화려함 속에 가족이 분열되고 조화를 의미하는 원(圓)과 방(方)이 겹쳐 그려진 국화정원의 제일 높은 곳에서 권력이라는 이름 아래 화합이라는 의미가 무색해지는 장면 장면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들은 대부분 권력무상의 의미를 가진 것들이 많다. 이 영화 역시도 권력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그렇게 얻은 권력으로 이룬 가족 또한 권력을 위해 산산히 부서지게된다. 홀로 남아 권력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하게 한다. 권력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희생시킨 아픔를 안은 황제와 자신의 나라를 무너뜨린 남자와 사랑없는 결혼으로 맺어져 죽어가고 있는 황후, 그리고 자신의 생모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이유로 천륜을 거스른 원상왕자, 어머니를 위해 반란을 주동하는 원걸왕자, 어머니와 형의 불륜으로 상처받은 원성왕자까지 모두 나름대로의 슬프고 아픈 사연들을 가진 인물들이다. 권력은 가졌으나 결코 행복하지 않은 그런 인물들이다.
또한 황금색 갑옷의 반란군과 황실 근위대의 대전 장면은 너무나 화려한 반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하며, 반란을 일으킨 10만 대군이 몰살된 후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순식간에 시체들이 치워지고 다시 놓여지는 국화화병과 피로 얼룩진 바닥천 위에 똑같은 문양의 바닥천이 다시금 깔리는 장면은 너무나 현실 사회의 냉정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 제목 또한 멋드러지게 내용과 부합시킨 감독의 센스가 돋보인다. 이 영화 원래 제목이 <滿城盡帶黃金甲>이다. <滿城盡帶黃金甲>은 '온 성 안 모두가 황금갑옷 둘렀다'라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 황금갑옷으로 성이 둘러싸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중양절을 기려 황궁의 뜰 가득 국화가 채워져 있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제목이기도 하다. 또한 '滿城盡帶黃金甲'은 중국 당나라 말기 반역의 주인공인 '황소(黃巢)'가 쓴 시구이기도 하다. 이 '황소의 난'이 진압되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당나라는 사실상 무너지게 된다.
待到秋來九月八 가을 되어 9월 8일 기다려 왔노니 我花開後百花殺 내 꽃이 핀 뒤에 온갖 꽃은 시들리 衝天香陣透長安 하늘 찌를 한 무리 향 장안에 스며들어 滿城盡帶黃金甲 온 성 안 모두가 황금갑옷 둘렀네
이 시는 <국화(菊花)> 또는 <부제후부국(不第後賦菊)>이라는 황소의 시로, 첫 구에 나오는 '9월 8일'은 9월 9일 중양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두 번째 구절 마지막 글자 '‘殺'과 운을 맞추기 위해 '九' 대신 '八'을 썼다고 한다. 이 외에도 황소의 시로 <제국화(題菊花)>라는 시가 있는데 그는 유난히 국화를 좋아했던 것 같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영화의 황제의 모델이 된 인물이 중국 오대십국(五代十國)시대의 후당(後唐) 장종(莊宗) 이존욱(李存勖)이라는 것이다. 황후의 경우는 가공인물이나 후량 공주가 만약 있다고 한다면 그녀는 후량 태조(太祖) 주온(朱溫)(주전충(朱全忠)이라 불리기도 한다)의 딸 또는 손녀뻘이 된다고 한다.
황소가 한때 황제를 자칭했으면서도 끝내 당나라를 무너뜨리지 못하고 실패했던 것은 안팎으로 공격을 받아서였는데, 밖에서 공격한 사람이 바로 이존욱의 아버지 이극용(李克用)이었고, 안에서 공격한 사람이 원래 황소의 부하였다가 배반한 주온이었다. 황소를 죽인 이의 아들(이존욱), 딸(후량공주)들이 황소의 시구를 내걸고 주인공으로 등장한 영화가 <황후화>, 곧 <滿城盡帶黃金甲>이다. - 오마이뉴스 중 참고 -
황후花 (滿城盡帶黃金甲: Curse Of The Golden Flower, 2006)
감독 장예모
출연 주윤발, 공리, 주걸륜, 유엽, 리 만
장르 드라마, 액션
제작년도 2006
개봉일 2007.1.25
평점
황금색을 내세워 장예모 감독이 450억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은 대작이다. 중국 당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9월 9일 중양절을 앞두고 벌어지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세 왕자간의 피를 부르는 갈등이 주요 내용으로 자신이 황제의 계략으로 조금씩 죽어가고 있음을 알아챈 황후는 원걸 왕자와 함께 황제를 폐위시킬 반란을 계획한다.
주윤발과 공리의 넘치는 카리스마와 황금색의 각종 의상, 도구들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영화이다.
중양절 밤을 기점으로 황금색의 갑옷을 입고 목에 황금색의 국화가 수놓인 천을 감은 군사들이 황궁으로 진입하는 장면과 10만 대 10만으로 부딪히는 반란군과 진압군의 대결 장면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다.
