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

이현성2007.02.14
조회22



그놈 목소리 (2007)

감 독 : 박진표

출 연 : 설경구, 김남주, 김영철, 강동원, 고수희

★★★

 

울산갔을때 이미 관람한 영화지만

뭐랄까, 좀 더 이것저것 잡아내고픈 그런 개인적 욕심때문에

어쩌다보니 한번 더 보게 된 영화.

(봤던 영화 또 보고 할만큼 시간많지 않다는거 알면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ㅇ _ㅇ;;)

그런 욕심으로 보러가게 됬지만 생각보다

뭐 딱히 두번째라서 달라보였다던가 하는점은 없었다.

되려 처음볼때보다 더 멍하게 앉아있다가 온 것 같다.

영화는 우리나라의 삼대 미제사건이라는

86년 화성 연쇄살인사건과(<살인의 추억>에서의 그 사건)

91년 개구리소년실종사건, 91년 이형호 어린이 유괴사건 중

91년 이형호 어린이 유괴사건을 다루고 있다.

87건의 협박전화와 40여일간의 괴롭힘 끝에

범인은 잡히지 않고, 44일만에 아이만 죽은 체 발견되고

06년 1월 만료되어버린 그 사건.

영화 잡지들을 읽어보면서 참 맘에 드는 문구가 하나 있었는데,

'어떻게 부모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나라가 용서하냐'

라는 것 이었다. 맞는 말이다.

바로 그런 정신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영화는 영화적인 재미를 상당히 포기하는 만큼

굉장히 르포적인 성격을 띈다.

범인과 경찰, 그리고 부모간의 숨막히는 긴장감과

서로간의 머리싸움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십중팔구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루하다는 평도 많다.)

이 영화는 그런 숨막히는 스릴러적 긴장감 대신

부모의 애타는 마음이랄까 그런것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

그렇게 부모의 타는속을 느끼게하여 분노를 자아내서

그놈을 잡자는게 이 영화의 취지일수도 있다.

설경구는 '범인이 잡혀야 영화가 완성된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박진표감독의 가장 큰 목표도 '범인을 잡는것' 이라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조연출 시절에 이 사건을 맡으면서

끓어 오르는 분노를 느꼈고 다음에 영화감독이 되면

꼭 이사건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라고 다짐했단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적인 재미는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 엔딩만은 무모한 혹은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엔딩에서의 "끝까지 가보자. 내가 책임질께" 라는 목소리는

박진표 감독의 목소리이며 '그동안은 우리 몇몇만 알았지만

이젠 우리모두가 네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으니 어디한번

끝까지 가보자' 라는 자기 일성이었단다.)

영화를 볼때 괜히 궁금했던것이 이 영화의 그놈은

<복수는 나의것>에서의 '류'같은 녀석일까... 아니면

<친절한 금자씨>에서의 '백선생'같은 녀석일까...

하는 그런 궁금증이 들었었다.

'류'같은 케이스 처럼 좋은유괴를 해서 돈만받고

정말 애는 돌려보내려 했는데 본의아니게 애가 죽어버린

혹은 '백선생'처럼 딱히 쓸일없이 돈이 필요해서

애를 유괴하고 목소리를 녹음한후 죽여버리는 케이스.

뭐 영화에서는 백선생에 가깝게 그려졌지만...

아무리 살기 힘든 세상이고 차가운 세상이라지만

저런 사건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한다.

어이없는 말이지만 하게되더라도 좋은유괴 였으면 좋겠다.

 

참 무기력하고 무능력하고 무관심이 느껴졌던 영화였다.

무기력한 부모, 무능력한 경찰, 무관심한 사람들.

극중 한경배도 말하지 않았던가

"정말이지 이런일 남들한테나 일어나는 일인줄만 알았습니다."

그런 무관심 아닌 무관심이 이런 사건을 낳은 것 같다.

편안히 앉아서 볼 수 없는, 보고나면 착찹해지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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