시간적 배경이 되는 중양절부터 설명하자면, 9월 9일 중양절은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명절중의 하나이다. 중양절은 날짜가 9번째 달의, 9번째 날인, 9월 9일이기 때문에 쌍 구의 축제로도 알려져 있는데, 9는 久와 발음이 같아 장수를 의미하고, 음양론으로 볼 때 9는 원래 양수(陽數)이기 때문에 양수가 겹쳤다는 뜻으로 중양이라 하여 양이 배가 되는 날이 된다. 양은 남성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양절에는 가족들이 향연을 베풀고, 조상과 어른들을 공경하며, 악한 영혼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종종 산 꼭대기나 높은 지대에 올라가 자연을 감상한다는데, 그런 의미로 <황후花>에 등장한 장면이 황제가 황후와 세 명의 왕자들을 황실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국화정원으로 모이게 해 중양절을 기리는 부분이다. 또 중양절은 국화주와 국화떡을 만들어 먹는 등 국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중양절에 국화전을 붙여먹었다.
9월 9일 중양절과 국화, 황금색을 절묘하게 연결시키면서 가족이 화합하고 악귀를 물리치는 날 공교롭게도 황금색의 화려함 속에 가족이 분열되고 조화를 의미하는 원(圓)과 방(方)이 겹쳐 그려진 국화정원의 제일 높은 곳에서 권력이라는 이름 아래 화합이라는 의미가 무색해지는 장면 장면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들은 대부분 권력무상의 의미를 가진 것들이 많다. 이 영화 역시도 권력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그렇게 얻은 권력으로 이룬 가족 또한 권력을 위해 산산히 부서지게된다. 홀로 남아 권력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하게 한다. 권력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희생시킨 아픔를 안은 황제와 자신의 나라를 무너뜨린 남자와 사랑없는 결혼으로 맺어져 죽어가고 있는 황후, 그리고 자신의 생모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이유로 천륜을 거스른 원상왕자, 어머니를 위해 반란을 주동하는 원걸왕자, 어머니와 형의 불륜으로 상처받은 원성왕자까지 모두 나름대로의 슬프고 아픈 사연들을 가진 인물들이다. 권력은 가졌으나 결코 행복하지 않은 그런 인물들이다.
또한 황금색 갑옷의 반란군과 황실 근위대의 대전 장면은 너무나 화려한 반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하며, 반란을 일으킨 10만 대군이 몰살된 후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순식간에 시체들이 치워지고 다시 놓여지는 국화화병과 피로 얼룩진 바닥천 위에 똑같은 문양의 바닥천이 다시금 깔리는 장면은 너무나 현실 사회의 냉정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 제목 또한 멋드러지게 내용과 부합시킨 감독의 센스가 돋보인다. 이 영화 원래 제목이 <滿城盡帶黃金甲>이다. <滿城盡帶黃金甲>은 '온 성 안 모두가 황금갑옷 둘렀다'라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 황금갑옷으로 성이 둘러싸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중양절을 기려 황궁의 뜰 가득 국화가 채워져 있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제목이기도 하다. 또한 '滿城盡帶黃金甲'은 중국 당나라 말기 반역의 주인공인 '황소(黃巢)'가 쓴 시구이기도 하다. 이 '황소의 난'이 진압되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당나라는 사실상 무너지게 된다.
待到秋來九月八 가을 되어 9월 8일 기다려 왔노니
我花開後百花殺 내 꽃이 핀 뒤에 온갖 꽃은 시들리
衝天香陣透長安 하늘 찌를 한 무리 향 장안에 스며들어
滿城盡帶黃金甲 온 성 안 모두가 황금갑옷 둘렀네
이 시는 <국화(菊花)> 또는 <부제후부국(不第後賦菊)>이라는 황소의 시로, 첫 구에 나오는 '9월 8일'은 9월 9일 중양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두 번째 구절 마지막 글자 '‘殺'과 운을 맞추기 위해 '九' 대신 '八'을 썼다고 한다. 이 외에도 황소의 시로 <제국화(題菊花)>라는 시가 있는데 그는 유난히 국화를 좋아했던 것 같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영화의 황제의 모델이 된 인물이 중국 오대십국(五代十國)시대의 후당(後唐) 장종(莊宗) 이존욱(李存勖)이라는 것이다. 황후의 경우는 가공인물이나 후량 공주가 만약 있다고 한다면 그녀는 후량 태조(太祖) 주온(朱溫)(주전충(朱全忠)이라 불리기도 한다)의 딸 또는 손녀뻘이 된다고 한다.
황소가 한때 황제를 자칭했으면서도 끝내 당나라를 무너뜨리지 못하고 실패했던 것은 안팎으로 공격을 받아서였는데, 밖에서 공격한 사람이 바로 이존욱의 아버지 이극용(李克用)이었고, 안에서 공격한 사람이 원래 황소의 부하였다가 배반한 주온이었다. 황소를 죽인 이의 아들(이존욱), 딸(후량공주)들이 황소의 시구를 내걸고 주인공으로 등장한 영화가 <황후화>, 곧 <滿城盡帶黃金甲>이다. - 오마이뉴스 중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